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비원을 본떠 만들었다더니”… 노란 수련꽃이 수면을 가득 채운 도심 수변 명소

고려시대부터 이어진 대구 두류공원 성당못은 여름이면 푸른 수련 군락과 아치형 석조 다리가 어우러져 고즈넉한 도심 속 쉼터를 선사합니다.

대구 성당못
대구 성당못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AI

핵심 요약

  • 대구 두류공원 내 성당못은 고려시대부터 이어진 역사 깊은 도심 생태 연못으로 삼선교와 부용정이 어우러진 수변 경관을 자랑합니다.
  • 연중무휴 24시간 무료 개방되며 대중교통 이용 시 대구도시철도 1호선 서부정류장역을 통해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습니다.
  • 여름철 수면을 뒤덮는 노란 수련 군락과 삼선교를 한 화면에 담을 수 있는 아치형 석조 다리 위를 대표 촬영 포인트로 추천합니다.

연못 위로 초록 잎들이 빽빽이 자리를 잡는다. 수면이 보이지 않을 만큼 촘촘하게 펼쳐진 수련 군락은 한여름 성당못의 첫인상이다. 그 사이로 노란 꽃 한 송이가 수줍게 고개를 내밀면, 물가를 걷던 사람들이 저절로 발걸음을 멈춘다.

대구 도심 한복판에 고려시대부터 이어진 연못이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1530년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성당지로 기록되어 있으며, 수심 약 2m, 둘레 약 997m 규모의 저수지가 지금까지 살아남아 수변공원으로 변모해 시민 곁에 자리하고 있다.

지명도 이 연못에서 비롯됐다. 옛날 성댕이·상댕이로 불리던 마을이 1910년 성당동으로 개칭되면서 못 이름도 성당못이 되었고, 이후 공원·도시철도 역명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시간이 겹겹이 쌓인 이 수변 공간을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훨씬 깊은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다.

성댕이 마을부터 수변공원까지, 성당못의 역사

대구 성당못 풍경
대구 성당못 풍경 / 사진=대구관광B2B정보교류사이트

성당못(대구광역시 달서구 공원순환로 216, 성당동 195-1)은 두류공원 안에 자리한 저수지로, 대구를 대표하는 도심 생태 공간이다. 고려시대부터 존재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연못은 조선 중엽 채 씨 성의 판서가 살던 집터였고, 임금이 태어날 명당이라 하여 나라에서 연못을 조성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1760년경에는 대구판관 김노가 기존 저수지를 개수·정비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원래 금봉산·두리봉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받아 논농사에 활용하던 농업용 저수지였으나, 1965년 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1977년부터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됐다.

1984년에는 대규모 호안 공사로 전체 면적의 약 70%가 매립되어 주차장과 인라인스케이트장이 들어섰고, 연못은 현재의 약 56,950㎡ 규모로 줄어들었다.

수련이 뒤덮는 수면, 삼선교와 부용정의 풍경

성당못 수변 풍경
성당못 수변 풍경 / 사진=대구관광B2B정보교류사이트

지금의 성당못은 3개의 섬과 부용정, 삼선교, 분수, 연못이 어우러진 수변공원으로 구성된다. 정자인 부용정은 창덕궁 비원의 부용정을 본떠 지었으며, 이를 연결하는 삼선교는 경주 청운교를 모티프로 한 아치형 석조 다리다.

무지개처럼 곡선을 그리는 삼선교와 그 너머 부용정이 한 화면에 담기는 구도는 성당못의 대표적인 촬영 포인트로 꼽힌다.

무엇보다 여름 수면을 뒤덮는 수련 군락이 이곳의 백미다. 초록 잎들이 물 위에 융단처럼 깔린 사이로 노란 수련꽃이 하나씩 피어오르는 풍경은 두류공원 전체를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수변 경관으로 평가된다. 수련은 수질 정화와 생물 서식처 제공이라는 생태적 역할도 함께 수행한다.

두류 여울길과 낙동강으로 이어지는 물 순환

대구 성당못 모습
대구 성당못 모습 / 사진=대구관광B2B정보교류사이트

성당못의 물은 단순히 고여 있는 것이 아니다. 낙동강에서 취수된 물이 강정취수장과 두류정수장을 거쳐 금봉산 물탱크로 모인 뒤 성당못으로 유입되며, 세 곳의 수로를 통해 빠져나온 물은 금봉산 자락 실개천을 따라 흘러 두류 여울길을 이룬다.

이 실개천은 다시 성당못으로 순환하거나 대명천을 거쳐 낙동강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두리길과 두류 여울길은 두류산·금봉산의 정기를 받는다고 전해지는 산책로로, 물소리와 함께 걷기 좋은 코스로 시민들이 즐겨 찾는다.

인근에는 대구문화예술회관, 두류워터파크, 이월드, 2·28기념탑 등이 자리해 성당못을 중심으로 한 복합 여가 동선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입장료 없이 상시 이용, 접근 방법

아치형 석조 다리
아치형 석조 다리 / 사진=대구관광B2B정보교류사이트

성당못은 별도의 입장료 없이 연중무휴, 24시간 상시 개방되는 공원형 수변 공간이다. 차량을 이용할 경우 성당못 주변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으며, 대중교통은 대구도시철도 1호선 서부정류장역(2019년 이전에는 성당못역으로 불렸던 역)을 이용하거나 두류공원 방면 시내버스 노선을 활용하면 편리하다.

두류공원 전체 면적은 약 1,653,965㎡에 달하는 만큼 원하는 코스를 미리 정하고 방문하는 편이 좋다. 공원·시설 문의는 053-803-3881로 가능하다.

삼선교와 부용정의 풍경
삼선교와 부용정의 풍경 / 사진=대구관광B2B정보교류사이트

여름 수련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의 성당못은 사진 한 장만으로도 700년을 함께 담아낼 수 있는 공간이다. 농업용 저수지에서 도시 생태공원으로, 성댕이 마을의 못에서 대구를 대표하는 수변 명소로 변모해온 이 연못은 도시와 자연이 조용히 타협해온 역사의 흔적이기도 하다.

지금 성당못은 수련 군락이 수면을 채워가는 계절에 접어들었다. 삼선교 위에서 내려다보는 초록 물결과 노란 꽃이 겹치는 풍경은 여름이 지나면 다시 기다려야 하는 장면인 만큼, 조금 서두르는 것이 아쉬움을 남기지 않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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