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봉산, 해발 95m 근린공원의 봄 절정

이맘때면 서울 도심 한쪽이 노랗게 물든다. 회색 빌딩 사이를 가로지르는 한강 너머로 개나리 군락이 산 전체를 뒤덮는 풍경은, 멀리서 바라봐도 계절이 왔음을 단번에 알아차리게 만든다. 강바람이 아직 차가운 3월 말, 그 위로 노란 빛이 번지기 시작한다.
해발 95m라는 높이는 수치로 보면 낮다. 그러나 팔각정에 올라서면 한강과 남산타워, 서울숲, 잠실 롯데타워까지 막힘없이 펼쳐지며 서울의 스카이라인이 한눈에 담긴다. 이 조망을 갖춘 산이 도심 한가운데 위치하면서 입장료 없이 열려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다.
매년 봄이면 이곳에서 개나리 축제가 열리고, 올해도 3월 26일부터 3일간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봄꽃과 축제, 야경이 하나의 동선에 겹쳐지는 이 계절이 응봉산을 찾기에 가장 좋은 시기다.
조선 왕실의 흔적을 품은 응봉산의 입지

응봉산(서울특별시 성동구 응봉동 산32-1 일대)은 서울 성동구 응봉동과 금호동에 걸쳐 자리한 해발 95.4m의 도심 근린공원이다.
‘매봉산’이라는 별칭이 전해지는데, 조선시대 왕이 이곳에서 매 사냥을 즐겼던 데서 유래했다. 산 일대에는 선비들이 학문을 연마하던 동호독서당(東湖讀書堂)이 있었으며, 황화정·유하정 두 정자도 이 자리를 거쳐 갔다.
산의 남쪽 기슭에는 얼음을 저장하던 동빙고(東氷庫)가 설치되기도 했다. 지금은 조용한 근린공원으로 시민에게 열려 있지만, 산 곳곳에 조선 왕실과 사대부의 흔적이 스며 있는 셈이다.
팔각정과 한강 조망, 도심 최고 수준의 전망

응봉산의 핵심은 정상부에 자리한 팔각정이다. 정상에 오르면 한강·남산타워·서울숲·잠실 롯데타워까지 서울의 주요 랜드마크가 한꺼번에 시야에 들어오며, 맑은 날에는 시야가 더욱 넓게 열린다.
봄철에는 팔각정을 둘러싼 개나리 군락이 절정을 이루어 전망과 꽃이 겹치는 장면이 연출된다. 산 내부에는 인공암벽등반장과 배드민턴장, 어린이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도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해질 무렵 팔각정에서 바라보는 한강 야경 역시 사계절 방문 이유 중 하나로 꼽히며, 매년 1월 1일 새해 일출 명소로도 잘 알려져 있다.
3일간 열리는 개나리 축제와 봄꽃 다양성

2026 응봉산 개나리 축제는 3월 27일(금)부터 28일(토)까지 응봉산 팔각정 일대에서 2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문화공연, 체험프로그램, 개나리 포토존이 운영되며 백일장·그림그리기 대회도 함께 열린다.
프로그램 참가 신청은 성동구청 공식 예약 사이트(sd.go.kr/booking, 프로그램 No.697)를 통해 사전 접수할 수 있다. 축제 문의는 성동구 문화체육과 문화팀(02-2286-5202)으로 하면 된다.
개나리 외에도 3월 말~4월 초에는 살구꽃과 벚꽃이 동시에 개화하여 산 전체가 다채로운 봄꽃으로 채워진다. 개화 시기에 따라 축제 일정이 조정될 수 있어 방문 전 확인을 권한다.
연중무휴 무료 개방, 대중교통으로 편리하게

응봉산 근린공원은 연중무휴, 24시간 상시 개방되며 입장료는 무료다. 공원 내 등산로는 데크와 계단으로 잘 정비되어 있어 완만한 경사를 따라 정상까지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대중교통 이용 시 경의중앙선 응봉역 1번 출구에서 약 886m, 도보로 약 19분이면 팔각정에 닿는다. 축제 기간에는 주차 혼잡이 심하므로 대중교통 이용이 권장된다.
자가용 방문 시에는 응봉동 공영주차장(평면)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편리한 방법이며, 요금은 5분당 100원(60분 기준 1,200원), 24시간 운영된다. 공원 관련 문의는 02-2286-6061로 가능하다.

봄이 짧다는 것을 이 산에 오르면 실감하게 된다. 개나리가 지고 나면 또 한 해가 지나간다.
노란 물결이 한강을 배경으로 절정을 이루는 동안, 서울 한가운데에서 이 풍경을 직접 눈에 담아보길 권한다.

















가서보면엉성해 개나리가아니라 집풀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