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백마강 코스모스단지
강 위에서 즐기는 꽃의 파노라마

백제 천년의 이야기가 흐르는 역사의 강, 백마강이 가을을 맞아 눈부신 ‘꽃의 강’으로 다시 태어났다. 강가에 펼쳐진 코스모스 단지의 규모는 무려 13헥타르(ha). 감히 상상하기 어려운 이 넓이는 축구장 약 18개를 합친 것과 맞먹는다. 끝없이 펼쳐진 분홍빛, 자줏빛 물결이 가을바람에 너울거리는 풍경은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하지만 이곳의 진정한 매력은 단순히 넓다는 데 있지 않다. 땅 위를 걸으며 꽃의 바다에 빠져드는 경험을 넘어, 백제의 왕족처럼 유유히 배를 타고 강 위에서 이 거대한 그림을 한눈에 조망하는 특별한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올가을, 오직 부여에서만 가능한 격조 높은 가을의 추억을 완성하고 싶다면 이 기사를 저장해두자.
“지상 최대의 팔레트, 축구장 18개 위를 걷다”

가을 여행의 목적지는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읍의 백마강 코스모스 단지(내비게이션 주소: 충청남도 부여군 구교리 279)다. 넉넉한 무료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강변으로 나서면, 비현실적인 규모의 코스모스 대지가 눈앞에 펼쳐진다.
부여군이 조성한 이 단지는 단순히 한 종류의 코스모스만 심어놓은 곳이 아니다. 황색, 흰색, 분홍, 자주 등 6가지 색상의 코스모스가 다채로운 색감을 뽐내고, 붉은 맨드라미와 국화, 수레국화, 아스타 등 다양한 야생화가 소형 화단을 장식해 지루할 틈이 없다.

단지는 걷기 좋은 산책로와 함께 방문객을 위한 흔들 그네, 벤치 같은 휴식 시설을 곳곳에 갖추고 있다. 또한, 1.4km에 이르는 도로변 코스모스길과 은빛으로 빛나는 강변 억새 군락지가 어우러져 한층 더 풍성한 가을의 정취를 자아낸다.
시간이 부족하다면 차를 타고 도로를 따라 드라이브하며 빠르게 풍경을 감상할 수도 있지만, 이 장관을 제대로 느끼려면 단연 두 발로 직접 걸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백제 왕처럼 즐기다, 황금돛배 위의 신선놀음”

땅 위에서 꽃의 바다를 충분히 만끽했다면, 이제 부여 백마강 코스모스 단지의 진짜 하이라이트를 경험할 차례다. 구드래나루터 선착장에서는 백제 시대의 배를 재현한 황금돛배 유람선이 운행된다. 이 배를 타고 백마강 물길에 오르면 방금 전까지 거닐었던 코스모스 단지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강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마치 거대한 캔버스에 그려진 한 폭의 수채화 같다. 강변을 따라 끝없이 이어진 오색찬란한 코스모스 벨트와 그 뒤로 펼쳐진 부소산의 능선, 그리고 유유히 흐르는 강물이 어우러져 지상에서는 결코 볼 수 없었던 완벽한 파노라마를 선사한다.
삼천궁녀의 전설이 깃든 역사의 현장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황홀경은, 이곳이 왜 단순한 꽃밭이 아닌지를 온몸으로 증명한다.
백제의 가을, 지금이 시작입니다

부여 백마강 코스모스 단지는 10월 초부터 개화를 시작해 10월 중순에서 말 사이에 절정을 이룬다. 입장료와 주차비는 모두 무료로, 누구나 부담 없이 가을의 풍요를 누릴 수 있다. 꽃구경을 마친 후에는 인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부소산성과 정림사지 오층석탑을 함께 둘러보며 백제의 숨결을 느껴보는 것도 좋다.
박정현 부여군수는 “백제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부여에서 아름다운 코스모스와 함께 특별한 가을 추억을 만드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지자체가 자부심을 갖고 선보이는 이 거대한 가을의 선물. 땅에서, 그리고 강 위에서 입체적으로 즐기는 특별한 경험을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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