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석장이었는데 이런 절경이라니”… 에메랄드빛 호수와 절벽 만나는 무료 명소

입력

안산 대부광산 퇴적암층
채석장에서 탄생한 백악기 시간 여행지

안산 대부광산 퇴적암층
안산 대부광산 퇴적암층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해 바람이 갯벌 냄새를 싣고 올라오는 계절, 대부도 끝자락에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초록 갈대밭도, 해산물 포장마차도 아닌, 7,000만 년 전 지구의 단면이 그대로 드러난 절벽이 방문자를 맞이하는 것이다.

이 공간이 처음부터 명소였던 것은 아니다. 오랫동안 암석을 캐내던 채석장이었으나, 1999년 암석 채취 작업 중 공룡 발자국이 발견되며 전혀 다른 가치를 인정받게 되었다. 2003년 경기도 기념물 제194호로 지정되면서, 산업 현장은 중생대 백악기 지질 유산으로 탈바꿈했다.

채석장에서 지질 명소로 변모한 대부광산퇴적암층의 역사

안산 대부광산 퇴적암층 모습
안산 대부광산 퇴적암층 모습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안산 대부광산 퇴적암층(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남동 1074-4)은 대부도 남쪽 해안 인근에 자리한 경기도 지정 지질 문화유산이다. 과거 채석장으로 운영되던 이곳은 1999년 암석 채취 중 공룡 발자국 화석이 발견되며 학술적 가치가 크게 부각되었다.

2003년 9월 경기도 기념물 제194호로 정식 지정되면서 개발과 훼손으로부터 보호받기 시작했으며, 채석 당시 만들어진 인공 호수는 지금도 원형 그대로 남아 퇴적암 절벽과 함께 이 공간의 상징적 풍경을 이룬다.

서해 특유의 해풍이 드나드는 지형 위에 수천만 년의 지층이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어, 지질학적 시간과 근현대 산업의 흔적이 교차하는 보기 드문 장소다.

백악기 공룡 발자국과 퇴적층이 담긴 지질학적 가치

안산 대부광산 퇴적암층 항공샷
안산 대부광산 퇴적암층 항공샷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곳의 핵심은 약 7,000만 년 전 중생대 후백악기에 형성된 퇴적층 단면이다. 절벽 표면에는 응회암질 사암과 이암, 화산암체가 뚜렷한 층리를 이루며 쌓여 있으며, 지층이 변화하는 구간마다 당시 환경의 변화가 그대로 새겨져 있다.

조각류 초식공룡인 카리리크니움의 발자국 화석 20여 개가 확인되었고, 식물화석 클라도플레비스도 발견되어 백악기 생태계의 흔적을 입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전망데크와 탐방로가 정비되어 있어 호수와 퇴적암층 전체를 안전하게 조망할 수 있으며, 화석 산출 지점 인근까지 접근이 가능해 현장감 있는 탐방이 이루어진다.

문화행사와 인근 연계 명소

안산 대부광산 퇴적암층 풍경
안산 대부광산 퇴적암층 풍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매년 잔디광장에서 안산시 주관 음악회 등 문화예술 행사가 열려, 지질 탐방과 야외 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복합 공간으로 기능한다. 대부광산퇴적암층을 기점으로 인근 명소와 이어지는 코스도 매력적이다.

화성 고정리 공룡알화석산지는 공룡 발자국에서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다음 목적지이며, 탄도항과 누에섬은 서해 낙조를 배경으로 한 여운 깊은 마무리 코스로 손꼽힌다. 지질 유산 탐방 뒤 갯벌과 바다가 어우러지는 풍경을 끝으로 하루를 정리하는 동선이 많은 방문자에게 선택받고 있다.

무료 입장과 공영주차장 운영 안내

안산 대부광산 퇴적암층 호수
안산 대부광산 퇴적암층 호수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입장료는 별도로 없으며, 공영주차장도 무료로 운영되어 경제적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 운영시간은 연중무휴 상시 개방이나, 일몰 이후와 기상 악화 시에는 안전을 위해 출입이 통제된다. 서울 기준 자동차로 1시간 내외 소요되며, 수도권 전철 4호선 안산역 또는 시흥시청역에서 버스를 이용해 접근할 수 있다.

대부도 진입 후 내비게이션으로 ‘대부광산 퇴적암층’을 검색하면 주차장까지 안내된다. 탐방로가 정비되어 있으나 암석 표면이 고르지 않은 구간이 있으므로 미끄럼 방지 신발을 갖추고 방문하는 편이 좋다.

안산 대부광산 퇴적암층 호수 풍경
안산 대부광산 퇴적암층 호수 풍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채석장이라는 상처 위에서 오히려 시간의 깊이가 드러난 이 공간은, 지질학적 기록과 생태 풍광이 겹쳐진 보기 드문 명소다. 공룡 발자국이 새겨진 절벽 앞에 서면 교과서 속 백악기가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며, 인공 호수가 만들어낸 잔잔한 수면이 그 감동을 한층 고요하게 감싸 안는다.

억겁의 지층 앞에 잠시 멈춰 서고 싶다면, 서해 바람이 선선해지는 계절에 대부도 남쪽 끝으로 발길을 향해보길 권한다. 탄도항 낙조까지 더한다면, 하루가 7,000만 년의 여운을 담은 채 저물어갈 것이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