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단 2일만 볼 수 있다고요?”… 400년 은행나무 만나는 천년 무료 사찰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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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운문사
입장료 무료로 즐기는 가을 명소

가을의 운문사
가을의 운문사 / 사진=청도군 공식 블로그 이수이

가을이 깊어지면 특정 장소의 개방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는 이들이 많다. 1년에 단 이틀, 그것도 하루 단 3시간만 문을 여는 경북 청도의 400년 은행나무가 그 주인공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이 특별한 이벤트에만 집중하는 사이, 이 천년고찰이 선사하는 더 근본적이고 확실한 가을의 선물을 놓치고 있을지 모른다.

화제의 은행나무가 아니더라도, 이미 입장료가 전면 무료로 바뀐 운문사는 그 자체로 완벽한 가을 여행지이다. 특히 만세루 앞을 묵묵히 지키고 선 500년 수령의 처진소나무는, 단풍의 화려함과는 또 다른 차원의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청도 운문사

청도 운문사
청도 운문사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택수

운문사의 공식 주소는 ‘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 운문사길 264’이다. 호거산(虎踞山, 호랑이가 앉은 형상의 산) 자락 깊숙이 자리한 이 사찰은 그 이름처럼 신비로운 기운을 품고 있다.

이 유서 깊은 사찰의 가을 정취 중심에는 단연 ‘운문사 처진소나무’가 있다. 1966년 천연기념물 제180호로 지정된 이 소나무는 높이 약 9.4m, 둘레 3.8m에 달하며 약 500년의 세월을 사찰과 함께해왔다.

이 소나무는 스스로 가지를 늘어뜨린 것이 아니라,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한 스님이 시든 가지를 붙잡고 기도하자 다시 살아나 지금처럼 가지가 처진 형태로 자랐다는 설화가 깃들어 있다.

만세루 앞 단정한 마당에 버티고 선 노송의 그늘 아래 서면, 화려한 단풍잎과는 비교할 수 없는 시간의 무게와 고요한 위로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입장료 무료, 주차비는 2,000원

운문사 가을 풍경
운문사 가을 풍경 / 사진=청도군 공식 블로그 이수이

운문사의 가을을 즐겨야 할 가장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2023년 5월 4일부로 문화재청의 ‘국가유산 관람료 지원 사업’ 대상에 포함되면서, 이전까지 지불해야 했던 입장료가 전면 무료화되었다.

이는 과거 국립공원 등에서 문화재 관람료를 통합 징수하던 방식이 폐지된 데 따른 조치로, 이제 누구나 비용 부담 없이 이 천년고찰의 고즈넉한 가을을 만끽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사찰 입구의 공영 주차장은 기존과 동일하게 유료로 운영된다. 승용차 기준 2,000원(경차 1,000원)의 주차 요금이 발생한다.

방문 시 참고할 필요가 있다. 사찰 운영 시간은 매일 오전 4시(또는 4시 10분)부터 오후 8시까지로 매우 이른 새벽부터 문을 연다.

화제의 은행나무 개방일은?

운문사 은행나무
운문사 은행나무 / 사진=청도군 공식 블로그

물론 운문사의 가을을 상징하는 또 다른 주인공은 은행나무이다. 약 400년에서 450년 수령으로 추정되는 이 거대한 은행나무는 평소 일반인의 접근이 불가능한 불이문 내부에 자리하고 있다.

운문사는 매년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11월 초·중순경, 단 이틀간 오후 시간을 정해 이 공간을 특별 개방해왔다.

참고로 2024년에는 11월 9일과 10일, 이틀간 오후 1시부터 4시까지만 개방했다. 이 짧은 시간 동안 황금빛으로 물든 은행나무의 위용과 평소 볼 수 없던 수행 공간을 함께 둘러볼 수 있어, 아침부터 주차 행렬이 이어질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렇다면 2025년 개방일은 언제일까? 운문사 공식 웹사이트에는 아직 특별 개방 일정이 공지되지 않았다.

11월 8일에서 9일경(13:00~16:00)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이는 확정된 날짜가 아니다. 은행나무 개방을 목적으로 방문한다면, 11월 첫째 주 전후로 사찰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반드시 정확한 날짜와 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천년의 역사와 주변 볼거리

운문사 가을 모습
운문사 가을 모습 / 사진=청도군 공식 블로그 이수이

불확실한 은행나무 개방일에 연연하지 않아도 운문사는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이 사찰은 대한불교 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의 말사로, 그 역사는 신라 진흥왕 시기(560년)에 한 신승이 창건한 것으로 시작된다.

특히 고려 태조 왕건이 후삼국 통일에 기여한 보양국사에게 감사의 뜻으로 937년 ‘운문선사’라는 사액을 내리고 전지 500결의 토지를 하사한 기록이 남아있다. 이는 운문사가 단순한 종교 시설을 넘어 한국 불교사와 정치사의 중요한 무대였음을 증명한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사찰 입구의 고요한 솔숲 길을 천천히 걷거나, 사찰 남쪽에 위치한 운문댐의 탁 트인 풍경을 함께 즐기는 것도 좋다. 특히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아침 시간대 운문댐의 풍경은 사찰과는 또 다른 청도의 매력을 보여준다.

처진소나무
처진소나무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또한, 운문사의 부속 암자인 사리암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코스이다. 정적 속에 자리한 작은 암자와 그곳에서 내려다보는 산세가 어우러져 완벽한 평화를 선사한다.

복잡한 단풍 명소를 피해 고요한 가을을 누리고 싶다면, 입장료 부담까지 사라진 청도 운문사가 현명한 답이 될 수 있다.

500년 처진소나무의 깊은 울림을 먼저 체험하고, 화제의 400년 은행나무 개방 소식은 조금 더 여유롭게 기다려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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