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가기 좋은 둘레길

바쁜 일상에 지쳤을 때, 우리는 조용히 걸으며 사색할 수 있는 길을 찾는다. 충청북도 음성에는 그런 길이 있다. 충북도의 핵심 관광 프로젝트인 ‘레이크파크 르네상스’와 함께 조명받고 있는 ‘삼형제저수지’다.
자연이 들려주는 고요한 속삭임 속을 걷다 보면 마음이 가라앉고 머릿속이 맑아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 중심에 자리한 용계저수지 둘레길은 지금, 힐링의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용계저수지, 금석저수지, 무극저수지. 이 세 곳은 물리적으로는 각각 떨어져 있지만 하나의 자연 시스템처럼 연결되어 있다.
산을 관통한 직경 250cm의 도수터널이 세 저수지를 이어주면서 수면의 높이를 항상 동일하게 유지하는 구조다.
이러한 연결은 한국에서 유일한 사례다. 산을 가로질러 물길을 만든 도수터널은 자연과 인공 기술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예로 꼽힌다.

덕분에 세 저수지는 마치 하나의 커다란 호수처럼 기능하며 물의 흐름이 일정한 방향으로 이어져 금왕읍을 향해 유유히 흐른다.
삼형제저수지 중에서도 가장 먼저 둘레길 조성을 마친 곳은 용계저수지다. 1981년 농업용수 공급을 목적으로 준공된 이 저수지는 현재 4.8km의 둘레길을 갖추고 있다.
용계저수지 둘레길은 소속리산 자락을 따라 조성되어 있으며 도로와 가까운 곳에서도 자연 속 고요함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둘레길 입구에는 걷는 이들을 위한 친절한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낚시금지, 취사금지 등의 안내가 눈에 띄며, 보행자 전용길로 쾌적함을 유지한다.
새소리와 나뭇잎 부딪는 소리 외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이곳은 마음이 불편할 때 찾으면 다시 평온을 찾을 수 있는 쉼터 같은 공간이다.
이 길은 단순한 산책로가 아니다. 저수지 아래로 펼쳐진 들판을 따라 이어지는 이 트레킹 코스는 자연이 얼마나 우리를 위로할 수 있는지를 새삼 깨닫게 만든다.

용계저수지에서 시작된 둘레길 조성 사업은 올해를 기점으로 무극저수지(2.1km)와 금석저수지(1.8km)까지 확대된다. 세 저수지를 하나로 잇는 ‘삼형제이음길’은 내년 완공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완공 후에는 각각의 둘레길이 하나의 연결된 산책 네트워크로 재탄생해 걷기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더 큰 만족을 선사할 것이다.
단순히 호수를 도는 길이 아니라 세 저수지의 자연풍경과 지역적 특색을 오롯이 담아낸 연결로로 설계되고 있는 만큼 한 번에 모두 걷고 싶은 이들의 기대도 크다.

특히 데크길에는 ‘레이크파크 둘레길 스탬프투어’의 스탬프 포인트가 설치돼 있어 걷는 재미에 도전 요소까지 더한다.
도수터널이 만들어낸 놀라운 수리 구조와 걷기 좋은 둘레길 그리고 스탬프투어와 같은 프로그램은 이 지역의 관광 자원을 보다 풍부하고 흥미롭게 만든다.
마음이 무거울 때, 걷고 싶을 때, 혹은 특별한 추억을 남기고 싶을 때. 삼형제저수지와 그 둘레길은 당신을 위한 조용한 쉼표가 되어줄 것이다. 충북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를 따라, 지금 이 길을 걸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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