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곳이 아직도 무료라고요?”… 30만 명이 반한 호수 힐링 트레킹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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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광호수 박두진 문학길
완벽한 가을 정취 담은 안성 대표 산책길

안성 금광호수 박두진 문학길 가을 풍경
안성 금광호수 박두진 문학길 가을 풍경 / 사진=안성시 공식 블로그 임동환

연간 3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경기도 안성의 금광호수가 조용한 수변 산책로를 넘어, 최근 1년간의 대대적인 변신을 통해 온 가족을 위한 복합 문화 힐링 공간으로 완벽하게 거듭났다.

핵심은 안성 출신의 청록파 시인 박두진의 이름을 딴 박두진 문학길의 업그레이드다.

2024년 9월 하늘전망대 개장을 시작으로, 2025년 5월 수변화원, 그리고 2025년 8월 순환형 데크길까지 핵심 인프라가 모두 완비되면서 방문객 경험이 극적으로 향상됐다. 입장료와 주차비는 여전히 무료다.

금광호수 박두진 문학길

금광호수
금광호수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박두진 문학길의 공식 주소는 경기 안성시 금광면 오흥리 824-3(하늘전망대 인근)이다. 이곳은 최근 방문객들 사이에서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하늘전망대’와 ‘하늘탐방로’의 기점이기도 하다.

2024년 9월, 금북정맥탐방로와 연계해 문을 연 이 전망대는 이름 그대로 호수를 하늘에서 조망하는 듯한 아찔한 경험을 선사한다. 발아래로 펼쳐지는 금광호수의 물결과 주변 산세가 어우러진 파노라마 풍경은 이곳을 대표하는 포토존으로 자리 잡았다.

다만, 방문객의 안전을 위해 하늘전망대와 하늘탐방로는 별도의 야간 조명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오후 5시 이전에 방문하는 것이 권장된다.

드디어 완성된 순환형 코스

박두진문학길 청록뜰
박두진문학길 청록뜰 / 사진=안성시 공식 블로그 김지애

기존 박두진 문학길은 청록뜰과 수석정 두 출입로를 잇는 편도 코스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2025년 8월, 청록뜰 방면의 데크길이 확장되면서 마침내 수석정과 수변화원까지 한 바퀴를 온전히 돌 수 있는 순환형 코스가 완성되었다.

이는 방문객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변화다. 왔던 길을 되돌아가야 하는 불편함이 사라지고, 도로변 주차장에서 수변 데크로 바로 진입하는 동선까지 확보되어 접근성도 크게 좋아졌다.

코스는 지루할 틈이 없다. 호수 바로 위를 걷는 수변데크길과 흙의 감촉을 느낄 수 있는 숲길이 조화롭게 이어진다. 특히 숲길 일부 구간은 맨발로 자연을 느끼며 걸을 수 있도록 정비되어 있어 색다른 힐링을 선사한다.

문학과 휴식이 공존하는 수석정수변화원

박두진문학길 하늘전망대
박두진문학길 하늘전망대 / 사진=안성시

단순히 걷는 즐거움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25년 5월 수석정 인근에 준공된 ‘수석정수변화원’은 박두진 문학길의 새로운 쉼표가 되고 있다.

이곳에는 방문객을 위한 휴게시설은 물론, 호수를 바라보며 쉴 수 있는 전망데크와 피크닉장, 느티나무언덕이 조성되어 있다.

화원에는 계절마다 다채로운 꽃이 피어나 산책길에 향기를 더한다. 걷다가 지치면 언제든 이곳에 들러 준비해온 간식을 먹거나, 그저 물멍을 즐기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시인을 기리며 걷는 사색의 길

박두진문학길 풍경
박두진문학길 풍경 / 사진=안성시 공식 블로그 임동환

이 모든 시설의 중심에는 박두진 문학길이 있다. 본래 농업용수를 공급하던 ‘금광저수지’였던 금광호수는, 안성이 낳은 대한민국 대표 시인 박두진(1916~1998)을 기리며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그는 조지훈, 박목월과 함께 ‘청록파’ 3인 시인으로 불리며 한국 현대시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라는 그의 대표작 <해>의 구절처럼, 문학길 곳곳에는 자연과 생명을 노래한 그의 시비가 설치되어 있다.

잔잔한 호수와 숲길을 따라 거닐며 만나는 시 구절들은 걷는 이에게 깊은 문학적 사유와 위로를 건넨다.

방문 전 확인사항, 주차 및 교통 팁

박두진문학길 조형물
박두진문학길 조형물 / 사진=안성시

금광호수 박두진 문학길은 연중무휴 24시간 개방되지만, 앞서 언급했듯 야간 조명이 거의 없어 안전을 위해 일몰 전 방문이 필수적이다. 입장료주차비모두 무료이며, 하늘전망대 입구나 수석정 인근에 마련된 공영 주차 공간을 이용하면 된다.

대중교통 접근성도 훌륭하다. 2-8번 시내버스를 이용해 ‘하늘전망대’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도보 1분 만에 문학길 입구에 닿을 수 있다.

고요한 호수 산책을 원했던 이들에게 금광호수는 이제 그 이상을 선물한다. 문학적 사색, 탁 트인 전망대, 쾌적한 휴식 공간까지.

최근 1년간의 놀라운 진화를 마친 이곳은 왜 연 30만 명이 안성을 대표하는 명소로 이곳을 선택했는지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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