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80만 명이 다녀간 그 길”… 250만 년 지층 위 걷는 트레킹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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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추천 여행지
한국 관광 100선 선정 트레킹 코스

강릉 바다부채길
강릉 바다부채길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물결처럼 넘실대는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는 길, 그 위에 펼쳐진 수백만 년의 지질의 흔적들. 강릉은 커피와 해변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도시지만, 그 안에 이렇게 특별한 길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직 많지 않다.

단순한 산책로가 아닌, 지구의 오랜 역사와 전설을 품은 길 바로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이다. 천연기념물 해안단구, 몽돌해변과 전망대까지, 발걸음마다 새로운 풍경이 펼쳐지는 이곳은 지금 걷기에 가장 좋은 계절, 6월의 강릉에서 더욱 빛난다.

바다부채길 트레킹
강릉 바다부채길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은 동해안 해안단구 지형 위에 놓인 우리나라 유일의 트레킹 코스다. 해안단구란 해수면 변화나 지각 운동으로 생겨난 계단 모양의 해안 지형을 말한다.

이곳은 250만 년 전 동해가 생겨나던 당시 퇴적암 지층이 융기해 만들어졌고, 그 지형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다. 그래서 ‘천연기념물 제437호’로도 지정되었고, 2025~2026년 ‘한국 관광 100선’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전체 길이는 약 3km로 정동항에서 심곡항까지 이어지며,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탐방로는 동해의 푸른 물결과 수직절벽의 웅장한 기암괴석들이 줄지어 장관을 이룬다. 그야말로 걷는 동안 자연이 빚은 역사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바다부채길 항공샷
강릉 바다부채길 / 사진=ⓒ한국관광공사 IR 스튜디오

이번에 추가 개통된 몽돌해변 구간은 파도의 침식작용으로 다듬어진 둥글고 매끄러운 자갈들이 깔려 있어 걸을 때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자연의 소리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코스 중간에는 마치 부채를 펼쳐놓은 듯한 형상의 부채바위가 있다. 이곳에는 두 가지 전설이 전해진다.

하나는 꿈속 계시를 따라 이곳에 갔다가 여서낭 그림을 발견해 서낭당에 모셨다는 이야기, 또 하나는 꿈에 나타난 여인을 찾아가 나무 궤짝 속 화상을 발견하고 복을 받았다는 이야기다.

바다부채길 전경
강릉 바다부채길 / 사진=강릉 공식블로그

또한 탐방로 중간중간에는 나무 벤치가 마련돼 있어, 걷다 지친 발을 쉬어가며 바다를 바라볼 수 있다. 특히 해 질 녘 시간대를 선택하면 해가 바다에 닿는 황금빛 풍경 속에서 한층 감성적인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오후 늦게 심곡항에서 시작해 해를 등지고 걷는 코스가 추천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햇살을 정면에서 마주하지 않아 눈이 부시지 않고, 사진도 더 따뜻한 색감으로 남기기 좋다.

바다부채길
강릉 바다부채길 / 사진=ⓒ한국관광공사 전지민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은 단순한 관광 코스가 아니다. 2017년 개장 이후 연평균 80만 명 이상이 찾는 이곳은, 그저 바다만 예쁜 곳이 아니라 동해 탄생의 지질학적 비밀을 간직한 거대한 야외 박물관과도 같다.

그 위를 걷는다는 것은 수백만 년의 시간을 발 아래 두는 경험이 된다.

바다부채길 빨간등대
강릉 바다부채길 등대 / 사진=강원 공식블로그

강릉은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도시지만,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은 그중에서도 가장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단순한 걷기를 넘어 자연의 역사와 신비, 전설과 문화가 한데 어우러진 이 길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준다.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는 트래킹 코스를 찾고 있다면, 바다부채길만큼 완벽한 곳은 없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 가도 좋지만 지금처럼 햇볕이 따듯한 6월은 특히 추천할 만하다.

전체 댓글 6

  1. 부채질을너무해대 추워서 못가겟다
    별것도 아니더만 돈만보이고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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