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금호꽃섬
22만㎡ 섬 위에 펼쳐진 가을 꽃

금호강 물줄기 한가운데, 계절의 속도를 온몸으로 증명하는 거대한 섬이 있다. 가을바람이 불 때마다 수십만 송이의 꽃들이 일제히 파도를 타는 곳. 한때는 ‘하중도’라 불렸던 이곳은 이제 완연한 가을의 중심이 되었다.
지금 이곳은 분홍빛 코스모스와 황금빛 황화코스모스가 절정을 이루며 방문객의 마음을 달뜨게 한다. 더욱 특별한 소식은, 이 장관 위에서 ‘2025 대구정원박람회’가 동시에 열린다는 점이다. 단순한 꽃구경을 넘어, 잘 가꾸어진 정원 예술까지 만날 수 있는 이번 주말, 대구의 이 특별한 섬을 놓쳐서는 안 될 이유다.
“농경지에서 6만 7천 평 꽃의 바다로”

이 거대한 꽃밭의 공식 명칭은 금호꽃섬이다. 대구광역시 북구 노곡동 665 일원에 위치한 이곳은 이름처럼 금호강 한복판에 떠 있는 실제 ‘섬’이다. 총면적은 무려 22만 2,000㎡(약 6만 7천 평)에 달한다.
원래 이곳은 강물이 퇴적되어 만들어진 하중도로, 과거에는 비닐하우스 등이 있던 사유지 농경지였다. 하지만 4대강 사업으로 하천 부지에 편입된 이후, 대구시가 ‘하중도 명소화 사업’을 통해 지금의 대규모 생태공원으로 탈바꿈시켰다.
2021년에는 시민 공모를 통해 ‘금호꽃섬’이라는 정식 명칭을 얻으며, 봄에는 유채꽃과 청보리, 가을에는 코스모스가 만개하는 대구 대표 생태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분홍 물결 vs 황금빛 파도, 두 가지 매력”

금호꽃섬의 가을이 특별한 이유는 압도적인 규모에서 오는 색채의 향연 때문이다. 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방문객을 맞이하는 것은 키가 큰 분홍 코스모스 군락이다. 하늘거리는 분홍빛 꽃잎들이 바람에 따라 일렁이는 모습은 그 자체로 로맨틱한 풍경화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산책로를 따라 더 깊숙이 들어가면, 시선을 강탈하는 강렬한 주황빛의 황화코스모스 군락이 나타난다. 멀리서 보면 마치 황금빛 파도가 넘실대는 듯한 이국적인 장관을 연출한다.
분홍 코스모스가 파스텔톤의 설렘을 준다면, 황화코스모스는 짙은 가을의 강렬함을 선사한다. 이 두 가지 색채의 대비를 천천히 걸으며 감상하는 것이 금호꽃섬 산책의 핵심이다.
“놓치면 안 될 축제, 2025 대구정원박람회”

단순히 꽃만 즐기는 곳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 거대한 섬의 가치는 ‘2025 대구정원박람회’ 개최지로 선정되며 다시 한번 입증되었다.
2025년 10월 24일(금)부터 10월 28일(화)까지 단 5일간, 금호꽃섬 일원에서 박람회가 개최된다. 이번 박람회는 코스모스 군락을 배경으로 학생, 시민, 기업이 조성한 다채로운 테마 정원을 선보인다. 만개한 코스모스와 전문 가드너들의 작품이 어우러진 풍경은 오직 지금 이 시기에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다.
“섬으로 들어가는 법, 주차와 산책 팁”

금호꽃섬은 일반 강변공원과 달리 ‘섬’이기에 진입 방법이 정해져 있다. 자가용 이용 시, ‘노곡교’ 하부에 마련된 대형 공영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편리하다. 입장료와 주차료는 모두 무료이다.
주차 후에는 노곡교 위 보행로를 따라 약 5분 정도 걸으면 섬으로 내려가는 입구에 도착한다. 다리 위에서 강바람을 맞으며 섬의 전경을 한눈에 조망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섬 전체를 여유롭게 둘러보는 데는 왕복 약 1시간 정도 소요된다.

다만, 꽃이 만개한 만큼 벌의 활동도 왕성하다. 특히 황화코스모스 군락지 근처에서는 벌이 많으니, 향이 진한 향수나 밝은색 옷은 피하고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섬 곳곳에는 나무 그늘과 벤치, 정자가 마련되어 있어 잠시 쉬어가기에도 좋다.
가을은 ‘본다’가 아니라 ‘걷는다’는 말이 유독 잘 어울리는 계절이다. 22만㎡의 거대한 섬을 가득 채운 코스모스 사이를 걸으며 계절의 절정을 만끽하고 싶다면, 정원박람회까지 열리는 이번 주말 금호꽃섬 방문을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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