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억 톤이 전부 여기 담겼다”… 국내 최대 규모 댐을 품은 드라이브·산책 명소

입력

소양강댐, 수도권 물의 45%를 책임지는 춘천의 랜드마크

소양강댐 풍경
소양강댐 풍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우창민

산 아래 계곡을 따라 찬 기운이 아직 남아 있지만, 낮이 길어지는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 이른 봄의 빛이 수면 위로 조심스럽게 번지고, 겨울 내내 고요했던 호숫가에 조금씩 온기가 돌기 시작한다. 강원도 춘천의 산줄기 사이, 거대한 물길이 계절의 전환을 가장 먼저 품는 곳이 있다.

높이 123m, 제방 길이 530m의 사력댐이 이 고요함을 만들어낸다. 흙과 자갈, 암석을 쌓아 올린 이 구조물은 준공 당시 세계 4위 규모였으며, 현재도 세계 5위 사력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총저수량 29억 톤은 국내 어떤 댐도 따라오지 못하는 수치다.

수도권 필요 물의 45%를 공급하며 반세기 넘게 제 자리를 지켜온 이 댐은, 수치를 넘어 하나의 풍경으로 남는다. 겨울이 물러나는 이 시기, 한적한 댐 위에서 봄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특별한 경험이 기다린다.

소양강댐의 역사와 압도적인 입지

춘천 소양강댐
춘천 소양강댐 / 사진=ⓒ한국관광공사 우창민

소양강댐(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신북읍 신샘밭로 1128)은 소양강 계곡을 가로막아 1973년 10월 준공된 국내 최대 다목적댐이다.

북한강 유역에서 유일한 다목적댐으로, 춘천시와 동면 사이 좁은 협곡을 천연 기초로 삼아 세워졌다. 당초 콘크리트 중력식으로 설계되었으나 철근·시멘트 수급난과 수송비 절감을 고려해 사력댐 공법으로 전환되었으며, 이 결정으로 공사비를 3분의 1 수준인 약 290억 원으로 낮출 수 있었다.

완공된 댐 뒤편으로 수면 직선거리 60km에 이르는 소양호가 형성되었으며, 그 물줄기는 춘천시·양구군·인제군 세 개 시·군에 걸쳐 뻗어 있다.

댐정상길 산책과 소양호 유람선 체험

소양호과 유람선
소양호과 유람선 / 사진=ⓒ한국관광공사 우창민

댐 위를 직접 걷는 댐정상길은 방문객에게 가장 인상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댐 우안 입구에서 출발해 팔각정(수연정) 전망대까지 왕복 약 2.5km를 걷는 코스로, 한쪽은 수십 미터 아래 방류 수로가, 반대편은 광활한 소양호 수면이 펼쳐진다.

봄 햇살이 수면에 반사되기 시작하는 이맘때 걷기 좋은 코스이며, 기상 상황에 따라 개방이 제한될 수 있어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

댐 선착장에서는 청평사로 가는 유람선과 소양호를 둘러보는 두 가지 코스를 운행하며, 고려 시대 사찰인 청평사까지 닿는 코스가 특히 인기가 높다.

소양강댐 물문화관과 준공기념탑

소양강처녀상
소양강처녀상 / 사진=ⓒ한국관광공사 우창민

댐 선착장 인근에는 소양강댐 물문화관이 자리하고 있다. 수몰 마을과 주민의 기록, 물의 순환과 이용 과정, 소양강댐의 역할을 전시 형태로 풀어내며 댐이 지닌 역사적 무게를 직접 체감할 수 있게 한다.

물문화관 옆으로는 소양강댐 준공기념탑과 소형 소양강처녀상이 함께 서 있어 댐의 역사적 맥락을 이어주는 셈이다. 3월 초는 방문객이 아직 많지 않은 시기로, 전시물을 여유롭게 둘러보기에 적합하다.

댐 진입로 주변으로는 춘천 닭갈비 전문점과 카페가 밀집해 있어 방문 후 식사 코스로 연결하기 좋다.

운영 정보와 이용 안내

소양강댐 모습
소양강댐 모습 / 사진=ⓒ한국관광공사 우창민

댐정상길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방되며, 물문화관은 매주 월요일 휴관하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무료로 운영된다.

청평사 왕복 요금은 대인 기준 약 10,000원이며, 소양호 유람선은 대인 기준 약 15,000원 수준이다.

댐 주차장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대중교통 이용 시 경춘선 ITX를 타고 춘천역에서 하차한 뒤 11번 또는 12번 버스로 환승하면 약 30~40분 만에 도착한다.

소양강댐 가는 길
소양강댐 가는 길 / 사진=ⓒ한국관광공사 강원지사

소양강댐은 수치로만 기억되기엔 너무 많은 것을 품고 있다. 반세기 넘게 수몰된 마을의 기억을 안고, 수도권의 갈증을 채우며, 봄이 오는 계절이면 수면 위로 새로운 빛을 받아들이는 공간이다.

진입로 벚나무에 꽃망울이 맺히기 전, 3월의 소양강댐은 아직 호젓하다. 봄이 완전히 물드는 시간을 앞두고, 가장 고요한 풍경을 먼저 품고 싶다면 지금이 적기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