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각원사, 높이 15m 국내 최대 청동대불이 품은 27년 원력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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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속 통일 염원부터 겨울 설경까지

각원사 설경
각원사 설경 / 사진=천안 공식 블로그 김동엽

한겨울 태조산 북서쪽 자락에는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고요함이 흐른다. 그 기슭 한가운데, 거대한 청동빛 형상이 자비로운 미소로 방문객을 맞이하는 공간이 자리한다.

이곳은 한국전쟁 중 남북통일을 염원하며 발원한 한 스님의 27년 원력이 만든 사찰이며, 높이 15m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 청동좌불상을 품고 있어 더욱 특별하다.

눈 내린 날이면 설경 속 고즈넉함이 더해지는 태조산 아래, 웅장함과 평온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각원사를 소개한다.

천안 각원사

각원사 청동대불
각원사 청동대불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각원사는 1975년 경해법인 스님이 창건한 대한불교 조계종 직할교구 사찰이다. 특히 1977년 5월 9일 봉안된 청동대불은 높이 15m, 무게 60톤, 둘레 30m에 달하며 귀 길이만 175cm, 손톱 길이도 30cm에 이른다.

이는 1950년 한국전쟁 중 스님이 남북통일을 기원하며 발원한 뒤 27년 만에 완성한 결과물인 셈이다. 자비로운 표정으로 앉아 있는 아미타불 좌상 앞에 서면, 그 웅장한 규모에 절로 숙연해진다.

게다가 청동대불 주위를 세 바퀴 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민간 신앙도 전해져 방문객들이 천천히 걸음을 옮기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국내 최대 목조건축 대웅보전

각원사 대웅보전
각원사 대웅보전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청동대불과 함께 각원사의 자랑은 1996년 10월 완공된 대웅보전이다. 건평 200평 규모에 목재 100여만 재, 주춧돌 34개를 투입해 지은 이 법당은 국내 최대 규모의 단일 목조건축물로 꼽힌다.

전면 7칸, 측면 4칸 구조에 외9포 내20포 양식을 갖춘 대웅보전은 웅장한 처마선과 정교한 목재 구조로 방문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편이다.

이 밖에도 설법전, 천불전, 칠성전, 산신전, 관음전, 영산전 등 다양한 전각이 갖춰져 있으며, 성종각에는 무게 20톤, 높이 4.12m, 직경 2.50m에 달하는 거대한 범종이 봉안되어 있어 사찰의 위용을 더한다.

203계단이 이어지는 겨울 산책

각원사 노을
각원사 노을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영호

각원사 입구에서 청동대불까지 이어지는 무량공덕계단은 총 203계단으로 구성된다. 이는 108계단(번뇌), 48계단(아미타부처님의 서원), 32계단(보살의 몸), 12계단(인연), 3계단(삼보)을 합친 것으로 종교적 의미를 담고 있다.

한편 겨울철 각원사는 설경 속 고즈넉한 분위기로 더욱 빛을 발한다. 눈 내린 날 청동대불과 대웅보전 처마에 쌓인 하얀 눈은 시간이 멈춘 듯한 정적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특히 새벽 안개가 걷히는 시간대에는 청동대불이 신비로운 모습으로 드러나며, 해질 무렵에는 서쪽 하늘에서 내려오는 붉은 노을이 청동대불 표면을 황금빛으로 물들여 장엄한 풍경을 선사한다. 상암저수지 둘레 산책로에서는 겨울 산세가 물에 비치는 잔잔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 더욱 좋다.

각원사 풍경
각원사 풍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각원사(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각원사길 245)는 상시 개방되며 입장료와 주차비 모두 무료다.

천안종합터미널에서 81번 버스를 타거나 천안역 동부광장에서 24번 버스를 이용하면 각원사 정류장까지 약 25분이 소요되며, 정류장에서 입구까지는 도보로 10~15분 거리다.

자차 이용 시 천안IC에서 약 20~30분 소요되며,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각원사를 기점으로 태조산 정상까지 산행을 즐기거나, 청송사·성불사를 잇는 솔바람길 산책로를 걸을 수도 있어 다양한 방식으로 여행을 즐기기 좋다. 겨울철 눈길에서는 계단 보행 시 안전에 유의하는 편이 좋다.

천안 각원사 전경
천안 각원사 전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각원사는 국내 최대 청동좌불과 200평 규모 목조건축 대웅보전을 품은 독특한 사찰이다.

27년 발원 끝에 완성된 청동대불의 자비로운 미소와 203계단이 전하는 고요한 울림은 방문객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는 셈이다.

겨울 설경 속 고요함, 봄 겹벚꽃의 화사함, 부처님오신날 연등의 장엄함까지 사계절 다른 매력을 지닌 각원사로 향해 자연과 신앙이 만든 특별한 시간을 경험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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