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4억 원짜리 ‘흉물’?”… 직접 가보면 생각 달라지는 40m 무료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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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빅트리 전망대
대대적 변신 앞두고 한시적 무료 개방

창원 빅트리 전경
창원 빅트리 전경 / 사진=창원시

수백억 원을 들여 만든 랜드마크가 하루아침에 ‘흉물’ 논란에 휩싸였다. 하지만 비판의 목소리 뒤편에서는 예상치 못한 반전이 일어나고 있다.

전면 개선을 앞두고 잠시 문을 연 이곳이,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가장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장소로 주목받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창원의 거대한 인공 나무, 그 속살을 들여다볼 시간이다.

창원 대상공원 빅트리

빅트리를 방문한 장금용 창원시장 권한대행
빅트리를 방문한 장금용 창원시장 권한대행 / 사진=창원시

논란의 건축물, 창원 빅트리는 경남 창원시 성산구 두대동 산36-10에 위치한 대상공원 정상에 자리 잡고 있다. 총 사업비 344억 원이 투입된 이 거대한 나무 형태의 전망대는 현재 개선 공사를 앞두고 시민들에게 무료로 임시 개방 중이다.

매주 수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오후 5시 30분 입장 마감) 운영되며, 월요일과 화요일은 문을 닫는다.

공원 정상까지 차량 진입은 불가능하며, 고즈넉한 산책로를 따라 도보로만 접근할 수 있어 방문 자체로도 가벼운 등산을 즐기는 기분을 선사한다.

빅트리 명상관
빅트리 명상관 / 사진=창원시 공식 블로그

막상 40m 높이의 전망대에 오르면 논란은 잠시 잊게 된다. 발아래로 창원 시내의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며, 산업단지와 주거지가 자연과 어우러진 도시의 독특한 스카이라인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특히 전망대 아래에 마련된 ‘명상관’은 이곳의 숨은 보석이다. 원형 스크린이 공간 전체를 감싸며 다채로운 미디어아트를 상영해, 잠시 복잡한 일상을 내려놓고 시각적, 청각적 휴식을 취하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다.

기대가 실망으로 바뀐 순간

빅트리 모습
빅트리 모습 / 사진=창원시

그렇다면 이토록 멋진 조망을 갖춘 시설은 어째서 혹평을 받게 된 것일까? 문제는 당초 시민들이 기대했던 모습과 완공된 결과물 사이의 큰 괴리감에 있었다.

창원 빅트리는 싱가포르의 세계적인 랜드마크 ‘가든스 바이 더 베이’의 슈퍼트리에서 영감을 얻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조감도에 있던 20m 높이의 상부 메인 나무 구조물이 기술 및 안전 문제로 생략되면서, “머리 없는 나무”, “굵은 쓰레기통 같다”는 직설적인 비판이 쏟아졌다.

이 사업은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민간 사업자(현대건설)가 공원 전체 면적의 일부에 아파트를 짓는 대신, 나머지 공간에 막대한 비용을 들여 공원 시설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는 방식이다.

344억 원이라는 사업비는 바로 이 과정에서 투입됐다. 창원시가 지난 8월 실시한 시민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1,868명 중 무려 85%가 현재 모습에 부정적이라고 답하며 논란에 쐐기를 박았다.

시민의 손으로 다시 태어난다

빅트리 조형물
빅트리 조형물 / 사진=창원시 공식 블로그

결국 창원시는 시민들의 의견을 전면 수용해 대대적인 개선을 결정했다. 현재 시민과 전문가로 구성된 협의체를 통해 시설 개선 방향을 논의 중이며, 2026년 1월에는 디자인 설계 전국 공모를 통해 새로운 모습을 확정할 계획이다. 당선작은 시민 설명회와 행정절차를 거쳐 2026년 하반기에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의 대상공원 랜드마크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즉, 지금의 임시 개방은 변화하기 전 본래의 모습을 경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비록 디자인은 아쉬움을 남겼지만,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탁 트인 풍경과 독특한 내부 체험 공간이 주는 가치만큼은 분명하다.

가족과 함께 주말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혹은 도심 속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다면 논란과 가능성을 동시에 품은 창원 빅트리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비판의 대상이었던 공간이 어떻게 시민들의 참여로 변화하는지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 또한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현재의 아쉬움이 미래의 기대로 바뀌는 현장에서, 창원의 새로운 내일을 먼저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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