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빛 물결이 끝도 없어요”… 주말마다 사진 찍으러 몰리는 ‘무료’ 핑크뮬리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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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보 생태공원
낙동강을 따라 펼쳐지는 핑크뮬리 명소

칠곡보 생태공원 전경
칠곡보 생태공원 전경 / 사진=칠곡 공식블로그 장은희

매년 9월 말, 경상북도 칠곡군의 공기는 사뭇 달라진다. 6·25 전쟁 당시 조국의 운명을 걸었던 낙동강 방어선, 그 치열했던 역사의 현장이 거대한 평화의 축제장으로 변모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대표 호국 문화 축제인 낙동강 세계평화 문화 대축전이 임박한 지금, 축제의 서막은 이미 다른 방식으로 조용히, 하지만 화려하게 오르고 있다. 바로 축제의 주 무대인 칠곡보 생태공원을 온통 분홍빛으로 물들이는 핑크뮬리 군락이 그 주인공이다.

호국의 언덕에서 피어난 평화의 물결

칠곡보 생태공원 핑크뮬리
칠곡보 생태공원 핑크뮬리 / 사진=칠곡 공식블로그 장은희

칠곡보 생태공원은 경상북도 칠곡군 석적읍 중지리 552,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 우안에 자리한 드넓은 시민의 휴식처다. 이곳이 가을에 더욱 특별해지는 이유는, 공원 한편을 가득 채운 핑크뮬리 군락 너머로 보이는 칠곡호국평화기념관의 실루엣 때문이다.

치열했던 전투의 역사를 기억하는 기념관을 배경으로, 바람에 따라 부드럽게 넘실대는 분홍빛 물결은 마치 전쟁의 상흔을 어루만지는 평화의 손길처럼 느껴진다.

칠곡보 생태공원
칠곡보 생태공원 / 사진=칠곡 공식블로그 이정옥

이곳의 핑크뮬리는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호국’과 ‘평화’라는 칠곡의 정체성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상징적 풍경이 된다. 이는 아기자기한 테마파크형으로 조성된 칠곡의 또 다른 유료 핑크뮬리 명소 ‘가산수피아’와는 전혀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가산수피아가 잘 꾸며진 동화 속 한 장면 같다면, 칠곡보 생태공원핑크뮬리는 낙동강의 탁 트인 자연과 숭고한 역사를 품에 안은 한 편의 서사시와 같다. 이 모든 풍경을 누구나 무료로 누릴 수 있다는 점은 이곳의 가장 큰 미덕이다.

축제의 배경, 그리고 생태적 화두

경상북도 칠곡보 생태공원
경상북도 칠곡보 생태공원 / 사진=칠곡 공식블로그 장은희

이 공원은 매년 9월 말에서 10월 초 사이 열리는 낙동강 세계평화 문화 대축전의 핵심 공간이다. 축제 기간이 되면 이곳은 각종 공연과 전시, 체험 프로그램으로 활기가 넘치지만, 바로 지금, 축제를 며칠 앞둔 이 시점이야말로 고요함 속에서 핑크뮬리와 낙동강, 그리고 호국의 역사가 빚어내는 장엄한 풍경을 오롯이 감상할 최적기다.

흥미롭게도, 평화와 공존을 이야기하는 이 공간의 주인공인 핑크뮬리는 미국 원산지의 외래종으로, 환경부 지정 ‘생태계 위해성 2급’ 생물이기도 하다. 이는 당장 제거해야 할 교란종은 아니지만, 우리 자연에 미치는 영향을 꾸준히 지켜봐야 하는 ‘관찰 대상’임을 의미한다.

머나먼 땅에서 온 식물이 역사의 현장에서 평화의 상징으로 사랑받는 모습은, 우리에게 다양한 존재와의 공존에 대한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방문자를 위한 가장 확실한 꿀팁

칠곡 핑크뮬리
칠곡 핑크뮬리 / 사진=칠곡 공식블로그 이정옥

칠곡보 생태공원으로의 가을 나들이를 계획했다면, 몇 가지 팁을 기억해두자. 입장료와 주차료는 모두 무료다. 주차는 공원 공식 주차장도 넓지만, 오직 핑크뮬리 군락만을 집중적으로 즐기고 싶다면 내비게이션에 ‘칠곡보통합관리센터’를 검색하는 것이 현명하다. 핑크뮬리 밭 바로 옆이라 접근성이 월등히 뛰어나다.

공원에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와 잔디밭, 낙동강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달릴 수 있는 자전거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가족 단위 나들이객에게 안성맞춤이다. 더 자세한 정보나 축제 관련 문의는 칠곡군청 문화관광과(054-979-6093)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올가을, 그저 유행을 따르는 ‘인생샷’을 넘어 당신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남길 풍경을 찾고 있다면 칠곡으로 향하자. 역사의 강은 흐르고, 그 강변에 피어난 분홍빛 평화의 물결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축제의 함성보다 더 큰 감동이, 바로 지금 그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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