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역사 수성못의 가을
11월 초, 단풍 수채화 산책로 절경

수성못(壽城못)은 대구광역시 수성구 무학로 78 (두산동)에 위치한 호수공원이다.
1925년, 일제강점기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조성된 이 거대한 인공 저수지는 10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대구에서 가장 사랑받는 도심 속 쉼터이자 낭만적인 가을 산책 코스로 완벽하게 변모했다.

범물동 용지봉에서 뻗어 나온 산줄기와 어우러진 수성못은 현재 저수량 70만 톤, 면적 21만 8,000㎡에 달하는 거대한 수변 공원이다. 특히 11월 초가 되면, 2,020m에 달하는 못 둘레의 산책로를 따라 붉고 노란 단풍이 물들어 호수와 어우러지는 장관을 연출한다.
낮에는 오리배와 유람선이, 밤에는 화려한 야경이 빛나는 이곳은 단순한 유원지를 넘어, 민족시인 이상화의 흔적까지 품고 있는 대구의 살아있는 역사 문화 공간이다.
11월 초, 절정 맞는 2km 단풍 산책로

수성못의 가을은 10월 말부터 시작해 11월 초중순에 절정을 맞는다. 특히 11월 8일 전후로 방문하면 가장 절정의 단풍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11월 첫째 주와 둘째 주가 황금 시기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붉게 물든 단풍나무가 호수 수면에 반영되어 한 폭의 수채화 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총 2,020m의 둘레길은 가벼운 조깅이나 산책을 즐기기에 완벽하며, 곳곳에 마련된 벤치에 앉아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낮보다 야경이 더 예쁘기로 유명하다”는 평가처럼, 밤이 되면 산책로 조명과 호수 건너편 도심의 불빛이 물 위에 어른거려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대구에서 밤에 꼭 가봐야 할 명소로 꼽히는 이유다.
단순한 유원지를 넘어선 ‘문화의 못’

수성못이 다른 유원지와 차별화되는 지점은 바로 ‘문화’에 있다. 못 주변에는 오리배와 유람선 선착장, 어린이 놀이터, 수성랜드 등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시설뿐만 아니라, 대구의 정신을 상징하는 공간이 함께 조성되어 있다.
대표적인 곳이 ‘상화동산’과 ‘시문학거리’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외쳤던 민족시인 이상화의 시비와 그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이 공간은, 수성못을 단순한 휴식처가 아닌 사색과 교육의 장소로 격상시킨다.
이 외에도 중앙광장, 잔디광장, 두산폭포 등 다양한 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방문객의 취향에 맞는 휴식이 가능하다. 호수 가장자리에 즐비한 카페와 레스토랑에서 단풍을 바라보며 즐기는 식사 또한 수성못만의 매력이다.
방문 전 필수 확인

가을 단풍 시즌을 맞아 수성못 방문을 계획한다면 두 가지 핵심 정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첫째, 주차 요금이다. 과거 무료 공영주차장으로 운영되던 수성못 공영주차장은 현재 유료로 전환되었다. 2025년 10월 기준 요금은 최초 30분 600원, 이후 10분마다 300원이 추가되며, 1일 최대 6,000원이 부과된다. 주차장 운영 시간(오전 9시~오후 8시) 외에는 무료로 개방되지만, 방문객이 몰리는 낮과 저녁 시간에는 요금이 발생한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둘째, ‘수성 미디어아트 음악분수’ 운영 여부다. 화려한 야경의 핵심인 음악 분수는 아쉽게도 매년 3월 중순부터 10월까지만 운영된다. 10월 30일 현재 시점에서는 운영이 막 종료되었거나 임박했을 가능성이 높다. 11월 단풍 절정기에 방문할 경우, 화려한 분수 쇼는 보기 어려울 수 있으니 방문 계획에 참고해야 한다.
수성못은 대중교통 접근성이 매우 뛰어나다. 대구 도시철도 3호선 수성못역에서 도보 5~12분 거리에 위치해, 주말 혼잡 시간대에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편리한 방법이다. 100년의 역사를 품고 대구 시민의 쉼터가 된 이곳에서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만끽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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