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요약
- 제주시 구좌읍에 위치한 청굴물은 연중 약 15도의 차가운 용천수가 솟아나는 반원형 구조의 무료 노천탕 유적입니다.
- 원형 수조의 온전한 형태와 투명한 물빛을 감상하려면 국립해양조사원 홈페이지에서 당일 간조 시간을 확인하고 방문해야 합니다.
- 오전 중 해가 높이 떴을 때 방문하면 수면 색감이 가장 뚜렷하며 김녕해수욕장이나 세기알해변과 묶어 동쪽 드라이브 코스로 추천합니다.
6월의 제주 해안은 눈이 부시다. 뜨거운 햇살이 수면을 두드리는 오전, 김녕 앞바다 한편에는 바닷물 한복판에서 솟아나는 차가운 샘이 고여 있다. 손을 담그는 순간, 여름의 열기가 한순간에 걷히는 느낌이다. 약 15℃ 안팎의 수온이 연중 일정하게 유지되는 이 장소는 뜨거운 여름일수록 더 선명하게 빛난다.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수온만이 아니다. 원형 수조가 반으로 갈라진 독특한 구조, 바다를 배경으로 수조 끝에 걸터앉아 촬영하는 구도가 SNS에서 잇따라 화제를 모으며 김녕을 찾는 여행자라면 반드시 들르는 장소가 됐다. 입장료도, 별도 운영 시설도 없는 자연 공간이라는 사실이 더욱 놀랍다.
청굴물은 제주 동쪽 해안 여행의 숨은 핵심 포인트다. 만조와 간조에 따라 수조가 드러나기도 잠기기도 하는 까닭에, 방문 시점을 잘 골라야 진짜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청굴동 옛 이름에서 이어진 용천수 물통의 역사

청굴물(제주시 구좌읍 김녕로1길 75-1 인근)은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청수동 해안에 자리한 용천수 수조다. 이 동네는 예전에 ‘청굴동’으로 불렸으며, 지금의 ‘청수동’이라는 지명으로 바뀐 뒤에도 옛 이름에서 비롯된 ‘청굴물’이라는 명칭이 그대로 살아남아 오늘에 이른다.
용천수는 땅속을 흐르던 지하수가 바다 가까이에 이르러 자연적으로 솟아나는 물로, 제주 해안에서는 낯설지 않은 지형 요소다.
청굴물은 구좌 지역 주민들이 오랫동안 이 물을 길어 생활용수로 쓰고, 노천탕 형태로 몸을 씻거나 더위를 식히던 장소였다. 남녀를 구분해 쓸 수 있도록 커다란 원형 수조를 반으로 나눈 구조가 그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으며, 지금도 수조의 형태는 그 시절 모습 그대로다.
수조 끝에 앉으면 완성되는 김녕 앞바다 프레임

현재의 청굴물은 풍경 자체가 사진이 된다. 반원형 수조의 끝에 걸터앉으면 시야 정면으로 김녕 앞바다의 짙은 파란색이 펼쳐지고, 발아래로는 투명하고 차가운 용천수가 담겨 있다. 맑은 날 햇빛이 수면에 곧게 내려꽂히는 시간대에는 물속까지 선명하게 보여 색감이 가장 뚜렷하게 살아난다.
이 구도가 SNS에 퍼지면서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했으며, 수조에 발을 담그며 여행의 피로를 녹이는 체험까지 더해져 단순한 포토 스폿을 넘어선 공간이 됐다.
김녕 일대 해안 용천수 중에서도 수온이 특히 낮은 편으로 알려져 있어 여름철이면 물놀이와 피서를 겸한 방문객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 한편 청굴물은 김녕 지질·지오트레일 A코스 구간에도 포함된 해안 지형 포인트로, 트레일을 걷는 방문객에게는 중간 거점 역할을 한다.
물때에 따라 달라지는 수조의 얼굴

청굴물을 제대로 보려면 조석 시간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만조가 되면 바닷물이 차올라 수조 대부분이 잠기고, 간조(썰물) 시간대가 되어야 원형 수조의 형태가 온전히 드러난다.
수조의 투명한 물빛과 반으로 나뉜 구조를 눈에 담고 싶다면 썰물 시간에 맞춰 방문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 햇빛 각도까지 고려해 오전 중 해가 높이 뜬 시간대를 노린다면 수면과 수중 색감이 가장 아름답게 드러난다. 물때표는 국립해양조사원 홈페이지 또는 관련 앱에서 미리 확인할 수 있으며, 방문 전 당일 간조 시간을 확인해두는 것만으로 전혀 다른 청굴물을 경험할 수 있다.
상시 무료 개방, 인근 해변과 함께 엮는 동쪽 코스

청굴물은 입장료 없이 연중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별도의 매표소나 출입 통제 시설이 없다. 운영시간 제한도 없어 간조 시간이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에 맞더라도 방문이 가능하다.
인근에는 김녕해수욕장과 세기알해변, 김녕 마을 일대 공예·벽화 거리가 이어지며, 해안도로를 따라 동쪽으로 이동하면 월정해수욕장까지 연결된다.
마을에서 운영하는 카페나 회관 등 편의시설도 인근에 있어 간단한 음료나 화장실 이용이 가능하다. 제주 동쪽 해안 드라이브 또는 도보 트레일과 묶어 하루 코스로 구성하기에 부담이 없는 장소다.

제주의 용천수 문화는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니라 오랜 시간 섬사람들의 삶을 지탱해온 생활의 흔적이다. 청굴물은 그 역사가 현재의 풍경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는 곳으로, 시원한 물과 아름다운 경관이 하나의 장소에서 만난다.
6월부터 무더위가 시작되는 지금, 물때와 날씨 두 가지만 맞아떨어지면 청굴물은 어떤 관광지보다 강렬한 기억을 남긴다. 김녕 앞바다를 배경 삼아 발을 담그고 싶어진다면, 지금이 그 타이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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