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타산
베틀바위 산성길과 협곡 마천루에서 만나는 가을

단풍이 산자락을 물들이는 계절, 강원 동해의 두타산은 가을 산행지로 손꼽힙니다. 해발 1,357m의 두타산은 고천계곡과 무릉계곡을 품은 명산으로,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풍광이 장가계를 닮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중에서도 베틀바위와 협곡 마천루를 잇는 약 7.3km의 산성길은 ‘전설이 살아 있는 길’이라 불리며, 한 걸음 한 걸음이 비경 속을 걷는 듯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두타산

두타산은 강원특별자치도 동해시 삼화로 538에 위치합니다. 이곳의 대표 명소인 베틀바위는 이름부터 독특합니다.
마치 베틀틀을 세워둔 듯한 바위의 형태에서 유래했으며, 하늘의 규율을 어긴 선녀가 인간 세상으로 내려와 세 필의 비단을 짠 뒤 다시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이 내려옵니다. 그래서인지 이곳 능선에는 지금도 신비로운 기운이 감도는 듯합니다.
전망대에 오르면 발아래로 펼쳐지는 능선이 겹겹이 이어지고, 가을이면 붉고 노란 단풍이 파도처럼 흘러내립니다. 운이 좋으면 아침 햇살이 능선 위로 비쳐 오색 단풍빛이 반짝이며, 마치 하늘빛과 땅의 색이 한 폭의 그림처럼 어우러지는 장면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곳은 사진가들에게도 ‘황금 구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오전 9시 전후, 햇살이 능선 사면을 비스듬히 비출 때 베틀바위의 윤곽이 선명하게 드러나며, 뒤편의 두타산 능선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습니다.
협곡 마천루의 압도적인 장관

베틀바위 이후 이어지는 구간은 두타산 협곡 마천루입니다. 해발 약 470m 높이에 조성된 데크 잔도길은 2021년 6월 공식 개방되어, 일반 등산객도 절벽 위에서 두타산의 진면목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발 아래로는 아찔한 협곡이, 눈앞에는 하늘을 찌를 듯 솟은 기암괴석이 빽빽이 들어섭니다. 이 바위들이 만들어내는 수직의 풍경이 마치 ‘자연의 마천루’ 같다는 이름의 유래입니다.
협곡을 감싸는 암릉과 절벽이 마치 빌딩 숲처럼 솟아오른 모습은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냅니다.
가을에는 단풍이 협곡 사이를 붉게 물들이며, 폭포수가 흘러내리는 쌍폭포와 용주폭포가 더해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듭니다. 특히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이른 아침의 협곡은, 마치 동양화 속 한 장면처럼 신비롭고 고요합니다.
7.3km 속에서 만나는 비경과 쉼

두타산 베틀바위 산성길은 원점 회귀형 코스로 약 7.3km, 전체 소요 시간은 약 5시간 정도입니다. 출발은 무릉계곡 주차장에서 시작하며, 매표소를 지나 숲길을 따라 오르면 곧 첫 번째 포인트인 베틀바위 전망대가 나타납니다. 이곳에서부터 본격적인 산행의 매력이 시작됩니다.
베틀바위를 지나 미륵바위에 오르면 두타산의 능선이 한눈에 펼쳐집니다. 길을 따라 이어지는 산성 12폭포와 산성터 구간에서는 백두대간의 웅장한 흐름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산성터는 시야가 넓게 트여 있어 잠시 앉아 쉬기 좋은 조망 포인트로, 고요한 바람과 함께 산 아래로 흘러내리는 단풍빛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하산길에 접어들면 협곡 마천루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체력에 여유가 있다면 이 구간을 포함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데크길이 이어지는 절벽 코스이기 때문에 체력 안배가 필요합니다.
안전한 가을 산행을 위한 정보

두타산 산행은 경사와 돌계단이 많은 중상급 코스에 속합니다. 베틀바위 구간은 특히 체력 소모가 큰 편이므로 등산화와 스틱, 장갑, 무릎 보호대를 반드시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4,000원이며, 2,000원 상당의 ‘동해사랑상품권’을 지급받아 무릉계곡 상가 등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주차는 무릉계곡 주차장을 이용하며, 소형차 2,000원·대형차 5,000원의 요금이 부과됩니다. 운영시간은 11월부터 2월까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일찍 입산할수록 조용한 풍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베틀바위 전망대는 오전 햇살이 들어오는 시간대에 가장 아름답습니다. 주말보다는 평일 오전 방문을 추천하며, 협곡 마천루 구간을 포함할 경우 산행 시간이 약 30분 정도 더 늘어납니다.

두타산 베틀바위 산성길은 단순한 등산 코스를 넘어, 전설과 자연이 함께 호흡하는 길입니다. 능선 위에서는 장대한 기암절벽이, 협곡 아래에서는 폭포와 단풍이 어우러져 끊임없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짙은 가을빛으로 물든 두타산은 ‘한국의 장가계’라는 별칭이 결코 과장이 아닙니다. 하늘과 맞닿은 절벽길, 신비로운 베틀바위의 전설, 그리고 협곡을 따라 흐르는 폭포 소리까지.
이 모든 요소가 어우러진 두타산의 산성길은 한 번쯤 직접 걸어봐야 진가를 알 수 있는 가을 명소입니다.
올가을, 조금은 특별한 산행을 찾고 있다면 동해 두타산의 베틀바위와 협곡 마천루를 향해 발걸음을 옮겨보세요. 단풍빛에 물든 절벽 위에서, 한국의 장가계를 만나는 순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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