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만 명이 다녀갈 만 하네”… 입장료·주차비 다 무료인 도심 속 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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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수목원
쓰레기 매립장에서 치유의 숲으로 변하다

대구수목원 전경
대구수목원 전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앙지뉴 필름

만약 410만 톤의 생활 쓰레기가 묻혔던 절망의 땅이, 도시에서 가장 사랑받는 치유의 숲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영화 같은 상상이 아니다.

한때 대구 시민들이 외면했던 거대한 쓰레기 매립지가 이제는 연간 210만 명의 마음을 위로하는 녹색 심장부로 고동치고 있다. 이 놀라운 변화의 서사가 살아 숨 쉬는 공간, 바로 대구수목원이다.

악취와 오염의 대명사에서 대구의 자부심이 되기까지, 그 위대한 회복의 현장을 깊이 들여다본다.

대구수목원

대구수목원
대구수목원 / 사진=대구광역시 공식블로그 김명훈

대구수목원은 대구광역시 달서구 화암로 342 (대곡동)에 자리한, 대한민국 최초이자 가장 성공적인 쓰레기 매립장 복원 수목원이다. 이곳의 역사는 198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0년까지 4년간, 대구 전역에서 쏟아져 나온 생활 쓰레기 410만 톤이 이곳에 묻혔다. 매립 종료 후에도 십수 년간 버려진 땅으로 남을 것이라던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대구시는 도시철도 1호선 공사 과정에서 나온 흙 150만㎥를 이곳으로 옮겨와 평균 6~7m 두께로 덮어 쓰레기층을 완벽히 안정화했다. 그리고 그 위에 새로운 생명을 심기 시작했다.

5년의 치열한 노력 끝에 2002년 5월 30일, 총면적 246,503㎡(약 74,567평)에 달하는 거대한 생태 공간이 문을 열었다. 이 성공적인 변신은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도 주목받는 사례가 되었고, 환경부로부터 ‘자연생태복원 우수사례’로 수차례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현재 이곳에는 무려 2,098종의 다채로운 식물이 25개의 주제원 안에서 저마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방문객을 맞이한다.

살아있는 생태 박물관

대구수목원 온실
대구수목원 온실 / 사진=대구광역시 공식블로그 김명훈

대구수목원의 진정한 가치는 아름다운 풍경 너머에 있다. 이곳은 다음 세대를 위한 ‘살아있는 교과서’이자, 멸종위기 식물을 보전하는 중요한 생물다양성 기지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깽깽이풀, 미선나무, 자생 진달래 등 희귀·특산식물 100여 종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종자 보존에 힘쓰고 있다.

수목원 내에서도 방문객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곳 중 하나는 단연 ‘습지원’이다. 물가 식물과 수생 식물이 어우러진 이곳은 졸졸 흐르는 물소리와 함께 마음의 평화를 선사한다. 나무 데크와 징검다리를 건너며 물에 비친 하늘과 녹음을 바라보면, 발 딛고 선 이 땅의 과거를 잠시 잊게 될 만큼 목가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또한, 대구 약령시의 역사를 상징화한 ‘약용식물원’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식물들의 약재로서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하는 흥미로운 공간이다.

다양한 분재 작품이 전시된 ‘분재원’과 통도사 자장매 등 유서 깊은 매화나무 후계목을 모은 ‘매화원’ 역시 놓쳐서는 안 될 볼거리다. 이처럼 수목원의 각 공간은 단순한 식물 전시를 넘어 역사와 문화, 그리고 생태 교육의 의미를 깊이 있게 담아내고 있다.

방문 전 알아두면 쓸모 있는 꿀팁

대구수목원 습지원
대구수목원 습지원 / 사진=대구광역시 공식블로그 김명훈

‘대프리카’의 무더위 속에서도 대구수목원이 쾌적한 휴식처가 될 수 있는 이유는 빽빽한 나무들이 만든 자연 그늘과 식물의 증산작용 덕분이다. 도심보다 평균 기온이 낮아 한여름에도 시원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가장 큰 매력은 이 모든 것을 누리는 데 드는 비용이 ‘0원’이라는 점. 입장료와 주차료가 모두 무료로 개방되어 있어 시민 누구나 부담 없이 자연의 위로를 받을 수 있다.

수목원은 연중무휴로 운영되지만, 방문 계획 시 세부 운영 시간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하절기(5월~8월)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동절기(9월~4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된다.

다만, 산림문화전시관과 온실, 목재문화체험장 등 실내 시설은 매주 월요일 휴관하니 참고해야 한다. 또한, 생태계 보전을 위해 애완동물이나 자전거, 킥보드 등의 출입은 금지된다.

절망 위에 피어난 희망, 도시의 미래를 말하다

대구수목원 잔디광장
대구수목원 잔디광장 / 사진=대구광역시 공식블로그 김명훈

지난 2023년, 대구수목원은 방문객 수가 210만 명을 넘어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방문객이 급증했는데, 2019년 159만 명이던 수가 2020년에는 208만3천74명으로 전년 대비 30.2% 증가했다. 외출이 자유롭지 않던 시기에 꽃과 숲길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주목받으면서 많은 시민들이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대구수목원대중교통으로 방문할 경우, 버스는 ‘정부대구지방합동청사앞’ 정류장에서 달서3번 버스를 이용한 뒤, 하차 후 도보 7분 정도 소요된다. 지하철 이용 시에는 1호선 대곡역에서 하차해 도보로 25분 이동하거나, 달서5번 버스를 환승 후 하차하면 더 편리하게 도착할 수 있다.

대구수목원은 단순한 공원이 아니다. 이곳은 절망을 희망으로 바꾼 인간 의지의 승리이자, 자연의 위대한 회복력을 증명하는 살아있는 기념비다. 쓰레기 더미 위에서 화려한 꽃을 피워낸 이 공간은, 대구광역시가 지속가능한 미래를 어떻게 그려나가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아름다운 증거다.

멀리 떠나지 않고도 깊은 사색과 온전한 휴식을 원한다면, 이번 주말에는 초록의 기적이 전하는 위로와 희망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그곳에서 우리는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가장 이상적인 미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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