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청라 은행마을
입장료·주차비 전부 무료

가을의 끝자락, 황금빛 융단을 깔아 놓은 듯한 풍경을 마주하고 싶다면 충남 보령으로 향해야 할 이유가 분명해졌다. 국내 최대 규모의 은행나무 군락지 중 하나로 꼽히는 ‘청라 은행마을’이 1년 중 가장 화려한 모습으로 물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주말까지 1년 단 한 번의 공식 축제가 진행되고 있어, 막바지 가을 정취를 즐기려는 방문객들에게는 마지막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이곳은 단순한 풍경 명소를 넘어, 500년의 세월을 간직한 문화재와 영화 속 한 장면을 동시에 품고 있다.
보령 청라 은행마을

보령 청라 은행마을은 충청남도 보령시 청라면 오서산길 150-65 일원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서는 지난 11월 1일부터 오는 11월 8일 토요일까지 8일간 ‘제11회 청라 은행마을 축제’가 한창이다. 이 축제는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4년 연속 ‘농어촌축제’로 선정될 만큼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축제 기간 방문객들은 ‘은행나무 숲속 음악회’ 같은 문화 공연은 물론, 은행잎 공예, 은행잎 압화 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은행을 활용한 먹거리 장터가 열려 갓 볶은 은행과 은행 막걸리, 은행빵 등을 맛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마을 전체가 상시 개방되어 있고 입장료는 무료다. 축제 기간에는 방문객 편의를 위해 임시 주차장이 운영되며, 주차 요금 역시 별도로 부과되지 않아 부담 없이 방문하기 좋다.
500년 수령의 수은행나무

청라 은행마을이 다른 은행나무 명소와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은 마을 안에 자리한 신경섭 가옥에 있다. 이 고택은 조선 후기 양반 가옥의 형태를 잘 보존하고 있는 중요한 문화재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이 고택 마당에 버티고 선 약 500년 수령의 거대한 ‘수(雄)은행나무’다. 마을을 뒤덮은 약 3,000여 그루의 은행나무 대부분이 열매를 맺는 ‘암나무’인 것과 달리, 이 고택의 나무는 열매를 맺지 않는 ‘수나무’다.
이 때문에 청라 은행마을은 가을철 고약한 은행 냄새 없이 쾌적하게 황금빛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국내 몇 안 되는 명소로 꼽힌다.
오랜 세월 마을을 지켜온 이 수은행나무와 고풍스러운 고택이 어우러진 풍경은 그 자체로 압도적인 가을의 정취를 선사한다. 방문객들은 문화재의 고즈넉함과 수백 년 된 거목의 장엄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황룡 전설과 2km의 황금 터널

오서산 자락에 위치한 이 마을에는 재미있는 황룡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 먼 옛날, 마을 뒷산 못에 살던 누런 구렁이가 천년의 기도로 마침내 황룡이 되어 승천했는데, 이때 물고 있던 여의주를 까마귀들이 노란 은행으로 착각해 마을로 물어 나르면서 은행나무 군락이 생겨났다는 이야기다.
전설처럼 마을에는 약 2km에 달하는 길을 따라 수천 그루의 은행나무가 도열해 황금빛 터널을 이룬다.
이 풍경 덕분에 청라 은행마을은 한국관광공사 ’10월 가볼 만한 곳’에 선정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류승룡, 염정아 주연의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의 공식 포스터 배경이 되면서 더욱 유명세를 탔다.

청라 은행마을은 축제가 끝난 후에도 11월 중순까지 절정의 단풍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은행 털기 체험과 각종 공연, 먹거리를 함께 즐기며 가장 활기찬 모습을 만나고 싶다면 축제가 끝나기 전인 이번 주 11월 8일까지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마을에서 직접 운영하는 오토캠핑장도 있어 하룻밤 머물며 가을의 낮과 밤을 만끽할 수도 있다. 수백 년 된 고택과 수천 그루의 은행나무가 빚어내는 황금빛 가을의 절정, 그 쾌적하고도 깊이 있는 풍경을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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