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배경으로 쓴 이유가 있네요”… 연못·대나무·정자가 어우러진 180년 고택 명소

초록빛 숲속에 숨겨진 강골마을의 고택에서 연못과 정자가 어우러진 한국 전통 정원의 고요한 정취를 느껴봅니다.

보성 열화정
보성 열화정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핵심 요약

  • 보성 열화정은 1845년에 세워진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자연석 축대 위에 'ㄱ'자형 누마루와 'ㄴ'자형 연못이 어우러진 전통 목조 고택입니다.
  • 관람료는 무료이며 연중무휴 상시 개방되어 보성 득량역 기차 여행이나 인근 초암정원 및 해평호수정원과 연계해 당일 코스로 방문하기 좋습니다.
  • 마을 입구 실개울을 따라 일각대문으로 올라가는 동선을 추천하며 상세한 방문 문의는 보성군 관련 번호인 061-850-5240으로 가능합니다.

7월의 오후, 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부서지며 초록빛 그늘을 드리우는 길을 걷다 보면 문득 발걸음이 느려지는 곳이 있다. 작은 실개울 소리를 따라 올라가면 두 기둥만으로 선 일각대문이 나타나고, 그 너머로 자연석 축대 위의 정자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 고요한 공간이 바로 전라남도 보성군 득량면 오봉리 강골마을에 자리한 열화정이다. 1984년 1월 14일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 정자는 짙은 녹음 속에 연못과 수목을 품은 채 180년 가까운 세월을 버텨왔다.

사극 드라마 촬영지로도 알려지면서 아는 사람만 찾던 한적한 고택이 조금씩 세상 밖으로 나오고 있다.

강골마을 숲 속에 자리한 정자의 유래

보성 열화정 모습
보성 열화정 모습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열화정(전라남도 보성군 득량면 강골길 32-17)은 1845년 헌종 11년에 학자 이진만이 후진 양성을 목적으로 세운 공간이다.

정자의 이름 ‘열화’는 중국 시인 도연명의 시에서 따온 것으로, ‘기쁘게 이야기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진만의 손자 이방회가 이곳에서 학문을 논했으며, 한말 의병 이관회·이웅래·이양래를 배출한 역사적 공간이기도 하다.

건물 전체의 구조기법을 근거로 현재 건물은 20세기 초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ㄱ’자형 누마루집의 전통 목조건축 수법

'ㄱ'자형 누마루집
‘ㄱ’자형 누마루집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열화정은 앞면 4칸, 옆면 2칸 규모의 ‘ㄱ’자형 누마루집이다. 자연석 바른층쌓기로 쌓은 높은 축대 위에 자리하며, 덤벙주초 위에 두리기둥을 세운 구조를 갖는다.

가로칸 가운데 2칸은 아래·위 방으로 쓰이고 세로칸 2칸은 누마루로 이루어지며, 방 앞뒤에도 누마루가 돌출돼 쪽마루와 계자각 난간이 시설돼 있다.

들보에는 네모꼴 굽은 부재를 사용했고, 회첨추녀와 말굽서까래, 합각골기와 지붕 등 전통 목조건축의 정수를 고루 갖췄다. 화려한 장식 대신 자연 재료 그대로의 질감을 살린 구성이 공간 전체에 차분한 무게감을 더한다.

연못과 수목이 만드는 여름 한국 정원

보성 열화정 연못
보성 열화정 연못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건물 마당 앞에는 건물 평면과 반대 모양인 ‘ㄴ’자 연못이 조성돼 있다. 7월이 되면 연잎이 연못 수면을 빽빽하게 덮으면서 정자와 함께 묵화 같은 풍경을 이룬다.

정원에는 벚나무·목련·석류·대나무 등이 주변 숲과 어우러져 별도의 꾸밈 없이도 전통 조경의 품격을 보여준다.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의 촬영지로 소개되는 여행 콘텐츠가 늘면서 사극 팬들의 방문도 이어지고 있다.

강골마을 전체가 아름다운 산수를 배경 삼아 하나의 전통 경관을 형성하며, 인근에는 전라남도 민간정원 제3호 초암정원과 국가문화재로 등재된 득량 오봉산 구들장 채취 현장, 해평호수정원 등이 위치해 하루 코스로 연계하기에 좋다.

관람료 무료, 연중무휴 상시 개방

정자에서 본 풍경
정자에서 본 풍경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열화정은 연중무휴로 상시 개방되며 관람료는 무료다. 열화정이 자리한 강골마을은 보성군 득량면 안쪽 숲에 위치하며, 마을 입구에서 실개울을 따라 걸어 올라가면 일각대문과 마당을 거쳐 정자로 이어지는 동선이 자연스럽게 완성된다.

보성 득량역과도 비교적 가까워 기차 여행과 연계한 소박한 당일 나들이로 찾기 좋다. 방문 전 관련 문의는 061-850-5240으로 할 수 있다.

입구에서 본 열화정
입구에서 본 열화정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여름의 열화정은 소란 없이 고요하다. 축대 위 정자와 연잎 가득한 연못, 대나무 그늘이 어우러진 이 공간은 한국 전통 건축과 자연이 최소한의 언어로 대화하는 방식을 조용히 보여준다.

7월, 짙어진 초록이 가장 깊을 때 강골마을 숲길을 걸어보는 것도 충분한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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