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756m 절벽 위에 다리라니”… 11경 중 손꼽히는 설경 하늘다리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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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아산 하늘다리
겨울 설경과 함께하는 명품 조망

백아산 하늘다리 설경
백아산 하늘다리 설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최정삼

전남 화순의 내륙 깊숙한 곳에 자리한 한 산이 겨울이 되면 조용히 존재감을 드러낸다.

멀리서 바라보면 하얀 바위가 모여 있는 듯한 독특한 능선이 시선을 붙잡고, 그 사이를 잇는 길고 가느다란 다리 하나가 공중에 걸린 듯 떠 있다. 이곳이 바로 해발 810m, 석회암 능선으로 유명한 백아산의 하늘다리다.

화순 11경 중 3경으로 손꼽히는 이곳은 특히 겨울에 매력이 깊어진다. 눈이 소복하게 내려앉은 숲 사이로 밝은 바위빛이 한층 선명해지고, 바위 능선을 잇는 길을 걸어 올라가면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아찔한 감각이 스며든다. 그래서인지 이 특별한 풍경을 경험하려는 발걸음은 추운 계절에도 늘 이어진다.

백아산 하늘다리

백아산 하늘다리 가을
백아산 하늘다리 가을 / 사진=전라남도 공식 블로그 배은희

전라남도 화순군 백아면 용촌길에 위치한 백아산은 오랜 세월 풍화된 석회암층이 드러나 있어 멀리서 보면 거위 떼가 모여 있는 모습처럼 보인다. 바로 이 독특한 지형 때문에 ‘하얀 거위산’이라는 의미의 이름을 가지게 되었고, 겨울철에는 바위의 밝은 색감과 설경이 조화를 이루며 더욱 강렬한 대비를 만들어낸다.

정상부로 향할수록 바위 구간이 늘어나 시야가 트이기 시작하는데, 이 지점에서 백아산 하늘다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마당바위와 절터바위를 잇는 하늘다리는 해발 756m에 자리해 있다. 길이 66m, 폭 1.2m의 산악 현수교 구조로 2013년 완공 이후 꾸준히 사랑받아 왔다.

겨울이 찾아오면 주변의 능선이 한층 선명해지고, 눈이 얹힌 바위들이 햇빛을 받아 은빛을 띠기 시작한다. 이때 하늘다리에서 보게 되는 풍경은 눈부실 만큼 맑다. 멀리 무등산과 만연산 능선까지 한 번에 이어지며, 높은 산이 아닌데도 탁 트인 개방감을 느끼기 좋다.

두 갈래 산행길

백아산 하늘다리 겨울
백아산 하늘다리 겨울 / 사진=화순군 문화관광

백아산을 향하는 길은 크게 두 곳에서 시작된다. 가장 많은 이들이 선택하는 코스는 백아산자연휴양림에서 출발하는 길이다. 이곳은 해발이 비교적 낮은 지점에서 완만하게 오르기 때문에 계절에 상관없이 접근성이 좋다. 특히 겨울에도 눈이 크게 쌓이지 않아 안전하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휴양림 주차장에서 매봉까지는 약 두 시간이 걸리고, 이후 마당바위까지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어 중간 난도의 산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알맞다. 반면 조금 더 짧고 빠르게 하늘다리까지 가고 싶다면 백아산관광목장 코스를 선택하는 편이 좋다.

매봉을 경유하지 않고 바로 마당바위로 향하는 길이기 때문에 1시간 30분 정도면 하늘다리를 만날 수 있다. 이곳은 주차장에서의 이동 거리가 짧고 접근 도로도 단순해 초보자도 찾기 쉽다. 게다가 시작 지점에 관광목장과 눈썰매장이 있어 가족 단위 여행에도 잘 어울린다.

백아산의 생생한 풍경

백아산 하늘다리
백아산 하늘다리 / 사진=전라남도 공식 블로그

백아산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하늘다리 때문만이 아니다. 산 전체가 석회암 지형으로 이루어져 있어 사계절 내내 독특한 색감을 보여준다. 특히 겨울에는 흰빛을 띠는 암릉이 더욱 두드러져 능선 전체가 밝게 빛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러한 지질은 약 2억 년 전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산 내부에는 전라남도 기념물로 지정된 석회동굴도 자리하고 있다. 현재는 보호를 위해 내부 공개가 제한되어 있지만, 이 지형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오랜 시간과 자연의 힘을 떠올리기만 해도 산의 스케일을 체감할 수 있다.

하늘다리 아래쪽으로는 바위 지대가 길게 늘어서 있어 능선을 따라 걷는 동안 시야가 자주 트인다. 겨울철에는 나뭇잎이 대부분 떨어져 주변 산세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고, 맑은 날에는 멀리 무등산 능선까지 이어지는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백아산 하늘다리
백아산 하늘다리 / 사진=전라남도 공식 블로그

백아산을 찾을 계획이라면 몇 가지 정보를 미리 알고 가면 더욱 편안한 여행이 된다. 먼저 출발 지점인 자연휴양림은 개인 기준 입장료가 성인 1,000원, 청소년 600원, 어린이 400원이며 단체는 조금 더 저렴하다. 이용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백아산관광목장 등산 시 입장료는 무료이다.

백아산관광목장 코스에서 등산 시 주차는 무료이며, 백아산자연휴양림에서 등산 시 경형: 1,500원 / 중소형: 3,000원 / 대형: 4,000원이다. 겨울철 산행이라면 아이젠과 방풍 장비를 준비하는 것이 좋으며 하늘다리 구간은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이 많아 체감 온도가 낮으니 주의해야 한다.

산행을 마친 뒤에는 화순 지역의 온천을 들러 몸을 녹이며 여행을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다. 헬멧클라임이나 암릉 구간이 있는 산은 아니지만, 하루를 꽉 채우는 산행과 여유로운 휴식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백아산의 또 다른 매력이다.

백아산 하늘다리 겨울 풍경
백아산 하늘다리 겨울 풍경 / 사진=전라남도 공식 블로그

백아산 하늘다리는 단순히 산 중턱에 놓인 출렁다리가 아니다. 석회암 능선이 만든 독특한 풍경, 사계절마다 달라지는 산세, 그리고 바위 사이로 걸린 스릴 넘치는 공중길이 어우러져 하나의 완성된 여행 경험을 만든다.

특히 겨울의 백아산은 바람이 투명하게 느껴질 만큼 맑고 고요해 눈 덮인 산길을 걷는 기쁨을 선물한다. 길게 이어진 다리 위에서 광활한 화순 풍경이 발아래 펼쳐지는 순간, 이곳을 찾은 이유가 단숨에 설명된다.

자연이 만든 하얀 능선과 사람이 만든 한 줄기의 길이 만나는 곳, 그 특별한 순간을 느끼고 싶다면 지금이 가장 좋은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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