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 무료인데 이런 절경이라니”… 7천만 년 지층 품은 해안 절벽·일몰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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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 채석강, 중생대 백악기가 만든 자연 교과서

채석강 노을
채석강 노을 / 사진=ⓒ한국관광공사 두드림

이른 아침 서해 바다에 안개가 걷히면, 물이 빠진 해안선 위로 거대한 암벽이 모습을 드러낸다. 수평으로 켜켜이 쌓인 퇴적층은 마치 오래된 책을 세워둔 듯하며, 파도가 깎아낸 절벽 사이로 햇빛이 스며들면 붉은 사암과 회색 이암이 선명한 대비를 이룬다.

중생대 백악기 퇴적암으로 구성된 이 해안 지형은 2004년 명승 제13호로 지정되었으며, 변산반도국가지질공원의 핵심 지점으로 인정받고 있다. 격포리층이 만든 독특한 암층 구조는 전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지질학적 가치를 지니는 셈이다.

겨울철 비수기 한산한 풍경 속에서 7천만 년 전 지층을 마주하는 경험, 그 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해안가를 걸어보는 건 어떨까.

격포항에서 닭이봉까지 이어지는 1.5km 해안 절벽

채석강 해안 절벽
채석강 해안 절벽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부안 채석강(전북특별자치도 부안군 변산면 변산해변로 1)은 격포항 오른쪽에서 닭이봉까지 약 1.5km에 걸쳐 펼쳐진 해식애와 파식대로 구성되어 있다.

중생대 백악기 약 7천만 년 전 호수 환경에서 퇴적된 격포리층이 오랜 세월 파도의 침식 작용을 받아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으며, 역암·사암·이암이 수평으로 쌓인 층상 구조가 마치 책을 세워둔 듯한 형태를 만들어낸다.

이 독특한 지형은 중국 이태백이 놀던 채석강과 닮아 같은 이름을 얻었으며, 변산팔경 중 하나인 ‘채석범주’로 불리기도 한다.

간조 시 드러나는 파식대와 해식동굴

채석강 해식동굴
채석강 해식동굴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물이 빠지면 평평한 암반층이 바다 쪽으로 넓게 드러나며, 방문객들은 퇴적층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 파도가 깎아낸 해식동굴과 암석 표면의 돌개구멍·조수웅덩이는 자연이 만든 조각품처럼 보이며, 단층·습곡·관입 구조 같은 지질 구조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지질학 교육 현장으로도 활용된다.

반면 만조 시에는 파도가 절벽 바로 아래까지 밀려와 파식대 접근이 제한되므로, 방문 전 기상청이나 바다타임에서 간조 시간을 확인하는 편이 좋다.

해안 산책로를 따라 정자와 전망대가 배치되어 있으며, 닭이봉 일대에서는 퇴적층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다.

서해 대표 일몰 명소, 겨울철 선명한 암층 색감

격포해수욕장 일몰
격포해수욕장 일몰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채석강은 서해안에서 손꼽히는 일몰 명소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일몰 30분 전 수평선 너머로 황금빛 석양이 퍼지는 순간은 압도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겨울철에는 방문객이 적어 한산한 분위기 속에서 지질 관찰을 즐길 수 있으며, 낮은 기온 덕분에 사암의 붉은색과 이암의 회색 대비가 더욱 선명하게 보인다.

한편 변산마실길 3코스를 따라 적벽강·격포해수욕장을 연결하는 약 7km 해안 트레킹도 가능하며, 붉은 퇴적층이 특징인 적벽강과 닭이봉 전망대에서 조망하는 위도·칠산바다 풍경도 함께 경험할 수 있다.

입장료·주차비 무료, 연중무휴 개방

부안 채석강 산책로
부안 채석강 산책로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채석강은 입장료와 주차비 모두 무료이며, 연중무휴로 24시간 개방되어 언제든지 방문할 수 있다. 격포항 인근 공영주차장에서 도보 5~10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서해서부고속도로 부안IC에서 약 20분(14km) 소요되며, 대중교통 이용 시 부안 시외버스터미널에서 201번 버스를 타고 약 36분 이동하면 된다.

해안 바닥이 미끄러우므로 운동화 착용을 권장하며, 일부 해식동굴은 낙석 위험으로 안전줄이 설치되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부안 채석강
부안 채석강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채석강은 7천만 년 전 퇴적층과 파도가 빚어낸 해안 절벽이 어우러진 공간이다. 무료 개방과 뛰어난 접근성은 방문객에게 부담 없는 경험으로 남는 셈이다.

겨울 서해 바다 위로 펼쳐지는 선명한 지층을 마주하고 싶다면, 물때를 확인하고 채석강으로 향해 간조 시 드러나는 암반 위를 직접 걸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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