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 평 전부 기와지붕으로 덮였어요”… 보물급 문화재·사찰 품은 서울 한옥 마을

은평한옥마을, 북한산 기슭의 살아있는 한옥 명소

은평한옥마을
은평한옥마을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차가운 공기가 따뜻하게 변해가며 골목을 타고 내려오는 아침, 기와 처마 끝에 맺힌 이슬이 조용히 땅으로 떨어진다. 북한산 자락이 병풍처럼 두른 이 마을에는 콘크리트 도심과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서울 도심에서 30분도 채 되지 않는 거리에 65,500㎡(약 1만 9,800평) 규모의 한옥 단지가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낯설다. 156필지에 걸쳐 조성된 이 마을은 무료로 개방되어 있어 언제든 발걸음을 옮길 수 있다.

기와와 돌담이 이어지는 골목마다 서울의 오래된 숨결이 배어 있으며, 그 안에는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까지 품고 있다.

북한산 기슭에 자리한 한옥마을의 입지와 조성

은평한옥마을 원경
은평한옥마을 원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은평한옥마을(서울특별시 은평구 진관동 연서로50길 일대)은 2014년 12월 북한산 자락의 진관동 일대에 조성된 한옥 전문 단지다.

65,500㎡에 이르는 부지에 156필지가 정비되어 있으며, 산을 등지고 평지와 구릉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지형 덕분에 계절마다 다른 경관을 선사한다.

한옥 카페, 숙박 시설, 역사한옥박물관, 금암미술관, 셋이서문학관 등 문화·편의시설이 함께 운영되고 있어 단순한 경관 감상을 넘어 머물고 즐기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마을 외부는 상시 무료로 개방되어 있으나, 사유지인 내부는 관람이 제한된다.

마을을 빛내는 8경과 숨겨진 문화재

6경 느티나무
6경 느티나무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은평한옥마을에는 공식적으로 지정된 8경이 있다. 1경 숙용심씨 묘표를 시작으로 2경 삼천사, 3경 진관사, 4경 진관사 계곡, 5경 태극기 비, 6경 느티나무, 7경 맹꽁이 서식지, 8경 골목이 차례로 이어진다.

그 중에서도 진관사에 보관된 태극기는 1919년 제작된 것으로, 일장기 위에 덧그려 칠성각에 숨겨둔 역사적 유물이며 현재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삼천사에는 보물 제657호인 고려시대 마애여래입상이 남아 있으며, 화의군 이영 묘역은 세종의 여섯 번째 아들이자 단종 복위운동에 가담한 인물의 묘역으로 서울시 기념물로 관리되고 있다.

북한산 둘레길과 계곡을 잇는 마실길

진관사
진관사 / 사진=서울관광아카이브

은평한옥마을의 또 다른 매력은 자연과의 연결이다. 마을 바로 뒤로는 북한산 둘레길이 이어지며, 진관사 계곡은 4경으로 지정될 만큼 경관이 수려하다.

가벼운 산책으로 시작해 계곡 트레킹까지 이어지는 동선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셈이다. 한옥 지붕선과 산세가 맞닿는 풍경은 봄 신록부터 가을 단풍, 겨울 설경까지 계절마다 인상적으로 달라진다.

마을 골목 자체가 8경 중 하나로 꼽힐 만큼 기와담과 좁은 돌길이 만드는 정취도 충분히 둘러볼 가치가 있다.

은평역사한옥박물관 운영 정보와 교통 안내

은평역사한옥박물관
은평역사한옥박물관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은평역사한옥박물관은 평일과 주말 모두 09:00~18:00 운영되며,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설·추석 연휴에는 문을 닫는다.

입장료는 성인 1,000원, 초·중·고등학생은 500원이다. 유료 관람객은 일정 시간 주차요금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자차 방문 시 활용하기 좋다.

대중교통으로는 지하철 3호선 연신내역 또는 구파발역에서 지선버스 701·7211·7723번 등으로 환승한 뒤 ‘하나고·삼천사·진관사 입구’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된다. 마을 외부 관람은 별도 요금 없이 상시 이용 가능하다.

은평한옥마을 모습
은평한옥마을 모습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56필지 한옥이 산자락을 따라 늘어선 이 마을은, 경관 너머로 보물급 문화재와 유서 깊은 사찰까지 품고 있다.

도심의 소음에서 벗어나 조용한 골목과 기와 처마 아래 고요함을 느끼고 싶다면, 계절을 가리지 않고 은평한옥마을로 향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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