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 부곡온천
2025년 300만 방문객 돌파 ‘눈앞’

한때 ‘신혼여행 1번지’로 불렸지만, 상징과도 같던 핵심 시설의 폐업으로 침체기를 겪던 온천 도시가 화려한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뜨거운 수온만큼이나 식어버렸던 관광객의 발길이 최근 급격히 늘어나며, 7년 만의 최대 방문 기록 경신을 눈앞에 뒀다.
행정 당국의 전폭적인 투자와 ‘대한민국 1호’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얻은 이곳이 어떻게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 있는지, 그 변화의 중심을 심층 취재했다.
창녕 부곡온천

경남 창녕군의 부곡온천 관광특구(경상남도 창녕군 부곡면 온천중앙로 77 일원)가 다시 끓어오르고 있다. 2025년 10월 19일 창녕군 발표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부곡온천 누적 방문객은 208만 3,440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97만 1,905명)보다 11만 명 이상 증가한 수치다.
창녕군은 전통적인 성수기인 겨울철 방문객 증가세를 고려할 때, 연말까지 누적 300만 명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만약 이 예측이 현실화된다면, 이는 부곡온천의 상징이던 ‘부곡하와이’가 폐업한 이듬해인 2018년 이후 7년 만에 달성하는 기념비적인 기록이다.

이러한 부활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1979년 개장해 영남권 최대 관광지로 군림했던 부곡하와이는 2017년 경영난으로 문을 닫으며 특구 전체에 충격을 안겼다.
방문객 수는 정점을 찍었던 2013년 388만 명에서 2018년 280만 명으로 급감하며 300만 명 선이 무너졌고,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에서 2022년 사이에는 240만~260만 명 수준까지 하락했다.
‘대한민국 온천도시 1호’ 지정

반전의 계기는 2023년 9월에 마련됐다. 창녕군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전국 최초 ‘대한민국 대표 온천도시 1호’로 지정된 것이다.
이는 부곡온천의 뛰어난 수질과 잠재력을 국가적으로 공인받은 사건으로, 군은 이를 기점으로 국·도비 67억 원을 확보해 대대적인 관광 인프라 개선에 착수했다.
단순히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는 구시대적 온천 관광에서 벗어나, ‘체류형 관광지’로의 체질 개선이 시작됐다. 가장 먼저 주목받은 것은 340m 길이로 조성된 ‘황톳길’과 야간 경관을 책임지는 ‘빛거리’다.
특히 부곡온천 관광특구의 또 다른 상징인 인공폭포는 폭 10m, 높이 15m 규모로 재정비되어, 밤마다 화려한 미디어파사드 쇼를 펼치며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올겨울, ‘르네상스관’과 ‘미로공원’이 온다

부활의 화룡점정은 올겨울, 가족 단위 관광객을 겨냥한 신규 체험 시설들이 찍을 예정이다. 과거 부곡온천의 관문 역할을 했으나 방치되었던 ‘르네상스관’이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쳐 실내 놀이시설과 디지털 체험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또한 ‘한빛공원’은 온 가족이 모험을 즐길 수 있는 체험형 미로공원으로 탈바꿈해 개장을 앞두고 있다. 창녕군은 이 신규 시설들과 기존의 황톳길, 빛거리, 인공폭포 등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부곡온천을 사계절 내내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풍성한 복합 휴양지로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노력에 더해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 등 대규모 스포츠 대회 및 전지훈련팀 유치, 그리고 24개 숙박·온천업소 중 일부의 자체 리모델링 노력도 방문객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주말(금~일) 및 공휴일 예약률이 90% 이상을 기록할 만큼 인기가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78℃, 식지 않은 온천의 본질

물론 이러한 모든 변화의 근간에는 부곡온천 관광특구가 가진 본질적인 힘, 바로 ‘물’이 있다. 1973년 발견되어 1977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부곡온천은 국내 최고 수온인 78℃를 자랑하는 알칼리성 유황 온천수다.
이 뜨거운 온천수는 예로부터 피부질환과 신경통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동국여지승람’에도 그 존재가 기록될 만큼 역사가 깊다.
지난 4월 제30회 부곡온천축제를 방문했던 한 방문객은 “무료 족욕탕에서 피로가 녹아내렸다”며, “낮에는 온천수에 몸을 녹이고 밤에는 벚꽃 구경을 하며 제대로 힐링했다”는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한때의 폐허 이미지를 벗고 ‘대한민국 1호 온천도시’라는 자부심으로 재무장한 부곡온천. 78℃의 뜨거운 물과 차가운 겨울바람이 만나는 올겨울, 7년 만의 300만 방문객 달성을 앞둔 이곳에서 완전히 새로워진 온천 관광의 매력을 경험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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