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보다 더 짙고 아름답다”… 청보리·유채꽃밭이 끝없이 펼쳐지는 몽환적인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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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빛 청보리와 유채꽃이 물든 가파도

가파도 청보리
가파도 청보리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사람들로 북적이는 여행지가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면 이 봄에는 조금 특별한 섬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제주도 대정읍 운진항에서 배를 타고 약 10분, 가파른 길 없이 평화롭게 펼쳐진 가파도가 그곳이다.

특히 지금은 청보리가 바람에 물결치는 청보리 축제 기간. 청보리와 유채꽃이 함께 빚어내는 초록빛 풍경 속에서 섬 전체가 잔잔한 수채화처럼 물들어간다.

제주도 가파도 청보리
가파도 청보리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가파도 선착장에 발을 디딘 순간 섬마을 특유의 고요하고 포근한 분위기가 온몸을 감싼다. 청보리밭은 섬을 따라 부드럽게 이어지며 바람이 불 때마다 파도처럼 일렁이는 초록빛 물결을 만들어낸다.

맑은 하늘이 아니어도 괜찮다. 흐리고 안개 낀 날의 가파도는 오히려 더욱 몽환적이다. 유채꽃과 어우러진 청보리 풍경은 어디서도 쉽게 볼 수 없는 가파도만의 매력. 길을 걷다 보면 아기자기한 포토존과 벽화, 쉼터들도 곳곳에 숨어 있어 발길을 머무르게 한다.

제주도 가파도
가파도 청보리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섬 중앙에 위치한 소망 전망대는 가파도의 숨겨진 하이라이트다. 섬 전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이곳은 청보리와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을 가장 아름답게 담을 수 있는 장소다.

바람을 타고 넘실대는 초록빛 청보리와 함께 시야 가득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는 순간, 마음까지 부드럽게 물드는 듯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전망대에는 특별한 포토존도 마련되어 있어 가파도에서만 남길 수 있는 소중한 기억을 사진으로 담아가는 것도 잊지 말자.

제주도 가파도 청보리밭
가파도 청보리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섬을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주치는 가파도의 다양한 매력들. 청보리밭을 따라 이어진 둘레길을 걸으며 바다향 가득한 먹거리와 가파도 특산물도 놓치지 말자.

소박하지만 정성스러운 간식거리들은 섬마을의 정취를 더해주고 여행의 리듬을 천천히 만들어준다. 사람에 치이지 않고, 자연과 마주하며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이곳 가파도에서는 자연스럽게 주어진다.

가파도 청보리밭
가파도 청보리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흔히 화창한 날씨를 기대하지만 가파도에서는 흐린 하늘과 안개가 오히려 풍경을 더욱 빛나게 만든다. 햇살이 가득한 날과는 또 다른, 연둣빛이 선명하게 살아나는 청보리밭.

바람에 흔들리며 잔잔히 출렁이는 초록 물결은 흐린 날씨 덕분에 한층 더 몽환적이고 깊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자연 그대로의 색감과 공기를 느끼며 천천히 걷는 그 시간, 가파도는 봄날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청보리밭 돌하르방
가파도 청보리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바람에 실려온 청보리 향기, 고요히 펼쳐진 초록빛 섬, 그리고 마음까지 잔잔하게 물들게 하는 풍경. 가파도는 화려한 축제보다 자연의 본모습을 온전히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북적이는 인파 대신 고요한 풍경을 선택하고 싶다면, 그리고 봄날을 조금 더 천천히, 깊게 누리고 싶다면 지금 가파도로 향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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