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평이 온통 억새입니다”… 해발 900m에서 만나는 가을 트레킹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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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간월재 억새
33만㎡ 은빛 억새밭이 펼치는 하늘 정원

울산 간월재
울산 간월재 / 사진=울산 공식블로그 이정은

가을이 깊어지면 대한민국 산악인들의 심장을 뛰게 하는 이름이 있다. 바로 ‘영남알프스’다. 가지산을 중심으로 해발 1,000m가 넘는 9개의 산군이 울산, 밀양, 양산 등에 걸쳐 빚어내는 풍경은 유럽의 알프스에 견줄 만큼 장엄하다. 그리고 이 거대한 산악 군의 심장부, 모두가 꿈꾸는 하늘 아래 은빛 평원이 펼쳐진다.

울산 12경 중 하나이자 가을 산행의 대명사, 간월재 억새 군락지다. 전문 산악인의 전유물 같던 이 절경을 왕복 4시간 만에, 등산 초보자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는 비법을 공개한다.

울산 간월재 가을 억새
울산 간월재 가을 억새 / 사진=울산 공식블로그 이정은

간월재영남알프스의 형제봉으로 불리는 신불산(1,159m)과 간월산(1,069m)을 잇는 해발 900m의 잘록한 안부에 자리한다. 이곳에 도착하면 시야를 가득 채우는 광활한 억새 평원이 펼쳐지는데, 그 규모는 정확히 약 33만㎡(약 10만 평)에 달한다.

가을 햇살 아래 은빛과 금빛으로 일렁이는 억새의 파도는 바람의 결을 따라 춤을 추고, 그 너머로 첩첩이 이어진 영남알프스의 능선들이 병풍처럼 둘러싼다. 빼곡한 억새밭 사이로 잘 정비된 나무 데크길이 나 있어, 마치 억새의 바다 한가운데를 항해하는 듯한 비현실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초보자를 위한 유일한 해답, ‘사슴농장’ 최단 코스

울산 간월재 전경
울산 간월재 전경 / 사진=울산 공식블로그 이정은

간월재로 오르는 길은 여러 갈래지만, 초보자에게 추천할 코스는 단연 ‘배내골 사슴농장’에서 출발하는 임도 코스다. 차량 내비게이션에 ‘배내2공영주차장'(울산 울주군 상북면 알프스등산로 546 인근을 목적지로 설정하면 된다. 이곳 주차장은 무료로 운영되지만, 주말에는 이른 오전부터 만차가 될 만큼 붐비므로 서두르는 것이 좋다.

주차장에서 간월재 휴게소까지는 편도 약 6km, 성인 평균 걸음으로 약 2시간이 소요된다. 대부분의 구간이 완만한 경사의 포장된 임도로 되어 있어 등산화가 아닌 편한 운동화로도 충분히 오를 수 있다.

이는 등억온천단지 등 다른 코스가 가파른 산길로 이루어져 전문적인 등산 기술을 요구하는 것과 비교할 때 독보적인 장점이다. 길을 따라 펼쳐지는 숲의 풍경을 즐기며 걷다 보면 어느새 하늘이 열리며 광활한 억새 평원이 눈앞에 나타난다.

해발 900m의 쉼터, 간월재 휴게소 이용 팁

울산 간월재 휴식중인 사람들
울산 간월재 휴식중인 사람들 / 사진=울산 공식블로그 김희현

등산의 고단함을 씻어주는 오아시스, 간월재 휴게소는 이곳을 찾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주말 기준 보통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운영하며, 컵라면과 간단한 음료 등을 판매한다. 해발 900m에서 맛보는 뜨끈한 컵라면은 그 어떤 산해진미와도 바꿀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한 가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점은 복장이다. 고도 100m당 평균 0.6℃씩 기온이 낮아지는 산악 기후 특성상, 간월재 정상은 지상보다 최소 5℃ 이상 기온이 낮다.

울산 간월재 가을
울산 간월재 가을 / 사진=울산 공식블로그 김희현

특히 능선이라 바람이 거세게 불기 때문에 땀이 식으면 급격히 추위를 느낄 수 있다. 가을이라도 방풍 재킷과 여벌의 옷을 반드시 챙겨 체온을 유지해야 한다.

장엄한 영남알프스의 품에 안겨, 대한민국에서 가장 광활한 억새의 군무를 마주하는 경험. 더 이상 전문가만의 특권이 아니다. 올가을, 검증된 최단 코스를 따라 누구나 오를 수 있는 하늘 평원, 간월재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잊지 못할 인생 풍경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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