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 벌써 빨간 단풍이?”… 제주까지 안 가도 만나는 비밀의 붉은 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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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청산수목원에서 만나는 홍가시

태안 청산수목원 홍가시나무 포토존
태안 청산수목원 홍가시나무 포토존 / 사진=태안 공식 블로그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는 5월, 충남 태안군 남면에 위치한 청산수목원은 그 어느 계절보다도 강렬한 색으로 방문객을 맞이한다.

특히 홍가시나무는 흔히 제주에서나 볼 수 있는 식물로 알려져 있지만, 멀리 제주까지 가지 않고도 태안에서 그 절정을 감상할 수 있다. 초록 숲 사이로 붉게 타오르는 홍가시나무의 물결은 연분홍 벚꽃이나 진초록의 소나무와는 또 다른, 생동감 넘치는 붉은 풍경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도심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이 색채의 대조는 마치 유럽의 가을 정원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태안 청산수목원 홍가시나무
태안 청산수목원 홍가시나무 / 사진=태안 공식 블로그

청산수목원에서 5월을 상징하는 대표 식물은 단연 홍가시나무다. 일반적인 수목원에서 볼 수 있는 초록 중심의 풍경과는 달리, 이곳에서는 붉은빛이 주인공이다.

홍가시나무는 잎이 붉게 돋는 봄철에 그 진가를 발휘하는데, 청산수목원에서는 이를 조성된 산책로와 조화롭게 배치해 압도적인 시각 경험을 선사한다.

태안 청산수목원
태안 청산수목원 / 사진=태안 공식 블로그

특히 황금 메타세쿼이아 길과 이어지는 구간에는 붉은 잎을 머금은 홍가시나무들이 양쪽으로 늘어서 있어, 그 사이를 걷는 것만으로도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반짝이는 붉은 잎사귀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카메라 셔터를 멈출 수 없게 만든다. 실제로 SNS에서 ‘청산수목원 홍가시나무’를 검색하면 수많은 사진과 인증샷들이 이 장면의 인기를 말해준다.

태안 청산수목원 홍가시나무 포토스팟
태안 청산수목원 홍가시나무 포토스팟 / 사진=태안 공식 블로그

홍가시나무의 풍경이 인상적인 청산수목원이지만, 이곳의 진짜 매력은 자연과 예술이 절묘하게 어우러졌다는 데 있다.

200여 종 습지식물을 품은 수생식물원이자 테마정원인 이곳은 밀레, 고흐, 모네 등 명화 속 장면을 정원으로 옮겨놓은 듯한 공간 구성으로도 유명하다.

붉은 홍가시나무 숲 사이사이로 배치된 예술가들의 조형물은 자연 속에서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태안 청산수목원 홍가시나무 전경
태안 청산수목원 홍가시나무 전경 / 사진=태안 공식 블로그

청산수목원은 사계절 내내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곳이지만, 특히 5월은 다른 계절과 확연히 구분된다. 봄의 끝자락과 초여름의 시작이 맞물리는 시기, 다양한 식물들이 활기를 띠기 시작하는 때이기도 하다.

그중에서도 홍가시나무는 단연 돋보인다. 다른 식물들이 초록빛을 채우기 시작할 무렵, 홍가시나무는 붉은 새잎을 활짝 피워 대조적인 색감을 자아낸다.

태안 청산수목원 항공샷
태안 청산수목원 항공샷 / 사진=태안군

붉은 잎이 하늘을 가리는 산책로, 물가에 비치는 선명한 반영, 고흐와 모네의 흔적이 묻어나는 정원까지. 청산수목원의 5월은 단순한 계절의 흐름이 아닌, 감각의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한다.

자연이 선사하는 색채의 향연 속에서 나를 돌아보고, 일상의 무게를 덜어내는 시간. 그 속에 붉은 홍가시나무 풍경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올해 5월, 일상에서 벗어나 감각의 쉼표가 필요하다면 충남 태안군 남면 청산수목원으로 향해보자. 붉은 숲 사이를 걷는 그 순간이, 예상치 못한 위로와 영감을 안겨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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