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2일까지 열리는 교동도 청보리 축제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전국 어디서도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이 강화군 교동도에서 펼쳐지고 있다. 흔히 보리밭이라 하면 들녘을 떠올리지만 이곳에선 섬 전체가 청보리 물결로 뒤덮인 듯한 이색적인 장면이 이어진다.
바로 교동도 난정저수지 인근에서 열리고 있는 ‘청보리 정원 축제’로 총 3만㎡ 규모의 청보리밭은 강화군의 감성 풍경 명소로 떠오르고 있으며 이번 축제는 6월 22일까지 계속된다.

걷기만 해도 시야 가득 들어오는 보리의 푸름, 그 사이로 난 산책길, 그리고 정원을 감싸듯 둘러싼 저수지와 섬의 지형이 어우러져 이국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교동도 난정1리 마을 주민들이 기획부터 조성, 운영까지 직접 주도한 이 축제는 ‘농촌형 마을축제’의 좋은 예로 손꼽힌다.
마을 주민들은 2019년부터 매년 해바라기 축제를 열어왔고 올해는 그보다 앞선 5월~6월 기간 동안 청보리를 심어 새로운 계절의 시작을 알렸다.

보리가 수확되는 6월 말경, 축제는 자연스럽게 막을 내리고 그 후 다시 해바라기를 파종해 여름의 절정을 준비한다.
즉 이곳은 단 한 철이 아닌 두 계절에 걸쳐 색다른 풍경을 선사하는 ‘연속형 꽃밭 정원’이다. 섬이라는 입지, 주민의 손으로 일궈낸 풍경, 그리고 보리와 해바라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이 리듬은 교동도만의 매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북녘을 바라볼 수 있는 지리적 특성을 지닌 섬이기도 하다. 멀리 보이는 산과 물, 그리고 탁 트인 하늘이 보리밭 너머로 펼쳐지며 땅과 경계가 허물어진 듯한 인상을 준다.

축제장에는 감성적인 포토존도 마련돼 있으며 굽이진 산책길 하나만으로도 그 자체로 그림이 되는 풍경을 완성한다. 인위적인 조형물보다 자연의 흐름과 어울리는 공간 구성 덕분에 더욱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청보리 정원 축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되며 입장료는 1인당 5,000원이다. 대신 입장객에게는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3,000원 상당의 상품권이 제공돼 체감 비용은 낮은 편이다.
행사장 내에는 인절미 만들기, 윷놀이 등 아이들과 함께 즐기기 좋은 전통놀이 체험장이 마련돼 있고 푸드트럭과 간이 주막 형태의 먹거리 공간도 운영된다.

기획형 테마파크보다, 손으로 일군 정원의 정취가 더 오래 남을 때가 있다. 교동도 청보리 정원은 그런 공간이다. 이곳에는 볼거리보다 ‘머무는 시간’이 있고 프로그램보다 ‘풍경의 흐름’이 있다.
특별한 준비 없이도 하루쯤 조용히 걷고 싶은 날이라면 6월의 교동도로 발길을 옮겨보자. 난정저수지 청보리밭이 사라진 뒤엔 다시 해바라기가 피어날 예정이다. 이 섬은 멈추지 않고 계절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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