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곡폭포
한국 빙벽등반의 성지

겨울의 공기가 차갑게 가라앉은 1월, 강원도의 산자락은 얼음과 눈으로 새로운 옷을 입는다. 그 깊은 골짜기 한가운데, 아홉 번 굽이쳐 흐르던 물줄기가 거대한 빙벽으로 변신하며 등반가들을 부르는 특별한 공간이 자리한다.
이곳은 1975년 한국 빙벽등반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자, 매년 겨울이면 전국의 산악인들이 찾는 명소다.
특히 12월 말부터 2월 초까지 형성되는 50m 높이의 얼음 장막은 자연이 만든 가장 역동적인 예술 작품인 셈이다. 겨울만이 선사하는 이 장관을 직접 마주하기 위해, 지금 이곳으로 향할 시간이다.
구곡폭포

구곡폭포는 봉화산 기슭에서 아홉 번 굽이쳐 떨어지는 50m 높이의 폭포로, 이름 그대로 구불구불한 물줄기가 특징이다.
평소에는 울창한 숲 사이로 시원하게 쏟아지는 물소리가 매력적이지만, 진짜 백미는 영하의 날씨가 지속되는 한겨울에 펼쳐진다.
폭포 전체가 단단한 얼음으로 뒤덮이면서 마치 거대한 얼음 기둥이 하늘에서 내려온 듯한 장관이 연출되는 것이다. 이 덕분에 전국의 빙벽 등반가들이 이곳을 찾으며, 한국 빙벽등반의 성지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구곡혼으로 즐기는 겨울 트레킹

매표소에서 폭포까지는 약 970m 거리로, 도보로 약 20분가량 소요된다. 경사가 완만해 가족 단위 방문객도 부담 없이 오를 수 있으며, 산책로 곳곳에는 ‘구곡혼(九曲魂)’이라 불리는 아홉 개의 테마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꿈’, ‘끼’, ‘꾀’, ‘깡’, ‘꾼’, ‘끈’, ‘꼴’, ‘깔’, 끝이라는 자음 ‘ㄱ’으로 시작하는 아홉 글자가 새겨진 나무 조형물을 하나씩 찾으며 걷다 보면, 단순한 산책이 아닌 작은 보물찾기 같은 재미가 더해진다.
겨울 숲의 고요함 속에서 천천히 걸으며 자연과 호흡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코스인 셈이다.
산행 후 여유

폭포에서 약 40분 더 오르면 산속 깊은 곳에 위치한 문배마을이 나타난다. 이곳은 산채비빔밥과 토속주로 이름난 곳으로, 등산 후 허기진 배를 채우며 여유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특히 겨울철 빙벽을 감상한 뒤 따뜻한 산채비빔밥 한 그릇은 차가운 몸을 녹이는 최고의 보상이 된다.
한편 마을 곳곳에서 느껴지는 산촌의 정취는 도심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소박한 매력을 선사한다.
입장료 전액 환급

구곡폭포(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남산면 강촌구곡길 254)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며, 연중무휴로 개방된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2,000원이지만, 전액 춘천사랑상품권으로 환급돼 춘천 시내 상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어 실질적으로는 무료나 다름없다.
주차는 경차 1,000원, 소형차 2,000원, 대형차 4,000원이며, 입구 인근에는 국민여가캠핑장이 운영 중이라 숙박 여행을 계획하기에도 좋다. 한편 겨울철 빙벽 형성 시기를 놓치지 않으려면 1월 중 방문하는 편이 가장 확실하다. 문의는 033-261-0088로 가능하다.

구곡폭포는 한국 빙벽등반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자, 겨울이 만든 가장 웅장한 자연 조각품을 품은 명소다.
50m 높이의 얼음 장막과 완만한 산책로, 입장료 전액 환급까지 갖춘 이곳은 부담 없이 겨울 산행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선택인 셈이다.
영하의 공기가 만든 거대한 빙벽 앞에서 자연의 경이로움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다면, 이곳으로 향해보길 권한다. 얼음이 녹기 전, 지금이 바로 가장 완벽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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