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뻗으면 닿을 것 같네”… 기암괴석과 바다 절경이 이어지는 드라이브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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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헌화로
천년 설화와 노을을 달리는 바닷길

헌화로
강릉 헌화로 / 사진=비짓강릉

자동차 핸들을 잡고 있을 뿐인데, 마치 바다 위를 항해하는 듯한 착각. 창문을 열면 손에 닿을 듯 생생한 파도 소리가 밀려들고, 눈앞에는 기암괴석과 푸른 동해가 끝없이 펼쳐진다.

‘국내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도로’라는 명성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강릉 헌화로. 하지만 이 길의 진짜 가치는 눈에 보이는 풍경 너머에 있다. 천 년의 세월을 간직한 애틋한 설화 속으로, 낭만적인 저녁노을 속으로 달리는 특별한 시간 여행이 바로 이곳에서 시작된다.

강릉 헌화로 드라이브

헌화로 드라이브 코스
강릉 헌화로 / 사진=비짓강릉

헌화로(獻花路)라는 이름은 《삼국유사》에 실린 <헌화가(獻花歌)> 설화에서 비롯되었다. 신라 시대, 절세미인으로 이름 높던 수로부인이 강릉으로 향하던 중, 깎아지른 절벽 위에 핀 철쭉꽃의 아름다움에 반해 누구든 저 꽃을 꺾어다 줄 수 있겠냐고 물었다.

모두가 고개를 저으며 불가능하다 했지만, 암소를 끌고 지나가던 한 노인이 위험을 무릅쓰고 절벽에 올라 꽃을 꺾어 부인에게 바치며 노래를 불렀다는 이야기다.

강릉 헌화로
강릉 헌화로 / 사진=비짓강릉

자신을 뽐내지 않는 아름다운 것을 알아보고, 그것을 얻기 위해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는 순수한 마음. 헌화로를 달리는 것은 그저 해안도로를 즐기는 것을 넘어, 이 애틋하고 신비로운 설화의 한 페이지 속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다.

헌화로는 강릉 금진해변에서 정동진항까지 이어지지만, 그 백미는 바다를 메워 만든 금진해변-심곡항 구간이다. 이 길을 가장 완벽하게 즐기려면, 남쪽인 금진해변에서 출발해 북쪽인 정동진항 방향으로 달리는 것을 추천한다.

헌화로 항공
강릉 헌화로 / 사진=대한민국 구석구석

그 이유는 마치 잘 짜인 한 편의 영화처럼 풍경이 점증적으로 고조되기 때문이다. 옥계IC를 통해 진입하면 처음에는 잔잔한 백사장과 평화로운 바다가 여행자를 맞이하고, 차를 몰수록 점점 더 웅장한 기암괴석과 거친 파도가 나타나며 드라마틱한 절경의 클라이맥스로 이어진다.

지금 우리가 보는 헌화로의 탁 트인 시야는 거저 주어진 것이 아니다. 1998년 처음 개설되었을 당시, 도로변 난간의 높이는 1.2m에 달해 아름다운 풍경을 일부 가리고 있었다.

헌화로 전경
강릉 헌화로 / 사진=대한민국 구석구석

하지만 너울성 파도로 도로가 훼손된 후, 2008년 보수공사를 거치며 난간 높이를 70cm로 과감히 낮췄다. 이 ‘70cm의 마법’ 덕분에, 이제는 차 안에 앉아서도 동해의 절경이 아무런 방해 없이 눈 속으로 거침없이 달려드는 압도적인 몰입감을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길 중간중간에는 잠시 차를 세우고 풍경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는 작은 쉼터와 주차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해가 수평선 너머로 저물어가는 늦여름 저녁, 이곳에 잠시 멈춰 서서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노을을 바라보는 시간은 헌화로가 선사하는 최고의 감동이다.

헌화로 풍경
강릉 헌화로 / 사진=비짓강릉

다만, 파도가 높은 날에는 해수가 도로까지 밀려올 수 있으니, 궂은 날씨에는 무리한 주행을 피하는 것이 좋다.

국내 최상급 드라이브 코스라는 명성, 그 길에 얽힌 천년의 설화, 그리고 저녁노을의 낭만까지. 강릉 헌화로는 단순한 도로가 아닌, 그 자체로 완벽한 하나의 여행 목적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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