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에 무려 550억 투입 예정”… 야경까지 아름다운 조용한 산책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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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덕진공원
새롭게 단장한 체류형 문화공원

덕진공원 풍경
덕진공원 풍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강시몬

전주의 북쪽 관문에 자리한 덕진공원은 세대와 세대를 잇는 도시의 기억을 품고 있다. 고려 시대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호수에서 출발해, 1978년 도시공원으로 지정된 뒤 지금까지 시민들의 생활 속 쉼터로 사랑받아 왔다.

어느 계절에 찾아도 고즈넉함이 흐르지만, 최근 공원을 가득 채운 변화는 전주가 지향하는 새로운 문화공원의 모습을 더욱 분명히 드러낸다.

연꽃 호수와 현수교의 풍경은 그대로이면서도, 열린 광장과 한옥 도서관, 재정비된 창포원, 개선된 생태환경이 더해지며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전주 덕진공원

덕진공원 연화교
덕진공원 연화교 / 사진= 전북특별자치도 공식 블로그 이종진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덕진구 권삼득로 390에 위치한 덕진공원을 처음 찾는 이들은 거대한 호수가 주는 개방감에 가장 먼저 마음을 빼앗긴다. 전주 도심 속에서 보기 드문 약 4만㎡ 규모의 자연 호수는 공원의 남쪽 대부분을 차지한다.

여름이면 연분홍빛 연꽃이 호수를 가득 채워 장관을 이루지만, 연꽃이 피지 않은 계절에도 물빛과 풍경만으로 충분히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호수 가장자리에서 흘러내리는 바람은 계절마다 다른 향기를 실어 오고, 수양버들이 내려앉은 수면은 고요함 속에서 전주의 오랜 시간을 품어낸다.

아치형 현수교를 건너는 순간 분위기는 한층 더 달라진다. 발아래로 펼쳐지는 물결은 햇빛과 바람을 따라 끊임없이 표정을 바꾸고, 저녁이 다가오면 다리 위로 은은한 불빛이 켜지면서 호수와 다리가 함께 만들어내는 야경은 데이트 명소로 자리 잡았다. 단풍이 물드는 가을이면 이곳의 풍경은 더할 나위 없이 깊어진다.

열린 광장과 한옥 도서관

연화정 도서관 내부
연화정 도서관 내부 / 사진=ⓒ한국관광공사 강시몬

덕진공원을 다시 찾은 사람들이 가장 크게 체감하는 변화는 열린 광장의 존재다. 잔디와 원형 공간이 이어지는 광장 바닥에는 조선 시대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 디자인이 새겨져 낮과 밤의 분위기가 뚜렷하게 달라진다.

해가 지면 바닥 조명이 하나둘 켜지며 별자리 모양이 드러나고, 가족 단위 방문객들은 자연스럽게 주변을 거닐며 공원의 밤을 즐긴다.

또 하나의 변화는 연화정 도서관이다. 과거 공원의 상징이던 연화정을 한옥 형태로 재해석해 만든 이 공간은 물가의 정취와 독서가 어우러지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내부로 들어서면 그림책 전시와 차분한 음악이 맞이하는데, 한옥 특유의 따뜻한 공기 속에서 책장을 넘기다 보면 조선시대 문인이 된 듯한 기분마저 든다. 공원을 산책하다 잠시 들어와 머무르기 좋은 곳으로, 방문객들의 만족도가 높아진 이유를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다.

머무는 공원의 완성, 덕진의 미래

덕진공원 전경
덕진공원 전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강시몬

최근 덕진공원의 변화는 단순히 공간 정비를 넘어 도시가 추구하는 삶의 방식까지 담고 있다. 전주시는 2030년까지 약 550억 원을 들여 관광 인프라를 강화하고, 공원이 단순 방문지가 아닌 체류형 문화 명소로 자리 잡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확충하고 있다.

산책과 휴식은 물론 문화 행사, 친수 체험, 생태 학습까지 하나의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조합한 방향성은 공원이 가진 가능성을 한층 넓힌다.

여러 의견이 부딪혔지만, 현재 공원은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더 오래 머물 수 있는 방향으로 정비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저녁이면 불빛이 차오르는 연화교와 잔잔한 호수, 문화 공간들이 어우러지며 전주의 감성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덕진공원 야경
덕진공원 야경 / 사진= 전북특별자치도 공식 블로그 이종진

덕진공원은 오랜 시간 전주 시민들의 기억을 품고 있었지만, 지금은 그 기억 위에 새로운 풍경을 더해가고 있다. 호수와 연꽃은 변함없는 아름다움을 간직한 채, 열린 광장과 한옥 도서관, 창포원, 생태 복원 구역이 더해지며 머무르고 싶은 공원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용 시간은 상시 개방이며, 연중무휴로 누구나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다. 공원 내 주차도 가능하고 입장료는 무료다.

도심 속에서 자연과 전통, 문화가 조용히 이어지는 이곳은 전주 여행의 한가운데서 가장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되어가고 있다. 당신이 전주를 찾는다면, 덕진호의 물결 위로 번지는 불빛을 따라 천천히 걸어보길 권한다. 그 변화의 깊이를 직접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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