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중 압도적 1위인데 입장료 무료라니”… 설경도 멋진 유네스코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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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사
경주 방문객 20.2%가 선택한 곳

불국사 설경 / 사진=경주시 공식 블로그

겨울의 경주의 공기는 차갑지만 맑다. 한겨울 아침, 눈발이 흩날리기 시작하면 천 년 사찰은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많은 이들이 불국사의 가장 아름다운 계절로 단풍 드는 가을을 떠올리지만, 눈 내린 겨울 불국사는 다른 계절과 비교할 수 없는 독특한 고요함과 장엄함을 선사하는 셈이다.

528년 신라 법흥왕의 어머니 연제부인이 국가의 안녕과 백성의 평안을 기원하며 창건한 이곳은 1995년 석굴암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신라 불교문화의 정수다. 천 년의 역사를 간직한 이 사찰이 겨울 설경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여행객을 맞이하는지 알아봤다.

불국사

불국사 다보탑
불국사 다보탑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불국사 대웅전 앞마당에 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석가탑과 다보탑이다. 751년 재상 김대성이 대규모로 중창하며 세운 이 두 탑은 평소에도 웅장하지만, 눈이 내려 탑의 지붕과 기단 위에 하얗게 쌓이면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고요함이 감돈다.

이 과정에서 탑 주변의 소나무 가지 위로도 눈이 내려앉아 수묵화 같은 풍경이 완성되는데, 이는 겨울 불국사만의 독특한 매력이다.

청운교와 백운교 역시 눈 내린 날이면 특별한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대웅전으로 오르는 계단인 이 두 다리는 평소에는 돌의 질감과 세월의 흔적이 눈에 띄지만, 눈이 쌓이면 계단 하나하나가 흰 선으로 강조되면서 신성한 공간으로의 상승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셈이다.

대웅전을 둘러싼 담장과 처마 위의 눈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장면으로, 붉은 기와 지붕 위에 쌓인 하얀 눈은 전통 사찰 특유의 색감 대비를 극대화한다.

구정동과 마동을 지나 만나는 신라의 겨울

눈 내린 불국사 풍경
눈 내린 불국사 풍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불국사로 향하는 길 자체도 하나의 여행이다. 경주 시내에서 불국사 방향으로 차를 몰면 구정동과 마동 같은 마을을 지나게 되는데, 이곳은 경주 사람들의 일상이 이어지는 공간이다.

겨울이면 이 마을 지붕 위에도 눈이 소복이 쌓이고, 좁은 골목길 사이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풍경이 여행객에게 따뜻한 인상을 남긴다.

불국사 입구에 도착하면 주차장 3곳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정문 일주문 주차장은 가장 많이 이용되지만 성수기에는 혼잡할 수 있고, 반면 후문 불이문 주차장은 평지에 위치해 노약자나 어린이가 있는 가족에게 편리하다. 주차 요금은 소형차 기준 일일 정액제로 1,000원이며,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적용된다.

경주 방문객 20%가 선택한 압도적 1위 관광지

불국사 겨울
불국사 겨울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티맵 모빌리티 내비게이션 검색 데이터를 활용한 한국관광데이터랩의 집계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경주를 방문한 이들 중 20.2%가 불국사를 검색했고, 2025년 1월부터 10월까지 누적 비율 역시 19.9%로 나타났다.

이는 대릉원, 첨성대 같은 다른 경주 명소들과 비교해 압도적인 수치로, 불국사가 세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여행지임을 보여주는 셈이다. 이처럼 높은 선호도는 불국사가 단순히 사찰이 아니라 신라 불교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라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1995년 12월 6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19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석굴암과 함께 등재된 불국사는 같은 해 합천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와 함께 한국의 세계유산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석굴암은 불국사에서 약 3km 떨어진 산등성이에 위치해 있어, 시간 여유가 있다면 함께 방문하는 것도 좋다.

계절마다 다른 얼굴로 방문객을 맞이하는 사찰

불국사 불상
불국사 불상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불국사는 겨울뿐 아니라 봄에는 벚꽃, 가을에는 단풍으로도 유명하지만, 겨울 설경만큼 고요하고 신성한 분위기를 전하는 계절은 없다. 눈 소식이 들리는 날을 골라 방문하면 설경을 만날 확률이 높으며, 사찰 특성상 바람이 정면으로 부딪히는 공간이 있어 장갑, 모자, 목도리 같은 방한 준비물은 필수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입장 마감은 오후 5시다. 입장료는 무료이고, 주차 요금만 소형차 기준 1,000원을 내면 되는데, 이 덕분에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는 편이다.

장애인 탑승차량은 매표소 앞까지 접근 가능하고, 휠체어 무료 대여(8대)와 유모차 대여 서비스도 제공되며, 주출입구에서 대웅전까지 경사로가 설치돼 있어 접근성이 우수하다.

불국사 계단
불국사 계단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불국사는 경상북도 경주시 불국로 385에 위치하며,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겨울 경주를 계획 중이라면 대릉원의 설경과 함께 불국사를 루트에 포함시켜 보길 권한다.

천 년 사찰이 눈 속에서 드러내는 고요함은 다른 계절에는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울림을 선사하는 셈이다. 석가탑과 다보탑 위로 내려앉은 눈, 청운교와 백운교를 따라 쌓인 하얀 선, 대웅전 처마 끝에 매달린 고드름이 만드는 풍경은 신라 천 년의 역사가 겨울과 만나 빚어낸 예술 작품이다.

올겨울, 첫눈 소식이 들리는 날 경주로 향해 세계가 인정한 이 설경을 직접 마주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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