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만 톤 폐기물 덮인 땅이었다니”… 지금은 식물 1,750종이 자라는 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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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등록 1호 공립수목원
6월 추천 수목원

대구수목원 조형물
대구수목원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영

시민의 일상 속에 숨 쉬는 푸른 숲, 도심에서 만나는 생태 교육의 현장. 대구 달서구에 위치한 ‘대구수목원’은 단순한 식물 전시 공간을 넘어, 도시 재생의 상징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곳은 과거 대구 시민들의 생활 쓰레기 410만 톤이 매립됐던 곳이었다. 쓰레기 산에서 생태 숲으로의 극적인 변화, 그 믿기 어려운 이야기를 들여다보자.

대구수목원 전경
대구수목원 / 사진=ⓒ한국관광공사 양지뉴 필름

대구수목원의 땅은 한때 높이 18m에 달하는 생활 쓰레기 매립장이었다. 1986년부터 1990년까지 4년간 대구 전역에서 모인 생활 쓰레기들이 이곳에 묻혔다. 하지만 5년간 방치되었던 매립지는 1996년부터 다시 태어나기 시작했다.

복원 작업은 도시 인프라 건설 현장에서 나온 잔여 흙 159만㎥로 시작됐다. 이 흙은 평균 6~7m 두께로 쓰레기 위에 덮였고 다시 그 위에 조경용 흙을 2~3m 더 얹었다. 땅속에서 생명이 다시 자랄 수 있도록 환경을 정비한 것이다.

대구수목원
대구수목원 / 사진=ⓒ한국관광공사 양지뉴 필름

이후 5년에 걸친 치밀한 계획과 조성 과정을 통해, 이곳은 2002년 5월 3일 ‘대구수목원’이라는 이름으로 개원했다. 그렇게 이곳은 국내 최초로 ‘산림청 등록 공립수목원 1호’의 타이틀을 얻으며 자연 복원의 상징이 되었다.

현재 대구수목원은 74,000여 평의 부지 위에 1,750여 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는 도심 속 거대한 숲이다. 침엽수원, 활엽수원, 화목원, 약용식물원, 염료원 등 총 21개 구역으로 나뉘며 총 6만 그루의 나무와 13만 포기의 초화류가 심어져 있다.

대구수목원 산책로
대구수목원 / 사진=ⓒ한국관광공사 양지뉴 필름

수목원 곳곳에는 40종의 분재 300여 점, 200종의 선인장 2,000점, 300여 점의 수석도 전시되어 있어 식물 감상의 폭을 넓혀준다. 더불어 도심과 가까운 위치 덕분에 많은 시민들이 주말 나들이 장소로 찾으며, 산책과 자연 관찰, 학습, 휴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대구수목원은 단지 식물이 심어진 공원이 아니다. 한때 410만 톤의 쓰레기로 덮였던 땅이 자연으로 회복되며 도시와 시민이 함께 숨 쉬는 생태 공간으로 거듭난 상징적인 장소다.

대구수목원 돌다리
대구수목원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영

도심 한복판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수많은 식물들을 직접 보고, 만지고 배우며 자연의 소중함을 체험할 수 있는 이곳은 아이들에겐 살아 있는 학습장이 되고, 어른들에겐 잠시 삶의 속도를 늦출 수 있는 휴식처가 된다.

한때는 폐기물로 가득 찬 쓰레기 산이었지만 지금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도시형 숲이 된 대구수목원. 환경을 되살리는 일이 곧 도시를 바꾸고 삶의 질을 높인다는 사실을 이곳에서 다시금 느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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