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공포증도 잊고 안심하고 걷는다”… 흔들림 없는 438m 무료 출렁다리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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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가우도 출렁다리,
안정적이고 경치는 만점

가우도 출렁다리
가우도 출렁다리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푸른 강진만 한가운데, 소의 멍에를 닮아 ‘가우도(駕牛島)’라 불리는 작은 섬이 떠 있다. 강진의 8개 섬 중 유일하게 사람이 사는 이곳으로 들어가는 길은 오직 두 발뿐이다.

자동차의 소음과 매연 대신 청량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건너는 두 개의 긴 다리, 바로 가우도 출렁다리가 그 주인공이다. 그런데 이 다리, 이름이 주는 아찔한 선입견과는 전혀 다른 매력을 품고 있다.

낮에는 더없이 견고한 트레킹의 시작점이자 밤이 되면 빛의 옷을 갈아입는 거대한 캔버스로 변신하는 이 다리의 두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가우도 출렁다리 모습
가우도 출렁다리 모습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가우도 출렁다리는 전라남도 강진군 도암면 신기리 가우도 일원에 자리하며, 육지와 섬을 잇는 두 개의 해상 보도교를 통칭한다. 놀랍게도 입장료나 주차비는 모두 무료이며, 연중무휴로 언제든 방문객을 맞이한다.

이 다리가 특별한 첫 번째 이유는 이름과 실제의 간극에 있다. ‘출렁다리’라는 명칭 때문에 발걸음을 뗄 때마다 아찔하게 흔들릴 것이라 예상하지만, 막상 다리에 오르면 웬만한 바람에는 미동도 없는 안정감에 놀라게 된다.

“이름만 출렁다리”라는 방문객들의 후기는 과장이 아닌 사실이다. 덕분에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이나 어린아이, 어르신들도 안심하고 강진만의 절경을 만끽하며 섬으로 향할 수 있다.

가우도 출렁다리 전경
가우도 출렁다리 전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두 다리는 각각 다른 매력을 지녔다. 강진군 대구면에서 섬을 잇는 저두 출렁다리는 길이가 438m다. 고려청자 도요지가 인접한 지역 특성을 살려 ‘청자교’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반대편, 도암면과 연결되는 망호 출렁다리는 길이가 716m에 달해 압도적인 개방감을 선사한다. 다산 정약용 유배지인 다산초당이 가까워 ‘다산교’라는 이름이 붙었다.

어느 다리를 선택하든, 발아래 투명한 바닥을 통해 푸른 바다를 내려다보며 걷는 특별한 경험은 동일하다.

낮에는 힐링 트레킹, 밤에는 빛의 축제

가우도 출렁다리를 건너는 시민
가우도 출렁다리를 건너는 시민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이 두 다리는 전라남도가 선정한 ‘가고 싶은 섬’ 강진 가우도의 핵심 콘텐츠인 생태탐방로 ‘함께해(海) 길’의 시작과 끝을 담당한다. 총 2.5km의 이 해안길은 섬을 한 바퀴 도는 순환 코스로, 1시간에서 1시간 30분이면 충분히 완주할 수 있다.

오르막 없이 평탄하게 이어져 누구나 편안하게 산과 바다의 조화를 감상하며 삼림욕과 해수욕을 동시에 즐기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길 곳곳에는 영랑 김윤식 시인을 기리는 쉼터와 강진만을 배경으로 인생 사진을 남길 포토존이 마련되어 걷는 재미를 더한다.

가우도 출렁다리에서 본 모습
가우도 출렁다리에서 본 모습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해가 저물면 가우도 출렁다리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깨어난다. 강진군이 ‘밤에 머물고 싶은 섬’을 목표로 야심 차게 도입한 야간 미디어아트 콘텐츠, ‘십이몬 레이스’가 그 마법의 열쇠다.

열두 띠 동물을 형상화한 ‘십이몬’ 캐릭터가 다리 입구의 미디어 포토존부터 섬 곳곳의 스폿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단순한 경관 조명을 넘어, 관람객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요소가 가득하다.

‘별빛 로드’, ‘달의 바다’ 등 테마를 가진 구간을 지나며 캐릭터와 게임을 즐기다 보면, 밤의 섬은 거대한 판타지 체험 공간으로 변모한다. 낮의 평온한 풍경과는 180도 다른, 역동적이고 환상적인 밤의 추억을 만들기에 이보다 더 좋은 곳은 없다.

다리 너머의 또 다른 즐거움

가우도 출렁다리
가우도 출렁다리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다리를 건너 섬에 들어서면 또 다른 즐거움이 기다린다. 섬 정상에 자리한 25m 높이의 청자타워는 강진만의 수려한 풍경을 막힘없이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다.

이곳은 약 1km 길이의 바다 위를 활강하는 짚트랙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청자타워까지 편안하게 오를 수 있는 모노레일은 유료(성인 3,000원)로 운영되며, 짜릿한 스릴을 즐기는 짚트랙과 바다를 가르는 제트보트 체험은 가우도를 해양 레저의 복합 공간으로 완성시킨다.

강진 가우도와 그곳을 잇는 두 개의 출렁다리는 이제 단순한 섬 여행지를 넘어섰다. 낮에는 자연 속에서 고요한 사색과 걷기의 즐거움을, 밤에는 최신 기술이 빚어낸 미디어아트와 함께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 위에서 낮과 밤의 반전 매력을 모두 누리고 싶다면, 이번 주말 목적지는 망설일 이유 없이 강진 가우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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