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회 마을 대신 여기 어때요?”… 건물은 문화재·돌담길은 문화유산인 고택 집성촌

400년 역사를 품은 경주 최씨 집성촌에서 고즈넉한 돌담길을 걸으며 조선 시대 선비들의 삶과 고택의 정취를 온전히 느껴봅니다.

대구 옻골마을
대구 옻골마을 / 사진=ⓒ한국관광공사 양지뉴필름

핵심 요약

  • 대구 옻골마을은 400년 역사의 경주 최씨 집성촌이자 대구에서 가장 오래된 주택인 국가민속문화재 백불암 고택이 있는 곳입니다.
  • 입장료와 주차비는 모두 무료이며 200년 된 고택 한옥스테이는 15시 입실 및 12시 퇴실 기준으로 운영됩니다.
  • 실제 주민들이 거주하는 공간이므로 관람 시 소음에 주의하고 방촌역에서 동구 3번 버스로 환승해 방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팔공산 남쪽 자락에서 바람이 내려오는 계절이면, 흙과 돌로 쌓은 담장 위로 이끼가 짙어진다.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기와 처마 아래 그늘이 서늘하고, 개울 너머 정자 하나가 말없이 자리를 지킨다.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이런 풍경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의외로 느껴진다.

세 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오목한 지형에 자리 잡은 이 마을은 1616년 조선 중기 학자 대암 최동집이 처음 발을 들인 이후, 경주 최씨 대암공파 후손들이 400여 년을 이어 살아온 집성촌이다. 현재도 후손들이 거주하면서 2019년 명품옻골1616 협동조합을 결성해 마을의 역사를 직접 전승하고 있다.

20여 채의 고택이 옹기종기 모인 이 마을에서는 숙박과 체험, 산책이 하나의 동선으로 이어진다.

국가민속문화재 백불암 고택과 마을의 역사

백불고택
백불고택 / 사진=명품옻골1616협동조합

옻골마을(대구광역시 동구 옻골로 195-5)은 팔공산 남쪽 사면, 남쪽을 빼고 세 방향이 모두 산으로 막힌 분지형 입지에 형성된 전통 마을이다. 마을 이름은 주변에 옻나무가 많아 붙었다는 설과 지형 자체가 오목해서 유래했다는 두 가지 설이 전하며, 한자로는 칠동(漆洞)이라 쓴다.

마을의 중심에는 1694년에 건립된 백불암 고택이 있다. 국가민속문화재 제261호로 지정된 이 건물은 대구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주택 건물로 알려져 있으며, 사랑채와 안채, 넓은 마당을 갖춘 전통 종가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효제사와 경의당은 각각 조상 제향과 문중 강당의 역할을 담당해온 공간으로, 선비 문화의 실질적인 흔적을 지금도 품고 있다.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보호되는 돌담길 산책

옻골마을 돌담길
옻골마을 돌담길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골목을 따라 이어지는 돌담길은 흙다짐에 돌을 박은 토석담 형식으로,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다. 담장 위로 기와가 얹히고, 그 너머로 고택의 지붕선이 겹쳐지는 풍경은 계절마다 다른 표정을 보여준다.

마을 초입에는 거대한 나무와 숲이 이루는 쉼터가 있어 방문객이 마을로 들어서기 전 잠시 숨을 고를 수 있으며, 안쪽으로 들어가면 맑은 개울과 돌로 놓인 징검다리, 단청을 올린 정자가 나타난다.

마을 입구의 홍보관에서는 경주 최씨 문중 가계도와 문화재 정보를 시각 자료로 제공해 관람의 길잡이 역할을 하며, 입구 카페에서는 정원과 테라스를 갖춘 공간에서 전통차와 음료를 즐길 수 있다.

200년 고가옥에서 하룻밤, 한옥스테이와 전통 체험

옻골마을 한옥스테이
옻골마을 한옥스테이 / 사진=명품옻골1616협동조합

명품옻골1616 협동조합은 춘재, 금전고택, 겸헌고택, 백불고택, 화전고택 등 200여 년 된 고가옥 다섯 곳을 한옥스테이 시설로 운영한다.

각 고택은 전통 한옥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현대적 편의시설을 갖추어, 조선 시대 생활양식과 실용적 이용 편의를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입실은 15시, 퇴실은 12시이며 객실별 요금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숙박과 별개로 다식체험, 한복체험, 서당체험, 전통놀이 등 전통문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각 체험 이용 요금은 1인 15,000원이며, 협동조합을 통해 예약과 문의가 가능하다.

관람 안내와 주변 관광지 연계 정보

대구 옻골마을 전경
대구 옻골마을 전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양지뉴필름

옻골마을은 입장료 없이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마을 초입에 전용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주차 요금도 따로 들지 않는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방촌역에서 동구 3번 버스로 환승해 옻골마을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된다. 문의 전화는 053-983-1040이다.

다만 옻골마을은 후손들이 실제 거주하는 생활 공간인 만큼, 방문 시 소음과 사생활 침해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같은 동구 안에 팔공산 케이블카(팔공산로185길 51), 동화사(동화사1길 1), 도동 측백나무 숲(도동 산 78-1)이 위치해 있어 당일 또는 1박 2일 코스로 엮기에 적합하다.

400여 년의 세월이 담장 높이만큼 쌓인 마을에서, 역사는 전시물이 아니라 일상의 형태로 살아 있다. 한옥의 처마 아래 서면 그 무게가 실감난다. 여름 신록이 짙어지기 전, 고요한 골목이 더 선명하게 느껴지는 이 계절에 발걸음을 옮겨볼 만하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