“입장료 무료인데 이렇게 좋다니”… 2.5km 호수 둘레길·전망대 품은 산책 명소

안성 금광호수, 박두진 문학길의 사계

금광호수 원경
금광호수 원경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늦봄 오후, 수면 위로 내려앉은 햇살이 잔물결에 부서진다. 도심의 소음이 산등성이 너머로 사라지고, 숲 안쪽에서 물소리만 고요하게 흘러온다. 경기도 안성 자락에 이런 풍경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가 많지 않다.

V자 계곡이 빚어낸 이 호수는 1960년대 농업용 저수지로 조성됐다. 시간이 흐르면서 호숫가에는 안성 출신 청록파 시인 박두진을 기리는 문학길이 만들어졌고, 길 곳곳에 그의 시 구절이 설치되어 걷는 발걸음마다 문학의 향기가 배어들도록 설계됐다.

봄빛이 수면에 가득 고이는 지금, 이 길은 한 해 중 가장 아름다운 계절을 맞이하고 있다.

금광호수의 입지와 문학길의 탄생

전망대에서 본 풍경
전망대에서 본 풍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금광호수(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오흥리·금광리)는 V자 계곡 지형이 그대로 살아 있는 저수지로, 1961년 또는 1965년 준공된 농업용 시설이다.

산자락이 호수를 양쪽에서 감싸 안은 형태 덕분에 내부에서 외부 소음이 차단되며, 수면 반사광과 숲 그늘이 어우러진 독특한 경관을 형성한다.

금광교 인근 근린공원을 중심으로 산책 동선이 이어지며, 호수 서편에서 둘레길 진입이 가능하다. 이 일대는 경기 둘레길 41코스, 안성맞춤1길과도 연계되어 광역 트레킹 네트워크에 편입돼 있다.

박두진 문학길 2.5km, 수변데크와 숲길의 조화

수변데크
수변데크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둘레길의 공식 명칭은 ‘박두진 문학길’이다. 총 길이 2.5km 구간이 청록뜰과 수석정을 양 끝 거점으로 연결하며, 수변데크 구간과 숲길이 번갈아 나타난다.

숲길 일부는 맨발 걷기가 가능한 흙길로 조성되어 발바닥으로 땅의 감촉을 느끼며 걸을 수 있다. 길 곳곳에 박두진 시인의 시 구절이 새겨진 안내물이 설치되어 있으며, 수변무대와 세족장도 마련되어 있어 나들이 마무리까지 편리하다.

게다가 금북정맥 탐방안내소가 인접해 있어 더 긴 산행으로 이어 가려는 방문객에게도 기점 역할을 한다.

하늘전망대와 수석정수변화원의 새로운 볼거리

하늘전망대
하늘전망대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2024년 9월 개방된 하늘전망대는 높이 25m, 나선형 구조로 설계된 조형물이다. 전망대 정상에 오르면 금북정맥 탐방로 방향의 산줄기와 호수 전경이 한눈에 펼쳐지며, 운영 시간은 09:30~17:30이고 기상 상황에 따라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

2025년 5월 17일에는 수석정 일대에 수석정수변화원이 새롭게 준공됐다. 피크닉광장, 잔디마당, 전망쉼터로 구성된 이 공간은 기존 둘레길 동선에 자연스럽게 편입되어 방문 목적을 한층 다양하게 만든다.

겨울에는 빙어낚시 명소로도 이름이 높아 계절마다 다른 표정을 보여 주는 편이다.

무료 입장과 주차, 접근 방법 안내

금광호수 데크길
금광호수 데크길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입장료와 주차 요금 모두 무료이며 연중무휴로 상시 개방돼 있다. 청록뜰 주차장(안성시 금광면 오흥리 824-3)은 대형버스 6면을 포함한 규모를 갖추고 있으며, 수석정 주차장(금광면 현곡리 683-6)은 반대편 진입 거점으로 활용된다.

두 주차장 모두 화장실이 설치돼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인삼농협 앞 정류장에서 2번, 2-1번, 2-5번, 2-6번, 2-8번(주말) 버스를 이용하면 되며, 버스 노선은 변경될 수 있어 방문 전 최신 정보를 확인하는 편이 좋다.

금광호수는 문학과 자연이 한 공간에서 겹쳐지는 곳이다. 시인의 언어가 새겨진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계절의 감각이 더 선명하게 살아나며, 호수는 그 모든 것을 조용히 담아낸다. 일상의 속도를 잠시 내려놓고 싶은 날, 수면 위로 햇살이 번지는 이 둘레길을 천천히 걸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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