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장인데 18분 만에 정상까지?”… 해발 1,458m에서 설경 보는 7.4km 케이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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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왕산 관광케이블카
국내 최장 케이블카에서 보는 설경

발왕산 관광케이블카
발왕산 관광케이블카 / 사진=발왕산 관광케이블카

겨울의 강원 산지는 기온이 떨어질수록 더욱 신비로운 얼굴을 드러낸다. 어느 순간 능선 위로 눈꽃이 피어오르고, 바람 한 줄기에 상고대가 반짝이며 계절의 절정을 알린다. 이런 극적인 풍경을 가장 손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평창 대관령면에 자리한 발왕산이다.

국내에서 12번째로 높은 산이지만 등산 없이 정상까지 오를 수 있는 관광케이블카가 설치되어 있어 해발 1,458m 고지의 겨울을 누구나 경험할 수 있다.

왕복 7.4km의 긴 여정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차가운 공기 사이로 펼쳐지는 설경을 가장 가까이에서 마주하는 시간으로 변한다. 이곳에서는 상고대가 피어나는 아침, 햇빛이 유리에 반사되는 스카이워크의 조망, 그리고 천년주목숲길의 고요함까지 하나의 여행 안에 모두 담긴다.

발왕산 관광케이블카

발왕산 관광케이블카 설경
발왕산 관광케이블카 설경 / 사진=발왕산 관광케이블카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용산리 130에 위치한 발왕산 관광케이블카는 용평리조트 드래곤프라자 2층에서 출발한다. 탑승을 마치고 문이 닫히는 순간부터 약 18분 동안 곤돌라는 해발고도로 꾸준히 상승한다.

8인승 캐빈 100대가 5m/s 속도로 움직이며 시간당 최대 1,800명을 수용할 수 있어 겨울철 많은 방문객이 모이는 평창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된다. 국내 최장 거리인 7.4km 왕복 노선이라는 점은 이동 자체가 하나의 볼거리임을 의미한다.

특히 12월부터 1월 사이에는 능선 곳곳에서 눈꽃이 피어오르며 이른 아침 탑승객에게 특별한 장면을 선물한다. 상고대는 햇볕이 들기 전 잠깐 동안만 유지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픈 시간대에 맞춰 이동하면 더욱 높은 확률로 만날 수 있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기온은 급격히 낮아지고 강풍이 불어오는 경우도 흔하다. 이용객 후기에서도 “체감온도 -20도 이하”라는 표현이 등장할 만큼 겨울의 발왕산은 자연 그대로의 거칠음을 드러낸다. 그러나 이러한 조건 속에서만 볼 수 있는 절경이 존재하기 때문에 겨울철에는 날씨 변화를 확인하며 방문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드래곤캐슬에서 만나는 스카이워크

드래곤캐슬
드래곤캐슬 / 사진=발왕산 관광케이블카

케이블카가 도착하는 곳은 ‘드래곤캐슬’이다. 이곳에서 조금만 걸으면 발왕산 기 스카이워크가 모습을 드러낸다. 해발 1,458m 정상부에 자리한 높이 24m의 전망시설은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설치된 스카이워크로 알려져 있다. 원형 구조의 360도 전망대는 백두대간으로 이어지는 장대한 산맥을 한눈에 담아낸다.

맑은 날에는 강릉 경포대와 동해의 수평선, 대관령 풍력단지까지 시야가 트일 정도로 조망이 넓다. 발아래에는 투명한 유리 바닥이 놓여 있어 아래로 흐르는 협곡의 깊은 그림자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 많은 방문객이 “구름 위를 걷는 경험”이라고 표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스카이워크는 케이블카 운영 시작 약 1시간 후부터 입장이 가능하다. 바람이 강한 날이나 눈, 비가 내리는 경우에는 안전을 위해 문을 닫기도 하므로 정상에 도착했다면 먼저 개방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하이힐이나 스키 부츠, 보드 장비 등은 안전상의 이유로 입장이 제한되기 때문에 신발 선택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겨울철에는 날씨 변화가 특히 심해 이곳의 풍경이 순식간에 달라지기도 한다. 햇빛이 유리 바닥에 반사되는 오전 시간대는 시야가 가장 선명하게 열리는 편이며, 일출과 일몰을 모두 한 지점에서 볼 수 있다는 점도 발왕산 전망대만의 특별한 매력이다.

