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km 길 따라 억새와 단풍이 물들었어요”… 100년 된 호수 품은 가을숲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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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신정호
100년 호수 위에 펼쳐진 가을 힐링 여행

아산 신정호호수공원 전경
아산 신정호수공원 전경 / 사진=아산 문화관광

완벽한 가을 나들이에는 몇 가지 조건이 있다. 눈이 즐거운 자연 풍경, 마음을 채우는 문화적 경험, 그리고 여운을 남기는 맛있는 커피 한 잔. 이 모든 것을 한 장소에서 해결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심지어 그곳이 국가로부터 충남 최고의 숲으로 공인받고, 100년의 역사를 품고 있다면 말이다. 아산 신정호는 바로 그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는 가장 완벽한 가을의 목적지다.

“산림청이 인정한 충남 유일의 힐링 공간”

아산 신정호호수공원 항공
아산 신정호수공원 항공 / 사진=아산 문화관광

충청남도 아산시 신정로 616에 자리한 신정호 관광지는 최근 아주 특별한 타이틀을 얻었다. 2024년 산림청이 주관한 ‘아름다운 도시숲 50선’에 충청남도에서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는 국가가 직접 이곳의 생태적, 경관적 가치를 최고 수준으로 인정한 셈이다.

하지만 이 영예로운 현재는 무려 100년에 가까운 과거로부터 시작된다. 신정호는 1926년, 인근 농경지에 물을 대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인공호수다.

아산 신정호호수공원 산책길
아산 신정호수공원 산책길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영호

한 세기 동안 묵묵히 지역을 지켜온 저수지는 이제 야외음악당, 생태수상공원, 조각공원 등을 품은 거대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진화했다. 농업용수라는 실용적 목적으로 태어난 공간이 시민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힐링의 공간으로 거듭난 것이다.

“4.8km의 사색, 그리고 10만 개의 감성”

아산 신정호호수공원 데크길
아산 신정호수공원 데크길 / 사진=아산 문화관광

신정호의 가을을 온전히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호수를 둘러싼 4.8km의 산책로를 걷는 것이다. 성인 걸음으로 약 1시간 30분이 소요되는 이 길은 지루할 틈이 없다.

길 한쪽으로는 울긋불긋한 단풍과 은빛 억새가 가을의 정취를 물씬 풍기고, 다른 한쪽으로는 잔잔한 호수가 마음을 평온하게 한다. 산책로 곳곳에 설치된 예술 조각 작품들을 감상하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다.

아산 신정호호수공원
아산 신정호수공원 / 사진=아산 문화관광

그렇게 자연 속에서 사색의 시간을 보낸 후 산책로의 끝에 다다르면,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SNS에서 ‘#신정호카페’ 태그로 10만 개가 넘는 게시물을 양산한 트렌디한 카페와 맛집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방금 전까지 고즈넉한 자연을 걷던 사람들은 저마다의 취향에 맞는 공간에서 통유리창 너머로 호수를 바라보며 여유를 즐긴다. 100년 된 호수의 관록과 현대적인 감성이 이토록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곳은 전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신정호수공원24시간 개방되며, 입장료와 주차료는 모두 무료다. 잘 닦인 산책로에서 가을의 절정을 느끼고, 국가가 인정한 아름다운 숲을 배경으로 인생 사진을 남긴 뒤, 세련된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으로 마무리하는 완벽한 하루. 이번 주말,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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