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요약
- 춘천 청평사는 소양호 선착장에서 왕복 10,000원의 여객선을 타고 15분간 물길을 건너 진입하는 독특한 여정의 사찰입니다.
- 고려 광종 때 창건되어 보물 제164호 회전문과 당나라 공주 설화가 얽힌 공주탑 등 천 년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 입장료는 무료이며 소형차 주차비는 2,000원으로, 여름철에는 아홉 가지 소리가 나는 구성폭포 계곡과 고려선원 원림이 추천 코스입니다.
소양호 수면 위로 산안개가 낮게 깔리는 이른 아침, 작은 여객선 한 척이 선착장을 떠난다. 육로가 아닌 물길로도 이동해서 닿을 수 있는 절이 있다는 사실은, 처음 듣는 이에게 언제나 의외로 다가온다. 15분쯤 흐르면 울창한 오봉산 기슭이 눈앞에 펼쳐지고, 그 품 안에 조용히 자리를 잡은 사찰이 모습을 드러낸다.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소양호 너머에 자리한 청평사는 ‘섬 속의 절’이라는 별칭 그대로, 수면에 둘러싸인 지형 덕분에 독특한 접근 방식으로 유명하다.
고려 광종 24년인 973년에 처음 세워진 이래 천 년이 넘는 시간을 품어온 이곳은, 맑은 계곡과 고려시대 원림, 당나라 공주 설화가 어우러진 복합 문화 공간이기도 하다. 여름이면 짙은 녹음이 계곡 가득 드리우며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꾸준히 사랑받는 곳이다.
소양댐 선착장에서 15분, 오봉산 기슭의 사찰

청평사(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북산면 오봉산길 810)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3교구 신흥사의 말사로, 오봉산 능선이 병풍처럼 둘러선 계곡 안쪽에 자리한다.
사찰에 닿는 가장 인상적인 방법은 소양댐 선착장에서 여객선을 이용하는 것으로, 수면 위를 약 15분 달리면 선착장에서 내려 숲길을 따라 경내로 들어설 수 있다. 육로 접근도 가능하지만, 소양호 물길을 건너 절 마당에 발을 딛는 경험 자체가 이미 청평사 여행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선박 이용 요금은 편도 6,000원, 왕복 10,000원이며 현장 운임은 변동 가능성이 있어 방문 전 재확인을 권한다.
973년에서 오늘까지, 네 번 이름을 바꾼 사찰

청평사의 역사는 고려 광종 24년(973년) 영현선사가 오봉산 일원에 백암선원을 세우면서 시작됐다. 이후 고려 문종 22년(1068년)에 이의가 폐사 상태의 절을 고쳐 보현원으로 다시 열었고, 선종 6년(1089년)에는 이의의 아들 이자현이 벼슬을 내려놓고 이곳에 은거하면서 절 이름을 문수원으로 바꿨다.
이자현은 이후 37년을 이곳에 머물며 계곡 일원에 암자·정자·연못을 조성했는데, 이 원림이 오늘날 ‘고려선원’으로 불리는 정원의 뿌리다.
조선 명종 대에 이르러 보우대사가 절을 다시 지으면서 청평사라는 현재 이름이 확립됐으며, 한국전쟁으로 극락보전을 포함한 많은 전각이 소실됐다가 1970년대 이후 중창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보물 제164호 회전문과 당나라 공주 설화의 연결

청평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축물은 보물 제164호로 지정된 회전문이다. 다른 전각들이 전쟁의 불길 속에 사라질 때도 홀로 남아 고려시대의 기품을 전하는 이 문에는 전설이 얽혀 있다.
당나라 태종의 딸 평양공주가 상사뱀에 시달리다 오랜 방랑 끝에 이곳에 이르렀고, 공주굴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공주탕에서 몸을 씻고 가사를 지어 올리자 상사뱀이 해탈해 윤회를 벗었다는 이야기다. 이 공덕을 기념해 세운 탑이 공주탑, 상사뱀이 윤회를 벗어난 자리에 세운 문이 회전문이라는 명칭 유래로 이어진다.
또한 경내에는 강원도 기념물 제55호인 청평사지와 강원도 문화재자료 제8호 삼층석탑, 이자현의 부도 등 다양한 문화유산이 함께 남아 있다.
이용 요금·교통·계절별 방문 안내

청평사는 연중무휴로 상시 개방되며, 입장요금은 무료이다. 소형 차량 주차비는 2,000원이며, 문의는 033-244-1095 또는 033-240-1625로 가능하다.
고려선원 원림은 구성폭포에서 오봉산 정상 부근까지 약 9천여 평 규모로 펼쳐지는데, 여름이면 계곡 물소리와 짙은 녹음이 한데 어우러져 도심의 열기를 잊게 한다.
구성폭포는 주변 소나무 아홉 그루에서 이름이 비롯됐다는 설과 아홉 가지 폭포 소리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함께 전해지며, 폭포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면 그 소리만으로도 더위가 가신다. 홈페이지(http://cheongpyeongsa.co.kr)에서 운영 정보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천 년을 넘긴 사찰 역사, 고려시대 원림의 흔적, 그리고 설화 속 인물들의 이름을 그대로 간직한 지명들은 청평사를 단순한 사찰 탐방지 이상의 공간으로 만든다. 문화재의 밀도와 이야기의 깊이가 작은 계곡 하나에 이렇게 촘촘히 담긴 곳은 흔치 않다.
소양호 수면 위에서 서서히 가까워지는 오봉산의 여름 초록이 지금 절정을 향해 짙어지고 있다. 배를 타고 물 위를 건너 설화의 시간 속으로 들어서는 경험은, 이 계절 그 어느 목적지보다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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