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100만 명이 다녀갔구나”… 풍경·야경 다 잡은 바다 위 스카이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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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아찔한 하늘 산책과 마지막 여름밤의 낭만

동해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동해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여름의 무더위가 막바지에 다다른 지금, 낮의 풍경과는 전혀 다른 매력으로 빛나는 밤의 여행지를 찾는다면 더 이상 망설일 시간이 없다.

수많은 여행지가 저마다의 매력을 뽐내지만, 어둠이 내린 동해 바다 위를 걸으며 발아래로 펼쳐지는 아찔한 풍경과 반짝이는 도시의 야경을 동시에 품을 수 있는 곳은 흔치 않다.

바로 그 특별한 경험이 허락된 시간이 이번 주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전설 속 도깨비들이 살았을 법한 으슥한 골짜기가 이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로 우뚝 선 곳, 그 반전의 주인공을 만나러 떠나보자.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동해 도째비골 스카이밸리는 강원특별자치도 동해시 묵호진동 2-109 일원, 가파른 해안 절벽 위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의 이름에 담긴 ‘도째비’는 ‘도깨비’의 강원도 방언이다.

과거 어두운 밤 비가 내리면 정체 모를 푸른빛들이 홀연히 나타나, 사람들이 이를 ‘도깨비불’이라 부르며 쉬이 접근하지 못했던 데서 유래했다.

묵호등대와 주택가 사이에 방치되다시피 했던 이 비탈진 언덕은, 동해시의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상상 이상의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2021년 6월 24일 문을 연 이곳은 개장 첫해에만 35만 명이 넘는 방문객을 끌어모으며 단숨에 지역의 ‘게임 체인저’로 떠올랐다.

이러한 성공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2년에 한 번씩 선정하는 ‘2023-2024 한국관광 100선’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그 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또한 2023년 10월 기준 누적 이용객 100만 명을 돌파했다.

하늘과 바다의 경계를 허무는 세 가지 체험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스카이 사이클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스카이 사이클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도째비골 스카이밸리의 핵심은 단연 압도적인 조망과 스릴을 동시에 선사하는 체험 시설이다. 첫 번째 관문은 해발 59m 높이에 세워진 스카이워크 ‘하늘산책로’다.

바다를 향해 곧게 뻗은 이 길의 바닥 일부는 투명 강화유리로 마감되어, 마치 허공 위를 걷는 듯한 아찔함을 선사한다. 발아래로 부서지는 파도와 에메랄드빛 동해 바다를 보고 있노라면 심장이 절로 쫄깃해진다.

더 강렬한 자극을 원한다면 주저 없이 ‘자이언트 슬라이드’와 ‘스카이 사이클’에 도전해야 한다. 약 27m 길이를 자랑하는 원통형 슬라이드를 타고 순식간에 미끄러져 내려오는 자이언트 슬라이드는 어른들에게도 짜릿한 동심을 선물한다.

체험의 정점은 단연 스카이 사이클이다. 양쪽 지지대를 연결한 와이어 위를 자전거로 달리는 이 시설은, 바람을 가르며 동해의 풍광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신장 140cm 이상, 체중 100kg 이하의 기준만 충족한다면 누구나 하늘을 나는 라이더가 될 수 있다.

묵호등대와는 또 다른 매력, 현명한 여행의 기술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모습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모습 / 사진=ⓒ한국관광공사 두드림

동해 도째비골 스카이밸리의 또 다른 장점은 주변 명소와의 연계성이다. 바로 옆에는 수십 년간 뱃길을 밝혀온 묵호등대와 애틋한 삶의 이야기가 깃든 논골담길이 자리한다.

등대와 벽화마을이 감성적인 도보 여행을 무료로 제공한다면, 스카이밸리는 입장료가 있지만 그 이상의 짜릿한 체험과 현대적인 편의를 제공하며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이룬다.

이곳의 운영 시스템은 여행객의 편의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고려한 점이 돋보인다. 성인 기준 입장료 3,000원을 지불하면, 동해시 내 식당, 카페 등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동해사랑상품권’ 1,000원권을 돌려준다.

사실상 2,000원에 입장하는 셈으로, 여행객의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지역 소상공인에게 활력을 불어넣는 현명한 정책이다.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야간개장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야간개장 / 사진=ⓒ한국관광공사 두드림

현재 도째비골 스카이밸리는 8월 23일까지 여름밤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야간개장을 진행 중이다. 이 기간에는 밤 9시까지 운영(입장 마감 8시 30분)하며, 화려한 조명 아래 빛나는 스카이워크와 묵호항의 야경이 어우러져 낮과는 전혀 다른 황홀경을 선사한다.

하절기(4월~10월) 평시 운영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동절기(11월~3월)에는 오후 5시에 마감하니 방문 시 참고해야 한다. 주차는 인근의 묵호등대 주차장이나 해안도로 노면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동해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모습
동해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모습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어둠과 전설이 깃든 비탈에서 이제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찾는 희망의 언덕으로 완벽하게 변모한 동해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이곳은 단순한 전망대나 체험 시설 그 이상의 가치를 품고 있다. 한 도시의 끈질긴 노력이 어떻게 잊혔던 공간에 새 숨결을 불어넣는지 증명하는 살아있는 교과서이자, 발아래 펼쳐지는 아찔한 스릴과 머리 위로 쏟아지는 밤바다의 낭만이 공존하는 특별한 무대다.

길었던 무더위를 씻어내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지금, 이번 주말을 끝으로 막을 내리는 여름밤의 특별한 풍경 속으로 직접 뛰어들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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