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가기 좋은 대나무 숲

가끔은 북적이는 명소보다, 조용히 숨 쉴 수 있는 한적한 곳이 간절해진다. 누구나 쉽게 갈 수 없는, 그러나 한 번 들어서면 쉽게 잊히지 않는 숲이 부산 기장에 있다.
하루 방문 인원이 엄격히 제한되고, 400년 가까운 세월을 단 하나의 가문이 지켜온 곳. 인위적인 시설도, 소란스러운 소리도 없다.
6월, 초여름의 기운이 무르익는 이 시기에 꼭 찾고 싶은 곳, 바로 부산 기장에 위치한 아홉산숲이다.

아홉산숲은 일반적인 관광지처럼 누구에게나 활짝 열려 있지 않다. 이 숲에 들어서기 위해선 사전 예약이 필수이며, 하루에 입장할 수 있는 인원도 극히 제한되어 있다.
아무리 많은 사람이 찾는다 해도, 자연의 밀도를 해치지 않기 위해 운영되는 이 원칙은 이곳을 특별하게 만든다.

입장 가능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입장 마감은 오후 5시. 입장료는 성인 기준 8,000원, 청소년 및 어린이는 5,000원이고, 경로 및 단체는 7,000원이다.
요금은 사전 공지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좋다. 예약 및 문의는 전화(051-721-9183)로 가능하며, 주차는 무료다.

아무나 들어갈 수 없다는 제한은 이 숲에 대한 진입 장벽이 아니라, 오히려 자연을 가장 순수한 상태로 지킬 수 있는 보호막이다. 이 조용한 문턱을 넘는 순간, 도시에서 마주하지 못했던 자연 본연의 질서를 체험하게 된다.
부산 기장군 철마면의 아홉산 자락에 위치한 이 숲은 무려 52만㎡에 달하는 넓이를 자랑한다. 그리고 그 규모보다 더 인상적인 건, 이 숲이 40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단 하나의 가문에 의해 보존되어 왔다는 사실이다.

임진왜란의 혼란 속에서도, 개발의 유혹 앞에서도 이 숲은 지켜졌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채 숲 자체의 생명력만으로 이어져 온 그 시간은, 지금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아홉산숲은 사람보다 자연이 중심이 되는 숲이다. 접근이 어렵고 규칙이 많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조용한 규칙이야말로 이 숲을 특별하게 만든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 않기에, 한 번 들어선 이들에게는 더 깊이 남는 경험이 된다.

부산 도심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이처럼 고요하고 깊은 숲이 있다는 사실은 놀랍기만 하다.
관광지의 소란이 아닌, 오롯이 나와 자연이 마주하는 시간을 원한다면, 이번 5월엔 아홉산숲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그 안에는 말 없는 위로와, 진짜 휴식이 기다리고 있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