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300만 명이 몰린 게 아니네”… 유네스코가 2번 인정한 절벽 3.6km 트레킹 코스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
현무암 협곡을 걷는 특별한 경험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이른 봄, 강원도 깊숙한 골짜기에 아직 차가운 기운이 남아 있을 무렵이면 한탄강 협곡은 조용히 깨어난다. 절벽 아래로 흐르는 강물 소리가 겨우내 쌓인 정적을 걷어 내고, 현무암 기둥 사이로 야생화가 하나둘 고개를 내민다. 도심의 번잡함과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르는 곳이다.

이 협곡은 2020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됐으며, 2024년에는 재인증을 받아 2027년까지 공식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에서 네 번째로 지정된 세계지질공원이라는 사실이 이 땅이 품은 지질학적 가치를 단적으로 말해 준다.

순담계곡에서 시작되는 협곡 잔도의 입지와 역사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 계곡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 계곡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순담길 103)은 한탄강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내 갈말읍 일대에 자리한 잔도형 트레킹 코스다. 총 연장 3.6km, 폭 1.5m의 좁은 길이 현무암 주상절리 절벽에 바짝 붙어 이어지며, 일부 구간은 말 그대로 허공 위를 걷는 구조다.

2021년 11월 19일 개장 이후 4년여 만에 누적 관광객 300만 842명을 기록하며 강원도를 대표하는 지질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수십만 년 전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현무암 협곡이 배경인 만큼, 단순한 산책로 이상의 지구 역사를 걷는 경험을 선사한다.

허공 위 180m 은하수교와 코스별 볼거리

철원 한탄강 은하수교
철원 한탄강 은하수교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잔도 한가운데를 잇는 은하수교는 연장 180m, 폭 3m의 1주탑 비대칭 현수교다. 철원의 마스코트인 두루미 형상을 디자인 모티프로 삼았으며, 강화유리 스카이워크 패널과 알루미늄 메시 보드가 설치되어 발아래로 협곡과 강물이 그대로 내려다보인다.

코스는 크게 두 구간으로 나뉘는데, 1코스는 동송읍 장흥리 방면, 2코스는 갈말읍 상사리 방면으로 이어지며 은하수교가 두 코스를 연결한다.

봄에는 협곡 사이로 야생화가, 가을에는 단풍이 물들고, 겨울에는 주상절리 위로 눈과 얼음이 덮여 계절마다 전혀 다른 표정을 보여 준다. 특히 2022년에는 ‘한국관광의 별’에 선정되며 공신력까지 더했다.

지역경제로 이어진 300만 명의 발걸음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을 걷는 시민들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을 걷는 시민들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누적 입장권 수입 224억 5,000만 원, 철원사랑상품권 환급액만 109억 원에 달한다. 입장료에서 돌아오는 상품권 환급이 지역 내 소비로 이어지는 구조 덕분에 잔도 하나가 철원 경제 전반을 움직이는 힘이 됐다.

관광객 증가 속도도 주목할 만하다. 200만 명 돌파(2024년 4월)까지 약 2년 5개월이 걸린 반면, 200만에서 300만 명까지는 약 22개월로 방문 속도가 빨라지는 추세다. 음식물, 반려동물, 자전거·킥보드 반입은 금지되며, 호우주의보 발효 시 운영이 중단되므로 방문 전 기상 상황 확인이 필요하다.

이용 시간·요금·접근성 안내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 풍경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 풍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운영 시간은 하절기(3~11월) 오전 9시~오후 4시, 동절기(12~2월) 오전 9시~오후 3시다. 매주 화요일과 1월 1일, 설날 당일, 추석 당일은 휴무다. 입장료는 대인 개인 1만 원(단체 8,000원), 소인(7~18세) 개인 4,000원(단체 3,000원)이며, 철원사랑상품권으로 대인 5,000원, 소인 2,000원을 돌려받는다.

철원군민, 만 6세 이하(가족 동반), 3자녀 이상 가구 등은 입장료가 면제된다. 순담 매표소 문의는 0507-1431-2225, 드르니 매표소는 0507-1374-9825로 가능하다. 서울에서 자동차로 1시간 30분~2시간 거리이며, 매표소별 전용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 스카이워크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 스카이워크 / 사진=철원군

300만 명이 선택한 데는 이유가 있다. 유네스코가 인정한 지질 가치 위에 아슬아슬한 잔도 체험, 두루미 형상의 현수교, 계절을 달리하는 협곡 풍경이 한데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현무암 기둥이 만들어 낸 수직의 협곡 위를 걸으며 지구의 시간 앞에 서고 싶다면, 봄 야생화가 피어나는 지금이 한탄강으로 향할 가장 좋은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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