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째 지키는 이유가 있네”… 가시연꽃 즐기며 힐링 산책하는 70만 평 국내 최대 습지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우포늪의 물안개와 천년 고찰 관룡사의 고요함이 어우러진 창녕에서 때 묻지 않은 자연과 역사를 마주합니다.

우포늪
우포늪 / 사진=한국관광공사 남기옥

핵심 요약

  • 창녕 우포늪은 1998년 람사르협약에 등록된 2.3㎢ 규모의 자연배후 내륙습지로 가시연꽃 등 풍부한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 우포늪생태관은 입장료가 무료이며 매주 월요일 휴무이고, 대중교통 이용 시 창녕시외버스터미널에서 농어촌버스로 환승해야 합니다.
  • 우포늪의 8km 트레킹 코스를 걸은 뒤, 차로 이동해 보물 3점을 보유한 관룡사와 용선대 석조여래좌상을 함께 둘러보는 동선을 추천합니다.

낙동강이 굽이치는 땅 아래, 오랜 세월 퇴적물이 쌓이고 물이 고여 만들어진 공간이 있다. 장마가 물러난 자리에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수증기, 갈대 사이를 가르는 새 울음소리, 수면 위를 뒤덮은 짙은 초록 잎사귀. 이 풍경이 자연 그대로라는 사실이 오히려 낯설게 느껴질 만큼 압도적이다.

경상남도 창녕군 유어면·대합면 일대에 자리한 우포늪은 1998년 람사르협약 등록 습지로 등재됐으며, 2011년에는 창녕 우포늪 천연보호구역으로 법적 보호를 받게 됐다. 여기에 화왕산 동쪽 계곡 끝자락의 관룡사까지 더하면, 창녕은 생태와 역사가 한 번에 겹쳐지는 보기 드문 여행지가 된다.

낙동강 유역 자연배후습지 생태 군락

우포늪 모습
우포늪 모습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창녕 우포늪(경상남도 창녕군 유어면 세진리 일대)은 낙동강의 범람과 배수 불량이 반복되는 환경 속에서 퇴적물이 오랜 세월 쌓여 형성된 자연배후 내륙습지다. 기저 암반과 분지는 중생대 백악기 전후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후 자연의 힘이 켜켜이 쌓여 핵심 습지 면적 약 2.3㎢에 이르는 광대한 물의 땅이 완성됐다.

우포늪은 우포·목포·사지포 등 세 개의 포와 쪽지벌·산밖벌 두 개의 벌로 구성된 군락이며, 각 구역마다 유래가 다르다. 우포는 인근 우항산 지형이 소가 물을 마시는 형상처럼 보인다 해서 ‘소벌’로도 불리고, 목포는 땔감이 풍부하던 숲 지대에서 이름을 얻었다.

180종 넘는 조류와 가시연꽃이 공존하는 생물다양성

우포늪 수생식물
우포늪 수생식물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포늪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단연 생물다양성이다. 이곳에서는 180종이 넘는 조류가 관찰되며, 멸종위기 철새를 포함한 다양한 새들이 계절마다 찾아든다.

식생 또한 풍부해 가시연꽃·마름·창포·갈대 등 다양한 수생식물이 자생하는데, 특히 여름철 가시연꽃이 넓은 잎으로 수면을 가득 뒤덮고 꽃을 피우는 장면은 우포늪을 대표하는 절경으로 손꼽힌다.

보물 세 점 품은 관룡사와 용선대 석조여래좌상

관룡사
관룡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포늪과 함께 창녕을 대표하는 공간이 화왕산 군립공원 동쪽 계곡 끝자락에 자리한 관룡사(경상남도 창녕군 고암면 옥천리)다. 신라 시기 원효와 연관된 창건 설화를 품고 있으며, 화왕산 정상 연못에서 아홉 마리 용이 승천하는 광경을 보고 절을 세웠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대웅전(보물 제212호)과 약사전(보물 제146호), 소조여래좌상(보물 제1719호)이 경내에 함께 있으며, 대웅전 옆길을 따라 가파른 산길을 약 15~20분 오르면 통일신라시대에 조성된 석조여래좌상이 절벽 끝 천연 바위 위에 홀로 서 있는 용선대에 닿는다.

진입로 계곡 옆에는 경상남도 민속문화재 제6호로 지정된 석장승 한 쌍이 마주 보고 서서 불교 사찰과 민속 신앙이 공존하는 독특한 풍경을 이룬다.

우포늪생태관 운영 정보와 찾아가는 길

우포늪생태관
우포늪생태관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우포늪생태관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입장료는 무료다. 매주 월요일은 정기 휴무이므로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

대중교통 이용 시에는 창녕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하차한 뒤 우포늪·세진마을 방면 농어촌버스로 환승하면 되며, 배차 간격이 길어 출발 전 시간표를 반드시 확인하는 편이 좋다. 우포늪 생명길로 불리는 약 8km대의 트레킹 코스에서는 사지포 제방과 주매 제방을 따라 습지 전경을 가까이 조망할 수 있다.

우포늪 산책로
우포늪 산책로 / 사진=한국관광공사 장정수

1998년 국제 습지로 인정받고 수십 년간 보호된 이 땅은 자연이 자연 그대로 버텨온 결과물이다. 희귀 철새와 수생식물, 천년 고찰의 보물급 유산이 한 지역에서 맞닿는 사례는 국내에서도 드물다.

여름 가시연꽃이 절정에 이르는 지금, 이른 새벽 물안개 속 우포늪을 걷고 화왕산 아래 관룡사의 고요한 뒤뜰을 거니는 하루를 계획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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