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 하트나무 너머로 지는 노을”… 입장료·주차비 모두 무료인 천연기념물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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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성흥산성
하트 모양 느티나무, 1,500년 역사를 품다

부여 성흥산성 나무 가는 길
부여 성흥산성 나무 가는 길 / 사진=부여 공식블로그

SNS 피드를 가득 채운 황홀한 실루엣 사진. 거대한 나무 아래, 드라마 주인공처럼 서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보는 이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하트 모양을 닮은 가지 덕분에 ‘사랑나무’라는 별칭을 얻은 이 느티나무는 이제 부여를 넘어 전국적인 사진 명소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곳, 부여 성흥산성 정상에 올라 “사진만 찍고 내려오기는 너무 아깝다”고 여행자들은 입을 모은다. 그 이유는 400년 수령의 이 나무가 지난 세월 동안 온몸으로 지켜보고 증언해 온 1,500년 전 백제의 위대한 역사 때문이다.

천연기념물이 된 사랑나무

부여 성흥산성 사랑나무 항공
부여 성흥산성 사랑나무 항공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먼저 우리가 ‘사랑나무‘로 부르는 이 느티나무의 공식 명칭부터 알아볼 필요가 있다. 바로 ‘부여 가림성 느티나무‘다. 마치 하트 모양을 그리듯 뻗어 나간 가지 덕분에 이런 낭만적인 별칭을 얻게 되었다.

높이 22m, 둘레 5.4m에 달하는 거대한 이 나무는 그 자체의 생태적, 경관적 가치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천연기념물 제564호로 지정되었다. 400년이라는 시간 동안 혹독한 비바람을 견디며 성 정상에 뿌리내린 생명력은 그 자체로 경외감을 자아낸다.

부여 성흥산성 외곽
부여 성흥산성 외곽 / 사진=ⓒ한국관광공사 전형준

하지만 이 나무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히 오래되고 아름답다는 데 있지 않다. 나무가 발 딛고 선 땅, 바로 부여 가림성(사적 제4호)의 역사를 온전히 품고 있기 때문이다.

충혼사를 지나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남문 터에 다다르는데, 바로 그곳에서 성의 수호신처럼 버티고 선 나무는 마치 이곳의 모든 이야기를 들려주려는 듯 방문객을 맞이한다.

‘겨울’에 찾아가야 하는 이유

부여 성흥산성 사랑나무 노을
부여 성흥산성 사랑나무 노을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처럼 장구한 역사를 품은 가림성은 최고의 조망을 자랑하는 일출·일몰 명소이기도 하다. 특히 해 질 녘, 사랑나무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노을은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의 배경이 될 만큼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여기서 전문가의 팁 하나. 만약 정면으로 붉게 타오르는 완벽한 일몰을 사진에 담고 싶다면, 해가 남쪽으로 치우쳐 지는 ‘겨울’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다른 계절에는 해가 산등성이의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넘어가지만, 동절기에는 나무와 사람의 실루엣 너머 정면으로 해가 저무는 극적인 장면을 만날 수 있다.

부여 성흥산성 사랑나무
부여 성흥산성 사랑나무 / 사진=부여 공식블로그

이 특별한 경험을 위한 방문 정보는 간단하다. 내비게이션에 충남 부여군 임천면 성흥로97번길 160을 입력하면 나오는 무료 주차장에 차를 대고 약 10~15분 정도 가볍게 산을 오르면 된다. 입장료 역시 무료다. (관광 문의: 부여군 관광안내소 041-830-2330)

부여 가림성에 오르거든, 사랑나무 앞에서 서둘러 셔터만 누르고 내려오지 말자. 잠시 숨을 고르며 400년 된 거목에 등을 기대보자. 어쩌면 나뭇가지를 스치는 바람결에, 1,500년 전 이곳을 지키던 백제 병사들의 함성이 들려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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