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끝나도 끝이 아니다”… 지금부터 피기 시작한 겹벚꽃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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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 청룡사 겹벚꽃 축제 4월 20일까지

사천 청룡사 겹벚꽃
사천 청룡사 겹벚꽃/ 사진=경상남도 블로그

벚꽃이 지고 나면 봄이 끝난 줄 알았던 이들에게, 이제는 ‘겹벚꽃’이란 또 다른 봄의 전령이 기다리고 있다. 특히 경남 사천시 와룡산 자락에 위치한 청룡사는 이 시기에만 만날 수 있는 겹벚꽃 장관으로 매년 봄, 방문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올해로 4회를 맞이한 청룡사 겹벚꽃 축제는 4월 20일까지 계속되며, 단풍보다 화려하고 벚꽃보다 늦게 피어 더욱 특별한 봄의 순간을 선사한다. 자연과 전통, 예술이 어우러진 이 축제는 단순한 꽃놀이 이상의 여운을 남긴다.

청룡사 겹벚꽃 축제

사천 청룡사
사천 청룡사/ 사진=경상남도 블로그

사천의 대표적인 봄 명소로 손꼽히는 청룡사는 매년 4월 중순이 되면 늦게 피는 겹벚꽃으로 절정을 맞는다. 일반 벚꽃이 지고 나서야 꽃망울을 터뜨리는 겹벚꽃은 그 풍성한 꽃잎과 깊은 색감으로 오히려 더 긴 여운을 남긴다.

청룡사는 원래 와룡산의 산내 암자인 진불암의 옛터로, 약 40년 전 장룡스님이 청룡사를 새롭게 설립하며 직접 진입로를 따라 터널 형태로 겹벚꽃을 심었다. 그 세월이 켜켜이 쌓여 지금의 겹벚꽃 터널이 되었고, 그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마치 극락을 거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극락의 계단
극락의 계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번 축제에서는 단연 눈에 띄는 포토존이 방문객들의 카메라를 멈추게 한다. ‘극락의 계단’이라 불리는 대표 포토존 외에도 올해는 새로운 포토존이 추가되어 더 다채로운 인생샷을 남길 수 있다. 겹벚꽃으로 뒤덮인 길 위에서 찍는 사진은 그 자체로 한 편의 회화 같다.

청룡사 겹벚꽃 축제
청룡사 겹벚꽃 축제/ 사진=경상남도 블로그

뿐만 아니라 4월 13일에는 축제의 의미를 한층 더 깊게 만들어줄 특별한 행사들이 마련되어 있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당시 와룡산 승군들의 호국정신을 기리는 호국승병재, 그리고 봄바람에 어울리는 겹벚꽃음악회가 그것이다.

역사와 음악이 어우러진 이 하루는, 단순한 봄꽃 구경을 넘어 청룡사의 존재를 더 의미 있게 만들어준다.

겹벚꽃×릴랙스 위크

청룡사 돌담 겹벚꽃
청룡사 돌담 겹벚꽃/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겹벚꽃 아래에서 열리는 또 하나의 즐거움은 바로 ‘겹벚꽃×릴랙스 위크’ 마켓이다. 청룡사라는 고즈넉한 공간과 어우러진 이 마켓은 단순한 플리마켓을 넘어선다. 이곳에서는 도자기, 다구, 서각, 싱잉볼(울림그릇) 등 힐링과 명상에 어울리는 감성 아이템들을 직접 보고, 만지고, 구매할 수 있다.

특히 싱잉볼의 맑고 깊은 소리는 바쁜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짧지만 깊은 쉼을 선사한다. 조용한 산사 속, 꽃비처럼 흩날리는 겹벚꽃 아래에서 만나는 이 작은 장터는 ‘힐링’이라는 단어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

겹벚꽃 축제
겹벚꽃 축제/ 사진=청룡사

와룡산 자락에서 피어난 겹벚꽃 아래, 역사와 자연, 예술과 쉼이 하나가 되는 축제. 올해 봄, 청룡사에서 단 하루라도 그 길을 걸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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