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4일 개방, 에버랜드 비밀의 은행나무숲
3만 그루 황금빛 숲길, 600명만 걷는다

1년에 단 한 번, 그것도 단 나흘간만 문을 여는 숲이 있습니다. 반세기에 가까운 시간 동안 사람의 발길을 거부했던 순수한 자연, 에버랜드 비밀의 은행나무숲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2025년 가을 역시 어김없이 황금빛 장관을 예고했지만, 안타깝게도 이 숲을 거닐 기회는 이미 지난 10월 24일 예약과 함께 마감되었습니다.
올해 이 특별한 숲길을 걷는 행운의 600명은 ‘에버랜드 가든패스’ 구독자 중 선착순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누구나 갈 수 없기에 더욱 선명한 가치를 지니는 곳.
비록 지금 당장 예약할 수는 없지만, 도대체 어떤 매력이 있기에 이토록 치열한 경쟁을 뚫고 가야만 하는지, 그 비밀스러운 숲의 가치와 내년을 기약해야 할 이유를 심층적으로 들여다봅니다.
가든패스, 600명 한정

2025년 비밀의 은행나무숲의 문이 열리는 시기는 11월 7일 금요일부터 11월 10일 월요일까지, 정확히 4일간입니다. 이 시기는 수만 그루의 은행잎이 일제히 절정으로 물들어 가장 황홀한 황금빛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골든 타임’으로, 에버랜드가 수십 년간의 데이터를 통해 선정한 최적기입니다.
이곳은 일반 방문객은 접근할 수 없는 비공개 구역입니다. 이 숲을 걸을 수 있는 자격은 오직 에버랜드의 식물 및 정원 특화 유료 구독 서비스인 ‘가든패스’ 구독자에게만 주어졌습니다. 이는 에버랜드가 이 숲을 단순한 관람지가 아닌, 자연의 가치를 아는 이들을 위한 특별한 경험의 장소로 포지셔닝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참가비는 1인 40,000원(대/소 공통)으로, 지난 10월 24일 오전 10시 에버랜드 공식 홈페이지와 스마트예약을 통해 선착순 접수를 받았습니다. 참가 인원은 하루 150명, 4일간 총 600명으로 극히 제한되었습니다.
약 14만 5천 제곱미터(약 4.4만 평)가 넘는 광활한 숲의 규모를 생각하면, 참가자 한 명이 약 240제곱미터(약 73평)의 공간을 점유하는 셈입니다. 이는 사실상 ‘무인(無人)의 숲’을 걷는 것과 다름없는 호젓함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당연하게도 예약은 순식간에 마감되었습니다. 이는 4만 원이라는 비용이 단순한 입장료가 아님을 시사합니다. 참가자들은 숲의 자연 보존 상태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참가자의 몰입을 극대화하는 ‘자연 치유형 트레킹’이라는 무형의 가치에 기꺼이 지갑을 연 것입니다.
4km 숲길, 전문가와 함께 걷는 150분의 여정

선정된 600명은 하루 5개 차수로 나뉘어 약 2시간 30분(150분) 동안 이 비밀의 숲을 경험하게 됩니다. 프로그램의 시작은 에버랜드 리조트 지원센터 집결입니다. 참가자들은 이곳에서 전용 셔틀버스를 타고 일반인의 발길이 닿지 않는 숲 입구까지 이동하며, 그 순간부터 외부 세계와는 차단된 고요한 여정이 시작됩니다.
트레킹 코스는 약 4km로, 일부 자료에서는 5km로 표기하기도 하나 150분 동안 걷고 명상하기에 가장 적합하게 설계된 완만한 숲길입니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깊이 있는 경험’입니다. 참가자들은 결코 혼자 걷지 않습니다. 전문 숲 해설가와 치유 전문가가 전 일정에 동행하며 이 숲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돕습니다.

숲 해설가는 이 숲이 간직한 역사와 생태, 그리고 3만 그루 은행나무가 어떻게 이 거대한 군락을 이루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지적인 만족감을 채웁니다.
동시에 치유 전문가는 참가자들이 자연 속에서 온전히 마음을 비우고 감각을 깨울 수 있도록 명상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코스 중간에 마련된 명상장과 숲의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전망대는 이 여정의 쉼표입니다.
특히 해먹에 기대어 바람 소리를 듣는 ‘해먹 명상’과 자연 속에서 시와 음악을 감상하는 ‘숲 속 시화전’은 이 프로그램의 백미로 꼽힙니다. 황금빛 은행잎이 비처럼 쏟아지는 터널 아래서, 참가자들은 도시의 소음에서 완전히 벗어나 오직 자연의 소리, 즉 “바람이 나뭇잎 사이를 스치는 소리”에 집중하며 마음이 충전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46년 신비의 숲

에버랜드 비밀의 은행나무숲은 그 명칭처럼 신비로운 역사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 숲은 경기도 용인시 신원리, 에버랜드 정문에서 차량으로 약 10분 거리에 위치한 향수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 규모는 압도적입니다. 약 14만 5천 제곱미터(약 4.4만 평)에 달하며, 일부 자료는 15만 제곱미터로 표기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축구장 약 20개를 합친 것과 맞먹는 이 거대한 대지 위에, 약 3만 그루의 은행나무가 하늘을 향해 빽빽하게 뻗어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은행나무 숲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습니다.
본래 이 부지는 삼성 창업주 시절 과수원이었으나, 1979년 기록적인 한파로 과수들이 큰 피해를 입자 그 자리에 은행나무를 심어 지금의 숲으로 조성했습니다. 현재 약 46년의 역사를 지닌 셈입니다. 수십 년간 일반에 공개되지 않고 오직 보존과 관리를 목적으로 유지되어 왔다는 점이며, 2024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그 신비의 문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2024년 첫 개방, 엄격한 보존의 원칙

이 거대한 은행나무숲이 대중에게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불과 2024년입니다. 과거 단체 대상 프로그램 등으로 극히 일부에게만 열렸으나, ‘가든 패스’와 같은 정식 상품으로 일반에게 공개된 것은 사실상 처음이었습니다.
첫 개방 당시, 반세기 만에 열린 비밀의 공간을 마주한 방문객들은 “신비롭다”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인공적인 조경미가 아닌, 3만 그루의 나무가 각자의 생명력으로 자라나 이룬 자연 그대로의 황금빛 아우라는 압도적이었습니다.
이러한 감동을 내년, 그리고 10년 뒤에도 이어가기 위해, 숲은 엄격한 보존 원칙하에 운영됩니다. 트레킹 구간 외의 지역 출입은 철저히 제한됩니다. 이는 숲의 생태계를 보호하고 야생 동식물의 서식지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입니다. 또한 숲의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 있는 어떠한 음식물 반입 및 취식 행위도 엄격히 금지됩니다. 모든 참가자는 지정된 코스만을 따라야 하며, 기온 변화에 대비한 따뜻한 물과 겉옷, 그리고 발목을 보호할 수 있는 편안한 트레킹 복장과 운동화 착용이 필수입니다.
에버랜드 비밀의 은행나무숲은 단순한 가을 단풍 명소가 아닙니다. 수십 년간 봉인되었던 시간을 걷고, 3만 그루의 생명이 뿜어내는 에너지를 느끼며, 전문가의 도움으로 마음을 치유하는 특별한 경험의 장소입니다. “바람이 나뭇잎 사이를 스치는 소리만으로도 충분히 마음이 충전된다”는 한 참가자의 후기처럼, 이곳은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고요한 위로를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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