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동맑은물 플라워가든
핑크뮬리·코스모스 함께 즐기는 인생사진 명소

가을의 정취가 무르익는 10월, 낯선 이름의 하수처리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반신반의 그 자체일지 모른다. 하지만 견고한 시설의 문을 통과하는 순간, 눈앞에 펼쳐지는 비현실적인 풍경에 누구든 숨을 멈추게 된다.
분홍빛 파도가 치는 핑크뮬리 언덕과 그 너머로 반짝이는 푸른 바다의 조화. 이곳은 1년 중 오직 한 달만 그 비밀스러운 속살을 허락하는 창원의 숨은 보석이다. 상상조차 어려웠던 공간의 변신, 그 놀라운 반전의 매력을 파헤쳐 본다.
덕동맑은물 플라워가든
“10월 여행 최적지”

덕동맑은물 플라워가든은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로 739 (덕동), 바로 창원시 하수도사업소 내에 자리를 잡고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곳은 본래 시민들의 생활 하수를 정화하는 중요한 기반 시설이다.
하지만 하수처리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발생한 약 8,300㎡(약 2,500평)의 유휴부지는, 2020년부터 창원시의 손길을 통해 시민을 위한 화사한 꽃의 정원으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창원시는 “시민들에게 쾌적한 휴식 공간을 제공하고, 냄새나고 멀게만 느껴졌던 공공시설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딱딱한 콘크리트 시설물 옆에 솜사탕 같은 핑크뮬리와 청초한 코스모스, 샛노란 황화코스모스가 만발하는 생태 휴식 공간이 탄생했다.
이는 단순한 꽃밭 조성을 넘어, 혐오 시설로 여겨질 수 있는 공간이 어떻게 시민 친화적인 명소로 재탄생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
핑크뮬리와 바다의 만남

전국에 핑크뮬리 명소는 많지만, 덕동맑은물 플라워가든이 특별한 이유는 단연 ‘바다’와의 조화다. 정원 언덕에 서면 분홍빛 핑크뮬리 물결이 잔잔한 마산만의 푸른 바다로 이어지는 듯한 환상적인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이는 함안 악양생태공원이나 경주 첨성대 인근 핑크뮬리 단지 등 내륙에 위치한 다른 유명 명소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독보적인 매력이다.
특히 정원 곳곳에 마련된 ‘어린왕자’ 동상과 다양한 포토존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더하며 방문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잘 닦인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산업 시설과 자연의 꽃, 그리고 드넓은 바다가 한 프레임에 담기는 독특한 구도를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입장료와 주차료가 모두 무료라는 점은 이러한 특별한 경험의 가치를 더욱 높여준다.

이 모든 아름다움을 누릴 수 있는 시간은 극히 제한적이다. 덕동맑은물 플라워가든은 10월에 한 달 동안만 문을 연다. 개방 시간 역시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로 정해져 있다.
방문 시에는 자체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으며, 만차 시에는 사업소 내부의 추가 주차 공간으로 안내받을 수 있어 주차 부담도 적다.
가을이 깊어가는 10월, 삭막한 산업 시설의 놀라운 변신이 만들어낸 초현실적인 풍경 속으로 짧은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공공기관의 유휴지가 시민을 위한 선물 같은 공간으로 돌아온 덕동맑은물 플라워가든에서, 바다와 핑크뮬리가 함께 속삭이는 가을의 절정을 만끽하며 잊지 못할 인생 사진 한 장을 남겨보길 추천한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