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예전엔 쓰레기장이었다고요?”… 지금은 여름에 가장 아름다운 무료 힐링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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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수목원 습지원
대구수목원 / 사진=대구관광 sns

만약 410만 톤의 생활 쓰레기가 묻혔던 땅이 도심에서 가장 사랑받는 휴식처가 될 수 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상상 속 이야기가 아닌, 대구광역시 달서구에 실재하는 이 공간의 이름은 바로 대구수목원이다.

한때 악취와 오염으로 외면받던 땅이 이제는 시민들의 자부심이자 가장 가까운 자연이 된, 이 놀라운 변화의 중심에 서 본다.

대구수목원의 역사는 198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0년까지 4년간 대구 시민들의 생활 쓰레기를 매립했던 이곳은 폐쇄된 이후에도 오랫동안 버려진 땅이었다.

대구수목원 항공샷
대구수목원 / 사진=ⓒ한국관광공사 양지뉴 필름

변화가 시작된 것은 1996년, 대구시가 이곳을 생태적으로 복원하기로 결정하면서부터다. 도시철도 공사 현장에서 나온 흙 150만m³를 6~7m 높이로 덮어 쓰레기층을 안정시키고, 그 위에 1,750여 종의 다채로운 식물을 심었다.

그렇게 5년의 노력 끝에 2002년 5월, 대한민국 최초의 쓰레기 매립장 수목원이 문을 열었다. 이 기적과도 같은 변화는 대표적인 도시재생 성공사례로 평가받는다.

‘대프리카’의 작열하는 태양 아래에서도 대구수목원은 청량한 녹음을 잃지 않는다. 빽빽하게 들어선 나무들이 만든 자연 그늘은 뜨거운 햇볕을 가려주고, 식물들이 뿜어내는 기운은 주변보다 기온을 낮춰주는 효과를 낸다.

대구수목원 포토존
대구수목원 / 사진=대구관광 sns

이곳은 먼 길을 떠나지 않고도 상쾌한 여름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대구 가볼만한곳 중 하나다. 특히 입장료와 주차비가 모두 무료로 개방되어 있어, 누구나 부담 없이 찾아와 자연의 위로를 받을 수 있다.

대구수목원의 매력은 단순히 걷는 것에 그치지 않고, 프레임에 담고 싶은 순간들로 이어진다. 특히 여름의 생명력이 응축된 ‘습지원’은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물 위로 운치 있게 놓인 나무 데크와 징검다리, 그리고 그 주변을 감싼 수생식물의 조화는 마치 비밀의 정원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대구수목원 징검다리
대구수목원 / 사진=대구관광 sns

푸른 하늘과 초록의 식물들이 물에 반영되는 풍경은 어떻게 찍어도 작품이 된다. 이곳은 전국의 수많은 인생샷 명소 중에서도 특별한 스토리를 담고 있어 더욱 의미가 깊다.

아름다운 풍경 너머, 대구수목원은 다음 세대를 위한 ‘살아있는 교과서’ 역할을 한다.

아이들은 1,750여 종의 다양한 식물을 직접 관찰하며 자연의 신비를 배우는 동시에, 우리가 발 딛고 선 이 아름다운 공간이 한때 쓰레기 더미였다는 사실을 통해 환경 보전의 중요성을 몸소 깨닫게 된다.

대구수목원
대구수목원 / 사진=대구광역시

계절마다 열리는 다양한 생태 교육 프로그램은 방문의 깊이를 더한다. 방문 계획이 있다면, 대구수목원 공식 홈페이지에서 하절기 운영 시간(09:00~19:00)과 프로그램 일정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대구수목원은 단순한 공원이 아니다. 이곳은 절망을 희망으로 바꾼 인간 의지의 승리이자, 자연의 위대한 회복력을 증명하는 기념비이며, 대구 시민들에게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위로를 건네는 초록의 안식처다.

쓰레기 더미 위에서 피어난 꽃 한 송이의 가치를 아는 도시. 대구수목원은 그 자체로 도시의 품격을 보여주는 가장 아름다운 증거다. 무더운 여름, 멀리 떠날 힘조차 없을 때, 이 초록의 기적이 전하는 위로와 희망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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