정상에서 만나는 또 다른 깊이

발왕산 기 스카이워크
발왕산 기 스카이워크 / 사진=발왕산 관광케이블카

스카이워크에서 조금만 내려오면 전혀 다른 분위기의 숲이 펼쳐진다. 발왕산 정상 부근에 형성된 천년주목숲길은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된 구역으로, 최고 수령 1,800년에 이르는 주목들이 줄지어 서 있다.

무장애 데크길로 조성되어 있어 유모차와 휠체어도 이용할 수 있는 점은 이 숲길이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다.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길에서는 겨울 특유의 고요함과 함께 설경이 만들어내는 자연의 결을 세밀하게 느낄 수 있다.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발왕수’가 등장한다. 이는 여러 겹의 퇴적암 사이로 스며든 눈이 시간이 흐르며 자연적으로 여과된 천연 암반수로, 하루 약 410톤이 자연 분출될 만큼 수량이 풍부하다.

고지대에서 솟아나는 물임에도 맛이 깔끔해 방문객들에게 인상 깊은 체험이 된다. 이러한 자연수는 발왕산의 기후와 지형이 오랜 세월 빚어낸 결과로, 정상부를 둘러보는 과정에서 만나는 자연의 또 다른 선물이다.

운영 정보와 겨울 여행 팁

발왕산 상고대
발왕산 상고대 / 사진=발왕산 관광케이블카

발왕산 관광케이블카는 계절과 요일에 따라 운영 시간이 조금씩 달라진다. 기본적으로 09:00부터 17:00까지 운영하며, 하행은 18:00까지 이용할 수 있다.

평일에는 10:00~18:00, 주말과 공휴일에는 09:00~18:00 또는 19:00까지 연장되는 경우도 있다. 다만 매주 월요일은 정기 휴장일로 분류되지만 12월부터 겨울 성수기에는 별도 휴장 없이 운영되기도 한다. 강풍이나 폭설 등 기상 상황에 따라 임시 휴장이 있을 수 있어 방문 당일에는 반드시 운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요금은 대인 기준 왕복 25,000원, 편도 21,000원이며 소인은 왕복 21,000원, 편도 17,000원이다. 네이버 예약 또는 여행 플랫폼을 통해 약 20% 내외의 할인을 받을 수 있어 사전 예약이 유리하다. 드래곤프라자 인근에는 무료 주차장이 여럿 마련되어 있어 차량 이동도 편리하다.

상고대와 눈꽃을 기대한다면 아침 일찍 방문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해가 떠오르며 온도가 미묘하게 오르면 설화가 빠르게 녹기 때문에 오픈 직후 1~2시간이 가장 아름답다.

발왕산 관광케이블카 겨울 풍경
발왕산 관광케이블카 겨울 풍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발왕산 관광케이블카에서 시작되는 겨울 여행은 단순히 정상에 오르는 경험이 아니라, 해발 1,458m의 자연이 보여주는 시간의 층위를 직접 마주하는 과정이다.

케이블카 창밖으로 펼쳐지는 능선의 변화, 스카이워크에서 내려다보는 협곡의 깊이, 천년주목숲길의 고요함, 그리고 발왕수가 전하는 청량함까지 모두 겨울의 발왕산을 이루는 장면들이다

등산이 어렵더라도 누구나 쉽게 정상에 오를 수 있어 가족과 연인, 친구는 물론 유모차와 휠체어 이용객에게도 열려 있는 산이라는 점은 이곳의 가치에 더욱 깊이를 더한다.

추운 날씨와 변화무쌍한 기상은 방문객에게 준비를 요구하지만, 그만큼 보답도 확실한 곳이다. 계절의 가장 극적인 순간을 마주하고 싶다면 발왕산에서의 겨울 여정은 분명 잊지 못할 풍경을 남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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