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상관없이 그냥 반하게 돼요”… 서부해당화·철쭉으로 덮인 무료 꽃사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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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해당화와 철쭉이 피는 봄

강진 남미륵사 풍경
강진 남미륵사 풍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심성영

전라남도 강진군 군동면에 위치한 남미륵사는 봄이면 사찰 전체가 꽃으로 덮이는 듯한 풍경으로 여행자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따스한 햇살 아래 서부해당화와 철쭉이 사찰 경내를 화사하게 물들이며, 불상과 탑, 전각들 사이로 퍼져 있는 꽃내음은 그 자체로 힐링이다.

단순히 사진만 찍고 돌아가기엔 아쉬운 이곳은, 오랜 시간 천천히 걸으며 계절의 변화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자연과 고요한 기운이 어우러진 이 사찰에서의 봄은, 그저 아름답다기보단 마음속까지 잔잔하게 스며든다.

강진 남미륵사

강진 남미륵사
강진 남미륵사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상기

남미륵사에 이르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산자락을 따라 흐드러지게 핀 서부해당화의 붉은 꽃잎이다.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이 꽃은 강진의 온화한 기후 덕분에 남미륵사에서 특히 잘 자란다.

고운 빛깔과 탐스러운 꽃송이는 웅장한 사찰 풍경과 어우러져 화려하면서도 고요한 대비의 미학을 보여준다.

강진 남미륵사 봄
강진 남미륵사 봄 / 사진=한국관광공사 공공누리

이어지는 길목에서는 붉고 연보랏빛 철쭉이 사찰 곳곳에 퍼져 있다. 이 철쭉들은 계단 옆, 불상 주변, 탑 앞 등 어디에 있든 자연스럽게 풍경을 완성하며 남미륵사의 봄을 더욱 깊이 있게 만든다.

꽃 사이로 솟은 대형 와불상과 삼층 석탑, 다양한 조형물들은 이국적인 느낌을 더하고, 이 모든 장면은 사진보다 직접 눈으로 봐야 비로소 실감 난다.

무엇보다 남미륵사는 입장료 없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어 가볍게 산책하듯 여행하기에 제격이다. 조용한 아침 시간을 노려 방문하면, 꽃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과 새소리가 어우러진 사찰의 고요한 봄 풍경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

강진 남미륵사 꽃사찰
강진 남미륵사 꽃사찰 / 사진=한국관광공사 공공누리

남미륵사는 단순히 ‘꽃이 예쁜 사찰’을 넘어, 머무는 시간에 따라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곳이다.

입구에서부터 시작된 서부해당화의 붉은 길을 지나면, 길이 끝날 즈음 또 다른 분위기의 철쭉 언덕이 펼쳐지고, 그 곁엔 거대한 와불상과 삼층석탑이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강진 남미륵사 꽃사찰 풍경
강진 남미륵사 꽃사찰 풍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공공누리

하루를 통째로 들일 만큼 이곳이 매력적인 이유는, 단지 풍경이 아름다워서가 아니다. 사찰 깊숙한 곳까지 걷다 보면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고, 봄꽃 사이로 들려오는 바람 소리, 새소리, 나무 흔들리는 소리들이 ‘경청하게 만드는 고요함’을 안겨준다.

강진 남미륵사 꽃길
강진 남미륵사 꽃길 / 사진=강진 공식 블로그

한 번쯤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봄 명소를 가보고 싶다는 생각, 해본 적 있다면 이번 여행이 바로 그 답이 될 것이다. 강진 남미륵사에서 피어나는 서부해당화와 철쭉은 눈으로 보는 아름다움만이 아닌, 마음 깊이 스며드는 계절의 선물처럼 느껴진다.

도심을 떠나 남도의 따뜻한 봄바람을 맞으며 걷는 사찰 산책길, 꽃과 조형물, 고요함과 생동감이 공존하는 특별한 공간. 바로 이곳이,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는 ‘봄을 닮은 여행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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