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천생태호수공원
축구장 60개 크기의 초대형 생태공원

대전 시민들의 오랜 염원이던 하나의 거대한 공간이 드디어 문을 열었다. 첫 삽을 뜨기까지 무려 20년의 세월이 걸린 곳. 하지만 그 기다림이 무색할 만큼 압도적인 풍경과 미래적 가치를 품고 돌아왔다.
단순한 도심 속 공원이라는 예상을 보기 좋게 뒤엎으며, 자연과 사람, 그리고 디지털 기술이 공존하는 새로운 차원의 휴식처를 예고하고 있다.
과연 긴 시간 동안 무엇을 준비했기에, 개장 첫 주말부터 2만 명이 넘는 인파를 끌어모으며 도시 전체를 들썩이게 만든 것일까.
갑천생태호수공원
“20년 기다려 탄생한 대전 힐링 명소”

갑천생태호수공원은 대전광역시 유성구 원신흥동 113 일원에 자리 잡았다. 2000년대 초반, 도안신도시 개발과 함께 처음 조성 계획이 수립된 후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환경 훼손에 대한 우려와 개발 방향을 둘러싼 이견으로 사업은 더디게만 진행됐다. 하지만 이 지난한 시간은 단순한 지체가 아니었다.
오히려 도시와 자연이 상생할 최적의 해법을 찾는 숙의의 과정이었고, 그 결과물이 2025년 9월 27일, 마침내 시민들 앞에 공개된 것이다.
총사업비 950억 원이 투입된 공원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전체 면적은 431,244㎡로, 축구장 60개를 합친 것과 맞먹는다. 이 중에서도 핵심은 93,510㎡에 달하는 거대한 호수다.

평균 수심 2m, 최대 저장 용량 18만 5,000톤에 이르는 호수는 단순한 경관용이 아니다. 안정적인 수질 관리를 위해 대청댐 원수를 직접 공급받는 시스템을 갖췄으며, 이는 갑천 본래의 자연성을 회복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특히 이곳이 주목받는 이유는 갑천이 가진 독보적인 생태적 가치 때문이다. 갑천은 울산 태화강과 더불어 국내에 단 두 곳뿐인 유네스코 ‘생태수문학 시범유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공원 설계 단계부터 환경 단체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습지원, 갈대원 등 토종 식물을 위한 공간을 확보하고 36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 생태 기능을 극대화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20년의 기다림은 단순한 녹지를 만드는 것을 넘어, 세계가 인정한 하천의 가치를 보존하고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기 위한 약속의 시간이었다.
대전의 미래를 담는 디지털 심장

갑천생태호수공원이 다른 도시의 공원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지점은 바로 미래 가치에 있다. 이곳은 아름다운 풍경을 제공하는 휴식처를 넘어, 대한민국의 중요한 지식 인프라를 품는 중심지로 거듭날 예정이다. 공원 한편, 11,934㎡ 부지에는 현재 국회 통합디지털센터가 한창 건립 중이다.
총사업비 약 730억 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지어지는 이 시설은 2027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한다. 이곳에는 국회의 모든 정보자원을 백업하는 국가 중요 데이터센터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도서관과 의정 연수 공간이 함께 들어선다.
이는 갑천생태호수공원이 자연 속 힐링과 지식 기반의 배움, 소통이 동시에 이뤄지는 국내 유일의 ‘디지털-생태 복합 허브’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을 의미한다.

개장과 함께 선보인 다채로운 시설들은 공원의 매력을 한층 끌어올린다. 2.7km에 달하는 호수변 산책로는 걷기 좋은 길을 따라 이어지며, 테마섬을 잇는 출렁다리는 건너는 내내 짜릿한 재미를 선사한다.
오름언덕과 전망대에 서면 공원 전체가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져 해 질 녘 노을을 감상하기에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이 곳은 입장료 없이 24시간 언제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대중교통 이용하여 방문시, 대전도시철도 1호선 유성온천역에서 114번 버스로 환승하면 된다. 차량 방문객을 위해 도안동과 원신흥동 방면에 총 3곳의 넉넉한 주차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문을 연 갑천생태호수공원은 대전의 새로운 상징이 될 모든 준비를 마쳤다. 지난 식목일, 시민들이 직접 심은 나무들이 뿌리를 내리고 숲을 이루기 시작한 것처럼, 이제 이곳은 시민들의 이야기와 추억이 더해져 더욱 풍성한 공간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다. 자연의 숨결과 미래의 비전이 공존하는 이곳에서 대전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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