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트레일 경북 구간
울진~태안 안면도를 잇는 55구간 숲길

늦봄 볕이 능선 위로 스며드는 아침, 산허리마다 연초록이 가득 찬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공기는 서늘해지며, 발밑으로는 솔잎이 두툼하게 쌓인 흙길이 이어진다. 차량 소음 하나 없이 바람 소리와 새소리만 교차하는 이 길에 설 때, 도심의 일상은 이미 저만치 물러난 셈이다.
국내 최초 장거리 백패킹 숲길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길은 한반도를 동서로 가로지른다. 경북 울진에서 출발해 충남 태안 안면도까지 총연장 849km에 이르며, 정규 55구간으로 나뉜 구조가 단계별 탐방을 가능하게 한다. 산림청이 조성한 체류형 산림관광 루트답게 단순 당일 코스를 넘어 숲속 야영이 결합된 여정으로 설계됐다.
봉화 47구간, 오전약수탕에서 시작하는 능선 트레킹

봉화 47구간의 시작점은 오전약수탕이다. 박달령을 거쳐 주실령을 넘고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을 통과해 도심3리마을회관에 이르는 총 14.86km 코스로, 봉화군 일대 산지의 깊은 숲 속을 관통한다. 2024년 6월 22일 개통된 이 구간은 ‘호랑이길’이라는 별칭을 지니며, 백두대간 마루금을 실감할 수 있는 능선 구간이 이어진다.
춘양목 군락지를 경유하는 동선 덕분에 수령 높은 적송림이 길 내내 시야를 감싸며, 수목원 경내를 지나는 독특한 동선이 일반 등산로와 분명히 구분된다. 이 구간은 47~51구간에 속하는 자율트레킹 구간으로, 별도 예약 없이 상시 이용이 가능하다.
울진 52~55구간, 가이드 동반 예약제로 운영

울진 구간은 동서트레일 전체에서도 밀도가 높은 편이다. 52~55구간을 합산하면 약 60km에 이르며, 금강소나무숲길과 망양정 해수욕장 권역을 잇는 숲과 해안의 연계 코스로 구성된다. 이 구간은 2025년 시범운영 기준으로 주 1회 출발, 가이드 동반 형태로 운영된다.
52구간 출발지는 전곡리 315-3, 55구간 출발지는 산포리 745-1로, 내비게이션 입력 시 해당 지번 주소를 활용하면 현장 이동이 수월하다. 백패킹 숙박을 위한 지정 대피소를 이용할 경우 사전 예약이 반드시 필요하며, 예약은 숲나들e 홈페이지 숲길·동서트레일 메뉴에서 확인하고 신청할 수 있다.
시범운영 244km, 경북 구간이 절반 가까이 차지

동서트레일은 2025년 10월 15일 시범운영을 개시했으며, 현재 운영 중인 구간은 전국 17개 구간 244km다. 이 중 경북 봉화·울진 구간이 138km를 차지해 시범운영 전체의 절반 이상을 경북권이 담당한다.
전체 55구간 849km 완주를 목표로 하는 장거리 탐방객에게는 경북 구간이 사실상 출발선에 해당한다. 시범운영 이후 운영 구간과 예약 조건은 변경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숲나들e를 통해 최신 운영 정보를 확인하는 편이 좋다.
이용 전 확인할 예약·접근 정보

47~51구간 자율트레킹은 별도 신청 없이 현장 접근이 가능하며, 52구간 이후 가이드 동반 예약 구간은 숲나들e를 통한 사전 신청이 필수다. 지정 대피소 숙박을 포함한 백패킹 일정이라면 예약 경쟁이 발생할 수 있어 여유 있는 일정 조율이 필요하다.
봉화 47구간 소요 시간은 약 4시간으로 알려져 있으나 공식 표기 기준은 별도로 확인이 필요하다. 대중교통 접근 시 봉화 방면 열차를 활용할 수 있으며, 인근 분천역·양원역·승부역 등 협곡 구간 역사와의 연계도 일부 자료에서 소개된다. 다만 철도 접근 세부 정보는 방문 전 코레일 및 현지 교통 정보를 병행 확인할 것을 권장한다.
봄 햇살이 춘양목 사이로 비스듬히 내려앉는 계절, 백두대간 능선 위에서 멀리 동해를 바라보는 하루를 원한다면 봉화 47구간이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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